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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선진국 덴마크의 생산성이 탁월한 12가지 이유

by KBEP 2024. 11. 16.
  • 피그앤포크한돈 
  •  입력 2022.11.11
  •  
  • 사람 수보다 돼지가 더 많이 살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덴마크다. 덴마크 인구수는 584만명인 데 반해 돼지 사육두수는 약 1,320만두 가량으로 매년 2,800만두 이상의 돼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림 1) 덴마크의 돼지 사육두수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그림 2) 덴마크의 양돈농가수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또한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돼지고기 수출국 중 하나로 지난 100년 이상 동안 돼지 생산량의 약 90%가 수출되어 덴마크 경제에 필수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부분의 돼지는 협동조합인 데니시 크라운(Danish Crown)과 티칸(Tican)에서 도축되고 상당수의 자돈은 주로 독일로 수출된다. 덴마크 돼지고기는 140개국 이상에 수출되는데 70% 가량이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다.

    이렇게 덴마크의 양돈산업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번식성적, 품질, 동물복지, 식품 안전과 이력제와 같은 여러 분야에서 세계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덴마크 역시 양돈산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으며 발전해 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돼지 농가수는 27,327개에서 지난 해에는 10분의 1에 해당하는 2,576개로 감소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만 11.8%의 농가가 폐업을 하여 농가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농가수가 크게 줄어든 데는 아마도 곡물 가격 상승 여파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는 생산성에서 전 세계 1위 국가로 2020년도에는 주요 양돈 생산성 지표인 일당증체량(ADG, Average Daily Gain)이 1,026g에 이르고 사료요구율(FCR, Feed Conversion Ratio)은 2.65에 달하는 성적을 보여주었다.
    (그림 3-14) 세계 양돈국가들의 생산성(PSY)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그림 3-2) 세계 양돈국가들의 생산성(MSY)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이것은 2019년도 ADG 909g, FCR 2.73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PSY 역시 33.9두로 이전 연도에 비해 0.3두가 증가했고 실산자수 역시 0.5두가 늘어나 어마어마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PSY 22두, MSY 18두, ADG 620g, FCR 3.4 수준인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불가능하고 국내 최고 성적을 가진 농가조차 덴마크 전체 농가들의 평균 성적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덴마크는 저토록 엄청난 생산성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덴마크를 다녀오고 종돈, 시설, 사양관리 등 다양한 면에서 벤치마킹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그들을 따라가기에는 멀어 보인다.

    본고에서는 덴마크 양돈이 왜 그토록 강한지에 대해 이유를 찾아보고 우리나라 농가들에 비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덴마크의 양돈 생산성을 탁월하게 성장시킨 요인은?

    1. 오랜 양돈산업 역사와 축적된 경험

    돼지는 덴마크를 상징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산업이다. 덴마크에서는 19세기 말부터 베이컨을 영국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국가적으로 중요시하게 될 수밖에 없는 산업이 되었다.

    덴마크의 대표적인 협동조합인 데니시 크라운(Danish Crown)도 1887년에 조직이 되었으니 이미 덴마크의 양돈산업은 지금까지 135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30년을 1세대로 친다면 4세대를 넘어 5세대에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사진 1) 오랜 경험의 축적과 가업 승계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우리나라는 양돈의 산업화 역사가 이제 겨우 40년 정도에 불과하여 2세대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과도기에 있다.

    덴마크의 양돈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인식도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르고 농가들의 자부심이나 직업의식도 차원이 다르다. 이미 오래전부터 가업을 이어오는 농가들이 많다 보니 사업을 바라보는 태도부터 비교할 수가 없을 만큼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농가들은 과연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농장에 투자하기 시작한 지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최근 몇 년 동안 청년 실업이 높아지는 반면 양돈농가들의 수익성은 좋아지다 보니 자녀들도 부모가 외제차를 굴리고 있고 돼지가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스스로 농장에 들어오게 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결국 그러한 농가들 위주로 그나마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언제 그만둘까 고민하는 나머지 농가의 경우는 생산성이 오르기 어렵고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또한 양돈사업에서 돈이 벌리더라도 부동산이나 주식 등 다른 곳에 투자하는 걸 선호하고 농장에는 그만큼 투자가 부족해져 환경 문제나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는 미흡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국내의 양돈산업은 산업화의 역사가 짧은 데다 아직 미래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더 많은 체질 개선과 구조 조정의 변화가 예상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2. 통합된 밸류체인과 산업 구조
    (사진 2) 데니시 크라운 협동조합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덴마크는 오랜 역사와 더불어 전 양돈농가가 조합원으로 가입된 협동조합(데니시 크라운, 티칸)을 중심으로 전·후방 산업의 밸류체인이 통합되어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생산자 조합에서는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명한 정보 공유와 의사 결정을 통해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농가들은 생산성 향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 조성된다.

    단순히 모여서 불신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뭉쳐서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는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산업 내의 이해관계자들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여 통합되기 어렵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 공유에 의한 의사 결정이 아닌 어떤 특정 그룹의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종돈장, 수의 동물약품, 시설 기자재, 사료업체, 육가공업체 등은 농가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나친 난립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질적 하락과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올바른 의사 결정에 방해가 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단적인 예로 어떤 농장에는 무려 5군데의 종돈이 동시 사육되기도 하고 사료뿐만 아니라 환기휀이나 분만틀도 3~4개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등 마치 잡화점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농가들도 스스로 선택한 것이긴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경험을 되풀이하면서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농가들마다 각자의 경험이나 고정관념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게 되어 통합이나 표준이라는 것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국내 농가들의 현실이다.

    결국 그러한 이해관계자들의 난립에 따른 검증되지 않은 다양성과 복잡성은 농가의 생산성을 관리하는데도 복잡성을 더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3. 엄격한 교육과 인적 자원
    사진 3) 덴마크의 달룸 농업경영대학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덴마크는 돼지를 사육하기 위한 자격 요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농장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3년 반의 기초과정을 이수해야 농장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여기에 기술과정 20주, 농장실습 52주 등 1년 반의 본 과정을 마쳐야만 농장을 운영할 수 있다.

    게다가 축산을 하려면 많은 자본이 필요한데 기본적으로 5년 이상 교육을 받아야만 금융권 대출이 가능하다. 5년 이상의 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반적인 대학 교육도 4년제인데 돼지를 키우기 위해 5년을 넘도록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엄격한지 잘 보여준다. 5년이 넘는 교육 과정을 통해 제대로 된 지식과 철학, 프로정신을 몸에 익힌 덴마크 농가들의 축산을 대하는 진지함이나 자부심은 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축산업 허가나 등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거의 의미가 없는 유명무실한 수준이라 아무나 돼지를 키운다. 그것도 요즘은 죄다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농장에서 일하는 농장주나 노동자의 학력 수준도 매우 높은 만큼 인건비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는 최저 시급이 1만원도 안되지만 덴마크의 양돈장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시급은 5만원이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인건비는 생산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엄청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고 직원들의 일하는 태도나 집중력은 우리나라와 비교하기 힘들다.

    국내 양돈장은 4D(Difficult, Dangerous, Dirty, Distant) 환경에 대한 거부감으로 우수한 직원을 얻기가 힘들고 그마저 직원의 80%는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직원의 복지와 근무 환경 개선에 더욱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4. 우수한 종돈과 위생 수준
    (사진 4) 덴브리드 종돈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덴마크는 잘 알다시피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산자수를 자랑하고 있는 덴브리드 종돈을 만들어내고 있고 80% 이상 대다수의 농가가 이용함으로써 방대한 빅데이터를 통해 종돈 개량 속도를 높이는데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특히 종돈의 위생 수준은 일반 비육돈 생산 농가의 생산성에 절대적이고 덴브리드 종돈의 높은 위생도는 덴마크의 생산성을 꾸준히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100개 이상의 등록된 종돈장들이 난립해 있고 개량도 소홀한데다 위생 수준도 천차만별하다. 종돈에 대한 불신과 후보돈 관리에 실패한 농장들로 인해 한 농장에도 이곳 저곳의 종돈이 들어와 질병에 쉽게 노출이 되고 관리가 더 어렵고 복잡해 졌다.

    농가들은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외국의 종돈 관리 매뉴얼을 어떻게 적용할지 가이드라인도 없는 데다 모든 것이 비표준화 되어 있는 우리나라 양돈장의 현실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국내 농장들의 다양한 조건과 상황에 어떻게 종돈 관리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동시에 종돈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 주어야 하는지 많은 연구와 실증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5. 연중 양호한 기후 조건

    덴마크 기후는 북대서양 해류(멕시코만류)와 대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편서풍 영향으로 겨울은 위도에 비해 온난하고, 여름은 서늘하여 연교차가 적다.
    (그림 4) 덴마크 코펜하겐의 연중 온도 변화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이렇게 온난한 기후는 북유럽과 중앙유럽 중간 지대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코펜하겐에서 연중 가장 더운 7월 말 기온은 14℃에서 21℃이며, 연중 가장 추운 날인 2월 초의 기온은 -2℃에서 3℃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10℃를 넘지 않는 일교차와 20℃ 정도에 불과한 연교차를 보이는 양호한 기후 조건은 돼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내는데 매우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연중 더울 때는 40℃ 가까운 폭염과 추울 때는 영하 20℃ 이하의 추운 기온을 보여 연교차가 60℃에 이르는 심한 기온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돼지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대다수 농가들은 환경을 제어하는데 필요한 축사 시설과 환경 관리 기술이 따라주지 못하여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6. 우수한 시설 환경 관리

  • 덴마크는 양호한 기후 조건과 더불어 스코브(Skov)나 아코펀키같은 세계적인 기자재 업체를 보유하고 있고 유럽의 우수한 시설 환기 업체들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러한 시설 환경을 제어하는 기술적 인프라는 덴마크의 높은 양돈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또한 높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덴마크 농가들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화된 돈사 모델을 개발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각종 시설이나 자동화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들은 축사를 짓더라도 향후 규모를 늘리는 목표까지 고려해서 시설을 디자인하고 있고 국내 농가들처럼 임시방편으로 무허가 건축물이나 축사를 달아내서 짓는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돈사의 돼지 이동 동선이 매우 단순하여 작업 효율을 높이면서 합리적인 방역 개념이 적용된 시설 구조로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농장마다 돈사의 구조나 형태가 제각각이고 돼지의 이동도 매우 어려우며 방역 개념을 적용하기에도 불합리한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시설 환경 관리에 대한 전문가가 없고 개념도 부족한데다 규모를 늘리기에 급급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지 못한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기후 조건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 특히 시설 환경 조건이 양돈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최근 들어 돈사를 신축하는 경우 덴마크의 돈사 구조와 시설을 벤치마킹하여 도입하는 농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서 향후 국내에서도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최상의 성적을 기대해 본다.

    7. 체계적이고 투명한 방역 시스템

    덴마크는 농장 고유 번호만 입력하면 비밀번호도 없이 개별 농가들의 모든 질병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SPF(Specific Pathogenic Free)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가 197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흉막폐렴이나 PRRS 등 총 18가지 질병에 대한 해당 농장의 관리상태를 보여준다.

    그리고 각 농장의 방역 관리 수준에 따라 레드(종돈장), 블루(자돈/비육 생산농장), 그린(블루 등급 대기 상태 농장) 등급으로 구분하여 정기적으로 질병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전산 시스템에 결과를 업데이트하여 공유함으로써 농장별 질병의 수준에 따라 수의사나 돼지 수송 및 분뇨 차량의 방문 순서도 SPF 시스템을 기초로 결정되고 있다.
    (사진 6) 덴마크의 SPF 방역 시스템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투명한 질병 관리 시스템은 양돈농가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상호 성실한 약속을 기반으로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신뢰도가 높은 시스템으로 농장으로 질병이 확대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는 질병 정보의 공유가 거의 안되고 폐쇄적이어서 질병 현황에 대한 추적과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8. 질 좋고 풍부한 사료 원료
    (사진 7) 덴마크의 넓은 경작지와 사료 원료 생산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사료 영양은 다산성 모돈의 유전력과 능력을 극대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된다.

    많은 자돈을 키워내기 위한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해야 하고 섭취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높은 기호성, 높은 소화율을 달성하려면 사료 원료의 품질이 절대적인 요소이다.

    덴마크는 농업 중심 국가로 인구수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남짓, 그 중 농업 인구는 70만명으로 3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농경지 면적이 242만 헥타르로 160만 헥타르인 우리나라보다 1.5배 이상 크며 농업 인구당 경지 면적은 5배 가까운 수준이다.

    덴마크의 농민들은 농사를 짓지만 대부분 가축도 기른다. 주요 농작물은 곡물로 생산량의 75% 가량이 동물 사료로 사용되는데 양돈농가들이 생산하는 밀은 주로 배합사료 생산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결국 그러한 농업 구조로 인하여 덴마크 양돈농가들은 사료 원료의 60% 이상을 자가 생산하므로 생산비가 저렴해질 뿐만 아니라 원료의 선도 면에서 매우 우수하여 기호성이 좋고 톡신 오염도가 낮기 때문에 영양적으로 우수한 배합사료 공급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사료 원료를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료 생산비가 높아지는 데다 원산지 변화가 잦고 곡물 수송 과정에서 알곡이 깨지면서 곡물의 선도가 떨어지거나 곰팡이 등에 오염되는 문제가 종종 일어나기 쉽다.

    아무리 뛰어난 주방장이라고 하더라도 오래 묵은 재료를 가지고 좋은 맛을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배합사료도 원료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덴마크의 선도 높은 우수한 품질의 사료는 높은 기호성과 영양을 공급하여 돼지의 우수한 성장률과 사료효율을 만들어 내며 경쟁력을 더해주고 있다.

    9. 우수한 동물복지
    (사진 8) 돼지들을 위한 편안한 사육 환경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영국을 비롯하여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동물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동물복지 정책에서 요구되는 기준이 모두 돼지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장점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정 사육 면적을 확보하도록 하는 지침을 따르는 것은 우수한 생산 성적을 달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실제 덴마크의 양돈농가들이 동물복지 규정을 정확히 다 지키고 있지는 않지만 임신사에 밀짚을 깔아주고 스톨 사육보다 군사를 장려하는 것은 분만 지연을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수한 환경, 영양, 위생 관리는 스트레스를 줄여주어 꼬리 자르기를 하지 않더라도 이상 행동을 막아주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덴마크는 수의사 처방 하에서만 항생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농장별 사용량을 모니터링해서 공개하고 일정 기준 이상 사용한 농장에는 옐로카드를 부여하는 정책을 통해 규제를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환경, 영양, 위생 관리가 미흡한 상태에서 지나친 과밀 사육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질병에 매우 취약해지고 폐사율과 출하일령이 증가되어 악순환을 반복하는 일이 빈번하다.

    돈방에 돼지들이 콩나물 시루처럼 가득 넘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육 방식은 언제든지 질병이 폭발하여 무너지기 쉽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

    돼지가 편안한 공간에서 마음껏 사료와 물을 섭취하고 신선한 공기를 제공받을 수 있을 때 가장 효율적인 사육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10. 전산 기록과 빅데이터 분석
    (사진 9) 덴마크의 양돈 전산관리 시스템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덴마크에서는 Agrosoft(PigVision)와 Cloudfarms라는 두 개의 웹 기반 양돈 전산 기록 관리 프로그램이 주로 운영되고 있다.

    전체 농가의 99% 이상 거의 모든 농가에서 매주 농장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전국의 정확한 농장 데이터가 취합되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은 효과적인 최적 사양관리 프로그램을 찾아내 주며 농가들에게 공유되어 목표를 설정하고 성적 향상을 위한 벤치마킹을 하는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국내에도 한돈팜스, 피그플랜, 스마트돈컴 등 다양한 웹 기반 전산 기록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지만 농가들은 단지 25% 정도만이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여전히 장부 기록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경영관리를 하는 상황이다.

    농장에는 생산성적, 매입매출, 방역 사항, HACCP, 분뇨처리 등 수많은 항목에 대해 기록해야 할 것들이 많다 보니 장부 기록에는 익숙하지만 전산 입력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전산기록이 있는 농가 역시 스스로 직접 입력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돈을 지불하거나 사료업체 직원들을 통해 입력 대행 서비스를 받아야 겨우 전산기록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고령화된 양돈 1세대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경험이나 감에 의해 관리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전산기록을 통해 분석되는 데이터는 농장의 문제점을 한 눈에 쉽게 판단할 수 있고 농장 직원들과 함께 목표를 세우고 개선 방향을 찾는데 가장 기본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11. 양호한 분뇨처리 조건

    덴마크는 1980년 후반부터 양분총량제를 시행하고 있고 이는 사육두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규제하고 있다.

    모든 축산농가는 배출 분뇨를 퇴비나 액비로 바꿔 뿌릴 수 있는 농지를 확보해야 하며 농지가 부족할 때는 분뇨처리 업체에 맡겨 처리하는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렇게 처리되는 분뇨는 모두 유기질 비료로 자원화해서 농사를 짓는 농가에 공급한다.
    (사진 10) 덴마크 농가의 바이오가스 플랜트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또한 덴마크는 바이오가스 기술의 축산분뇨 처리공정 분야에 있어서도 선진국으로 현재 이미 약 20%의 축산분뇨가 에너지 생산에 활용된다. 이러한 양호한 분뇨처리 조건은 축사 내의 환경 관리에 매우 유리하여 돼지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농가들은 분뇨 살포지와 저장소가 부족하여 분뇨처리에 어려움이 많고 축사 내의 슬러리피트에 다량의 분뇨를 저장해 두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부패 악취 때문에 환경 조건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분뇨처리를 얼마나 제때 잘하느냐에 따라 돼지의 생산성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12. 장기적인 정책 지원

    농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 정책은 대부분 국가가 시행하고 있다. 덴마크도 청년 중심, 친환경, 기술집약적 농업에 지원하는 것을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고 정책이 쉽게 지원될 수 있도록 단순화하고 있다.
    (사진 11) 장기적인 농업 지원 정책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덴마크는 ICT 지원을 위해 30년 융자에는 1~1.5%의 이율로, 15년 융자에는 0.5% 이율로 지원하며 전체 ICT의 30%는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5년 거치 10년 균분 상환 조건으로 80%까지 융자 지원을 하고, ICT의 30% 지원을 기본으로 한다. 덴마크는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장기적으로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덴마크 농가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건실하게 성장하는데 중요한 기초가 되고 있다.
    (사진 12) 덴마크의 체계적인 양돈 시스템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맺으며

    지금까지 덴마크가 어떻게 전 세계에서 양돈 생산성의 절대 강자로 끊임없는 성장을 이룩해 오고 있는지 다양한 배경에 대해 살펴 보았다.

    거의 모든 면에서 국내의 양돈 현실과는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덴마크는 지난해 돼지 마리당 수익이 3.6달러에 불과했다. 그토록 높은 성적을 내고도 수익성 하락으로 지난해 덴마크의 모돈수는 8%나 감소했다.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덴마크 양돈의 생산성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낮은 돈가 때문이며 치열한 생존 경쟁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렵다. 우리나라 양돈농가들 역시 극복해야 할 많은 도전이 가로놓여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그들보다 어쩌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앞으로 좀 더 절실함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개선한다면 그들보다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걸 확신하기 때문이다. 

  • 이일석 이사
    카길애그리퓨리나 양돈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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