전체 글3647 지하철 지하철 박종태 한 칸에 모인 사람들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같은 방향으로 흔들린다 누군가는 출근을 하고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가고누군가는 처음 가는 역에서 내린다 역마다 문이 열리고사람이 떠난 자리에또 다른 사람이 앉는다 몇 정거장을 함께 왔지만나는 당신의 이름을 모른다 문이 열리고당신이 내린 뒤에도 2026. 10. 7. 동네 동네 박 종 태 골목은 좁았지만우리의 하루는 넓었다. 담장 너머 연탄불 냄새,해가 졌는데도 구슬치기를 하던 나를 부르던 어머니,안정사 담벼락에 붙어 있는 송충이 한마리화투 싸움에 시끌한 소리 어른들. 대문에는 자물쇠보다사람의 이름이 먼저 걸려 있었다.세월이 흘러높은 건물이 골목을 지웠지만눈을 감으면그 동네가 다시 열린다. 돌아갈 집은 없어도그 골목은 나를 안다. 어머니가 내 이름을 부르면저녁밥 먹으러 뛰어가는 아이다. 2026. 10. 7. 매미 매미 박종태 매미는 서두르지 않는다. 제때가 올 때까지말없이 땅속에서 기다린다. 컴컴한 시간 비를 견디고 바람을 품다가어느 아침 조용히 얼굴을 내민다. 피었다고 자랑하지 않고진다고 슬퍼하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실컷 울었다면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매미는빈 껍질 하나 남겨 놓는다. 2026. 10. 7. 이전 1 2 3 4 ··· 12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