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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히잡 착용의 자유 -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갈등

KBEP 2008. 5. 26. 16:53

터키, 히잡 착용의 자유 -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갈등 

터키 청무 14기    
현대종합상사 정하나

출근 시간이 아직 멀기만 한 새벽 5시. 마을 어귀로부터 들려오는 아직 적응되지 않는 애잔(코란 읽는 소리)에 잠이 깨면서, ‘아 터키는 이슬람 국가지’ 라고 느끼며 자의 반 타의 반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됩니다. 이곳 이스탄불은 많은 젊은 여성들은 자유로운 복장에 히잡을 쓰지 않아서 일상적인 느낌에서는 터키가 이슬람국가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매일 신문 1면을 장식하는 히잡 착용 반대 시위에 관한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지난 해 세속주의 이슬람을 표방해온 터키에 친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면서 히잡 착용을 둘러싼 정부와 국민간의 갈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종교적으로 순결의 상징이자 정조의 상징으로 머리에 쓰는 스카프입니다. 그동안 터키 정부는 1923년 공화국 수립 당시 무스타파 케말 초대 대통령이 내세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세속주의 건국이념을 실현에 따른 대학, 공공장소 등에서의 히잡 착용을 금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친 이슬람 성향을 띤 현 터키 정부가 이것이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 한다는 이유로 히잡 착용 허용 법안을 추진하며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부 대학 등교시, 또한 몇몇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은 히잡을 벗어야만 했습니다. 한 예로, 이곳 터키에서 교사 생활을 하는 한 여성은 교단에 설 때에는 히잡을 벗지만, 여전히 머리카락을 가리는 검은 천을 두르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머리카락을 보이는 것이 종교적 이념에 어긋나기 때문에 내보일수는 없고, 그렇다고 법에 따라 히잡을 두를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졸업식이 열리는 시즌에는, 자녀의 졸업식을 보러 온 어머니들이 교문에서 경비들과 언쟁을 벌이는 뉴스가 나오는데, 이 또한 졸업식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히잡을 벗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에서 라고 합니다. 터키에서는 지금 히잡을 쓸 수 있는 자유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월 24일자 Turkish Daily New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1.7%의 대학생들은 히잡 착용 금지법에 반대를 하고, 42.3%는 지금까지의 히잡 착용 반대법이 지속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젊은 학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귀찮음과 오랜 관습이라는 의미에서라도 히잡을 착용하기를 원치 않을 것 같은데, 종교적인 신념을 가진 학생들은 등교시 히잡을 벗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41.8%의 학생들은 히잡 착용이 종교적인 신념의 문제보다는 정부의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수도 앙카라 같은 곳은 히잡 착용 금지법을 주장하고, 그 외 좀더 종교적인 지역은 현 정부의 편을 들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시야와 움직임을 가리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히잡은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가끔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눈과 코만을 내보인체 검은색 천을 두른 여성들을 볼 때면 자기가 원해서 하는 것인지, 집안의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히잡을 착용하는 것이 터키인, 이슬람교도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국가이념에 나타난 세속주의를 어떻게 지켜내는지 중요하지만, 히잡 착용의 여부보다는 여성에게 스스로 선택할 권리는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남성에게는 그런 표현의 문제가 없는데, 유독 여성에게 행해지는 이런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씁쓸할 뿐입니다. 정치적 문제와는 관련 없이 그들의 신념, 그들의 자유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