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3.02.28 07:10
한국콜마(대표 최현규)의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5년 전만 해도 8000억 원대 언저리였던 매출이 연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면서 이제는 2조 원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지분율 42.16%의 자회사 HK이노엔(HK inno.N, 대표 곽달원)의 제약바이오 R&D 역량, 정확하게는 HK이노엔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선전이 한국콜마 외형 확장의 밑거름이 됐다.
단일 브랜드로 원외처방실적 1000억 원을 넘기는 국산 신약은 현재로서 케이캡이 유일하다.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전략과 적응증 확대 임상, 해외 판로 개척 등으로 양사의 사세 확대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콜마 IR 자료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지난해 약 1조865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21년보다 17.6% 늘어난 수치로 창업 이래 최대 규모다. 매출 2조 원까지 남은 액수는 이제 1400억 원가량이다.
한국콜마 매출 성장에는 HK이노엔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18년 4월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최은석) 제약사업 부문인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1조3100억 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HK이노엔은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 케이캡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케이캡은 이듬해 3월 급여 출시되며 한국콜마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데이터 기준 출시 첫 달 만에 15억3000만 원, 5개월 만에 102억 원의 원외처방실적을 내며 단일 품목으로 단숨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원외처방실적 추이를 보면 2019년 309억 원, 2020년 762억 원, 2021년 1096억 원, 2022년 1252억 원으로 두 자릿수 비율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국산 신약 가운데 제품군이 아닌 단일 브랜드로 연간 1000억 원의 처방실적을 넘긴 약은 케이캡이 유일하다.
계열 내 최고(Best In Class) 신약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적응증 추가와 제형·용량 다양화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면서 약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북미, 중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한 것이 케이캡 성장에 주효했다.
케이캡은 현재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위궤양의 치료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국내 P-CAB 계열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십이지장궤양의 예방 요법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3상도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저용량인 케이캡정 25mg과 물 없이 입에서 녹는 제형인 케이캡구강붕해정 50mg을 선보이는 등 제형과 용량을 다양화해 의료진과 환자들의 치료 옵션 폭을 넓힌 점도 눈길을 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을 시작으로 북미·중남미·동남아시아 등 35개 국가에서 기술과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해 있다. 중국과 필리핀에서는 발매됐고 몽골·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선 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허가 심사 중이거나 준비 중인 국가는 멕시코 등 27개국이며 현지에서 임상 개발 중인 국가는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3개국이다.
케이캡 외 HK이노엔이 보유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은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IN-A002(국내 1상), NASH(Non-Alcoholic Steatohepatitis, 비알콜성 지방 간염) 치료제 IN-A010(국내 2상) 등이 있다.
IN-A002는 국내에서 HK이노엔이 유일하게 개발 중인 선택적 JAK-1 억제(Janus Kinase-1 inhibitor) 계열의 자가면역 치료 신약후보물질이다. JAK-1 억제제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사용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JAK-1)를 표적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IN-A002는 바르는 형태의 경피제형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IN-A010은 NASH 치료제다. NASH는 간에 지방이 쌓이면서 염증과 간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치매와 같이 아직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어 언멧니즈(Unmet needs)가 높은 미개척 시장으로 꼽힌다. NASH 치료제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2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K이노엔은 NASH와 녹내장 적응증에 대한 2상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2028년까지 케이캡 100개 국가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출처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http://www.consumernews.co.kr)
기사원문 : http://www.consume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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