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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스페인의 새로운 도약, 그리고 선택

KBEP 2008. 5. 26. 16:54

2008년 스페인의 새로운 도약, 그리고 선택
- La Eleccion General 2008 -

                                                                                   14기 청년무역
                                                                    LG 전자 박선영
 

 정열의 나라, 스페인 총선의 열기 속으로-

 
2008년 2월 28일, 스페인 Barajas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한국의 겨울과는 사뭇 다른 너무도 따뜻한 마드리드를 느낄 수 있었다. 시내로 향하는 길, 따뜻한 스페인의 날씨를 더욱 뜨겁게 하는 것은 선거용 플랜카드가 즐비한 시내의 모습이었다. 현재 스페인의 대통령인 사파테로가 이끄는 붉은 색의 집권사회노동당(PSOE)과 라호이가 이끄는 보수우파 국민당(PP)이 그 주인공이다. 사파테로와 라호이는 2004년도 총선에서도 맞붙었으나 2004년 스페인 열차폭탄테러로 인해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으로부터 민심이 돌아서면서 사파테로의 승리로 끝이 났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스페인의 이미지, “정열의 나라”. 그 이름만큼이나 총선을 둘러싼 긴장과 열기가 가득한 스페인에서, ‘스페인 국민들의 선택’을 전하고자 한다.

이민자 급증, 침체된 경제성장, 바스크 분리주의

많은 사람들은 스페인에 대해서 ‘투우’나 ‘플라멩코’ 등을 떠올리며, 그러한 문화적 요소에 대해서 상당히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독일 이외의 유럽국가에 대한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미약한 편이다. 즉, 스페인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 국가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아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스페인은 프랑스, 독일, 영국과 같은 국가에 비해 경제적 파워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연합국가 중에서 프랑스와 맞먹는 영토와 인구로 인해서 EU의회의 의사결정권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스페인의 잠재력을 결코 과시할 수는 없다.

 이러한 스페인의 현재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파테로 대통령의 집권 사회노동당은 국민들의 삶에 관련한 정책들로 민심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정부는 몇 가지 난해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침체되고 있는 경제성장률과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경제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이베리아 반도의 지정학적 특징상 오랜 이민역사를 가지고 있는 스페인은 최근 이민자가 급증하는 상황으로 인해 실업률이 큰 폭으로 나타나고, 일자리 부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강경분리단체인 ETA를 둘러싼 평화협상의 실패를 핵심적 문제로 꼽을 수 있다. 따라서 국민당(PP)의 라호이는 이러한 문제들을 사파테로의 집권 사회노동당의 실책으로 꼽으며 비판에 총 공세를 가했다.

D-2, Isaias Carrasco 시의원 암살테러

2008년 3월 7일, 총선을 이틀 남겨두고 바스크 지방에서 사회노동당 출신의 전직 시의원Isaias Carrasco가 암살당했다. 그는 자신의 차에서 총을 맞고 즉사했으며, 가족들과 함께 집을 나서는 길이었다. 이 암살테러는 바스크 분리주의 강경단체인 ETA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총선을 앞둔 스페인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되었다. 스페인에서 선거와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ETA는 정부에 대해 지속적인 테러를 자행해왔는데, 2004년에 스페인열차 폭탄테러사건으로 인해 2004년 총선의 결과가 달라졌었던 과거의 경험 때문에, 암살사건이 보도되자마자 집권 사회노동당과 국민당은 일제히 선거운동을 중지했다.

2008년 3월 9일, 스페인 총선의 시작

카라스코 의원의 암살테러로 인해 선거운동이 중지된 이후,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가 시작되었다. 일요일에 실시되는 스페인의 선거로 인해, 길에서는 투표를 하러 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선거가 끝나고 각 언론매체들은 출구조사와 함께 개표방송을 진행하였고, 각 정당의 표정과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스페인 국민의 선택은?

개표결과,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은 43.6%의 득표율로, 마리아노 라호이를 총리 후보로 내세운 중도우파 야당인 국민당(40.1%)을 눌러 승리하였다. 따라서 사회노동당은 하원의석 350석 중 169석을, 국민당은 153석을 확보하게 되었고, 사파테로 총리는 임기 4년의 총리에 재선됐다.

결국 스페인 국민들은 테러보다는 경제적 변수에 의해 흔들렸다. 사파테로 집권기간 동안 경제적 난제가 발생하였지만, 4년간 지속적으로 3%의 성장을 이룬 그에게 다시금 기회를 주었다. 사회노동당은 국민당의 공세에 대항하여, 지난 10년간의 평균 3.5%의 경제성장률과 일자리 300만개 창출,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이혼절차 간소화, 그리고 이민자 구제 등의 성과를 부각시켰다. 또한 국민들은 복지정책에 더욱 관심이 많았고, 이러한 사회노동당에 국민들의 선택이 집중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08년 스페인의 새로운 도약

스페인은 사파테로 정부의 재선으로 인해, 지금까지 정부정책들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유로화의 급등과 더불어 스페인 내의 물가도 상승하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더욱 높아졌다. 따라서 앞으로 스페인 정부의 물가안정정책과 동시에 침체되어가는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 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점차 노령화되는 유럽국가들의 고민과 더불어, 아프리카, 중남미, 그리고 중동지역에서의 이민자들과 불법체류자들의 문제도 심각한 상태이다. 스페인은 유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들어온 이들의 문제와 급증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경제성장기의 값싼 노동력이 될 수 있지만 침체기에는 실업률의 증가에 보탬이 되어, 전체적인 경제성장에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이 가지고 있는 ETA와 바스크 분리주의의 난제 역시, 사파테로 정부의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있다. 이번 2008년 스페인 총선으로 표현된 민심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는가, 또한 유럽연합이 점차 하나의 정치공동체가 되어가는 지금 스페인의 역할과 힘을 얼마나 신장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 앞으로 발전할 스페인의 모습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