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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글로벌 韓食 ⑤ 한식 세계화 나선 광주요 조태권 회장

by KBEP 2010. 5. 2.
글로벌 韓食 ⑤ 한식 세계화 나선 광주요 조태권 회장
이코노믹 리뷰


“문화가 함께 나가야 ‘싸구려’이미지 벗는다”

지난 7월 20일 서울 삼성동 광주요 사옥에서 기자 일행을 맞이한 조태권(59) 광주요 회장은 이날도 역시‘유로모니터’등 음식산업과 관련된 세계 유수의 시장조사기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며 세계 음식시장의 흐름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얼마 전 자신이 펴낸 〈한국 식문화 세계화전략 연구서〉의 보완작업을 하고 있노라며 웃는 그에게 한국 음식의 세계화가 왜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물었다.

조 회장은 바로 언성을 높이며 날카롭게 반문했다.

“세계 철강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 것 같습니까? 철강시장 통계자료인 지난 2003년부터 고급 한식당 ‘가온’과 대중한식점 ‘낙낙’등을 운영하는 한편 전통 증류식 소주인 ‘화요’를 출시해 우리 음식문화의 세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조태권 회장에게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열심히 자료를 찾아보시던데 요즘 세계 음식산업의 큰 흐름은 무엇입니까.

미국을 비롯해 서구 음식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는 역시 ‘웰빙’입니다. 비만이 전 지구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말 미국 레스토랑협회는 웰빙을 2007년 음식산업의 가장 큰 트렌드로 꼽았습니다.

웰빙이 음식산업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세계 각 나라의 전통음식인‘에스닉 푸드(ethnic food)’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 요즘 세계 음식시장의 추세인데, 미국 레스토랑협회 자료에 의하면 한식은 미국시장에서 주목받는 에스닉 푸드 중에 최하위권인 30위로 뽑혔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웰빙음식’하면 ‘한식’인데 세계 시장은 한식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고 있는 셈입니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죠.

최근 들어 김치, 비빔밥 등 한식이 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의외네요.

김치·비빔밥 등 일부 품목만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이들 음식이 세계 시장에 진출해 한식의 존재를 알리는 것도 나름대로 큰 의의가 있겠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 나라의 음식은 맛 이전에 문화입니다.

음식을 담는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는 식당의 분위기와 식기, 식사 예절 이런 것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세계 음식시장에서‘한식당’은 결코 ‘로엔드(저가)’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언뜻 납득이 되지 않는 데요.

한 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와인 마시는 예절은 누가 만들어 낸 것입니까. 화이트 와인 잔과 레드 와인 잔이 다르고 에피타이저로 마시는 와인과 식후에 디저트로 마시는 와인을 구분하는 와인 예절을 만들어 낸 것은 다 프랑스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와인과 함께 이처럼 와인 문화를 세계에 선보여 현재의 엄청난 와인시장을 만들어 내고 세계 와인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것 아닙니까.

한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한 음식 한 가지만을 해외에 팔면 단순한 음식일 뿐이지만 음식과 음식의 유래, 식당의 분위기, 식사하는 예절 등을 함께 팔면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면서도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되고 ‘한식’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따라오게 됩니다.

해외에 나가 보십시오. 불고기집과 갈비집은 많지만 귀빈을 제대로 접대할 만한 제대로 된 한식당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한 외국인은 절대로 신발을 벗어야 하는 온돌식 한식당은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그런 한식당에 가면 직원이 손님 신발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나르는 것이 역겨워서 그런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 음식과 음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겠습니까.

한식의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는 대중음식점뿐만 아니라 우리의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고급식당도 함께 세계 시장에 선을 보여 우리 음식문화를 알려야 합니다.

한식당 ‘가온’은 그래서 시작하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지난 40년 간 우리는 고도성장과 산업화에 매달려 음식은 그냥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래서 사실 마땅히 외국인들에게 내놓을 만한 음식문화라는 것이 부족하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도 ‘한식’은 싸구려다 하는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음식문화를 우리가 만들지 않으면 누가 만들겠습니까. 늦었지만 자연식·웰빙음식이라는 한국음식의 본질을 살리면서도 외국인들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 음식문화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제가 2003년에 한식당 ‘가온’을 연 것도 입뿐만 아니라 눈과 귀 등 오감으로 외국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급 한식당을 만들어 우리 음식문화를 정립해보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온’의 음식값은 너무 비싼 것 아닙니까.

한식에 대한 그런 선입견이 문제입니다. 일식당에서는 1인당 10만원이 넘는 정식을 서슴없이 먹으면서 한식은 같은 가격이라도 비싸다고 합니다. 가온의 음식은 유기농 채소에 최상의 재료들만을 선별한 것입니다. 거기에 식기로 광주요에서 생산된 최고급 자기들을 이용합니다. 이 모두가 제대로 된 한식문화를 정립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일식이나 프랑스 요리 같은 남의 문화에는 한 끼에 몇 십만원도 아깝지 않은 가치를 매기면서 왜 우리 음식문화에는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기를 꺼려 합니까.

우리 문화의 가치는 우리가 존중하고 소중히 여길 때 만들어 지고 커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문화를 없이 보는데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를 인정하겠습니까.

우리 국민은 우리 것의 가치를 너무 낮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음식문화를 정립하고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춘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죠.

직원 1만명인 대기업에서 접대, 회식, 선물 등으로 연간 1000억원 쓴다 칩시다. 이걸 한국 것으로 돌리자는 거지요. 외국 바이어 접대나 직원 회식을 한식당에서 하고, 전통주를 마시고 외국인에게도 선물하자는 겁니다. 소비 선택만 바꾸면 됩니다. 한국문화 수요가 생기고, 그런 다음에야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문화를 즐기려면 훈련이 필요합니다. 익숙하지 않던 것을 소비하는 생소함을 극복하도록 기술을 훈련받아야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요. 이게 제가 말하는 양병이고, 이걸 대기업에서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문화라는 것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물과 같습니다. 90년대 초 판소리 영화인 서편제가 왜 그렇게 흥행을 했을까요. 이례적으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나 보고 나니 다들 보고 그래서 판소리란 우리 문화의 가치가 알려진 것 아닙니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회장이 먹으니 나도 먹는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문화란 대중이 상류층을 따라하면서 퍼지는 것입니다.

반드시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정치지도자나 사회지도층이 나서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정착될 때 비로소 우리 문화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가온’과 ‘화요’의 성장을 위해 대기업과 손을 잡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자금의 문제를 넘어서 제가 지금까지 광주요의 생활자기로부터 시작해 고급 한식당, 대중한식점, 전통 술까지 우리 음식문화의 정립을 위해 노력해 온 취지를 이해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줄 능력을 갖춘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그런 기업이 나타난다면 저는 언제든지 큰 이득을 바라지 않고 손잡을 의향이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큰 돈이 되지 않으면서 품은 많이 팔아야 하는 한식당 사업에 뛰어들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전 세계 중산층의 숫자가 4억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2030년에 중산층의 숫자가 16억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중산층의 숫자가 20년 만에 4배로 늘어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중산층의 숫자가 늘어나면 외식산업의 규모도 커지게 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내년까지 베이징에만 약 700여 개의 특급호텔이 세워진다고 합니다. 서울에 있는 특급호텔의 숫자가 20개가 채 안 되는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속도로 중국시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음식산업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외식시장의 규모는 2010년에 176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장의 5%만 차지해도 8조원입니다. 게다가 외식산업은 초기 투자가 거의 없는 시장입니다. 시장이 커지는 대로 매출을 늘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만일 자동차를 중국에 그만큼 팔려면 초기투자비용과 재고부담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한식문화의 세계화가 왜 그렇게 중요합니까.

21세기는 문화력(文化力)의 시대입니다. 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1위를 달린다는 우리 조선 산업을 보십시오. 중국과 인도의 추격 때문에 핵심 기술만 남겨두고 생산시설은 모두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장래에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문화와 서비스입니다. 두바이를 보십시오. 아무런 문화적 바탕이 없는 그들은 돈의 힘으로 세계 최고를 끌어 모아 문화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에게는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생활문화가 있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어떻게 세계인들과 경쟁한다는 말입니까.

음식문화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를 지키고 가다듬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시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조태권 회장은

“문화에 대한 관심은 나의 숙명”


다도 익힌 선친에게 동양 문화, 상사맨 시절 서양문화 익혀

1948년 광주요 창업자인 고 조소수 선생의 2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조 회장은 일본에서 다도를 익히고 광주요를 설립해 도자기 굽기에 한 평생을 바친 부모 밑에서 동양문화의 세례를 흠뻑 받고 자랐다.

이후 미국 미주리 산업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마루이치 상사와 대우에서 상사맨으로 일한 조 회장은 이 시기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출장을 다니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익혔다.

특히 ㈜대우 특수사업부 부장으로 무기 수출을 담당하면서 세계 각국의 상류층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이후 선친의 별세로 1988년 광주요를 이어받은 조 회장은 ‘우리나라 도자기라면 우리나라에서 먼저 환대를 받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해 광주요를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생활도자기 메이커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광주요가 궤도에 들어선 이후 광주요에서 생활도자기를 만들며 그 안에 맛 좋고 몸에 좋은 우리 음식을 담으면 어떨까 생각해 2003년 고급한식당 ‘가온’의 문을 연 그는 가온의 맛깔스러운 음식에 어울리는 우리 술 개발에 나서 2005년에는 전통 증류식 소주인 ‘화요’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조 회장의 꿈은 어느 덧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우리 음식문화의 정립으로 무르익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부친에게서 익힌 엄격한 동양문화와 유학시절과 상사맨 시절 경험한 서양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며 “아마도 이것을 숙명이라고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조태권 회장이 권하는 한식 코스 요리

 

평소 우리음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조회장은 한식이 코스요리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다음은 조태권 회장이 권하는 한식코스요리

1. 전채요리
백합초무침: 백합과 문어에 야채를 넣고 고추장과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무친 요리. 백합과 문어의 담백함을 맛볼 수 있다.

2. 메인 디시Ⅰ
해물파전: 쪽파에 새우와 낙지 등 해물을 넣고 쌀가루를 다시 물로 반죽해 부쳐낸 해물파전은 고소하고 적당히 기름져 전통 증류식 소주인 ‘화요’와 잘 어울린다.

3. 메인 디시Ⅱ
홍계탕: 홍삼을 달인 물에 오골계와 전복, 자연송이를 넣어 끓인 홍계탕은 더운 여름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데 으뜸이다.

4. 디저트
오미자차와 경단: 말린 오미자에 물을 붓고 약한 불로 은은히 달인 오미자차는 단맛·쓴맛·신맛·짠맛·매운맛 다섯 가지 맛이 모두 나서 디저트로 으뜸이다. 한과나 찹쌀 경단과도 잘 어울린다.

출처 : readymeal
글쓴이 : jerry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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