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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관전법

KBEP 2008. 2. 9. 17:44

한-EU FTA 관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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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5억명의 인구와 13조5000억달러의 국내총생산(GDP), 4조달러를 넘는 수입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우리의 대외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4%로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이고, 특히 우리나라에 대한 최대의 투자국이다.

최근 독일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2004년 EU에 신규로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도 성장잠재력이 크고 보호 장벽이 높아 시장의 문을 여는 FTA의 효과가 어느 지역보다 클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27개 회원국이 하나의 연합체를 이루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고, 선진국으로서는 비교적 높은 무역 장벽과 산업보호정책을 취하고 있다. EU는 또 시장경제주의를 채택하면서도 공동체를 중시하고 경제 주체들 간의 다양한 협력과 조화를 추구한다. 이런 점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우리에게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적 배경과 문화, 언어를 갖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유럽이라는 공통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다.

프랑스와 에스토니아를 제외한 모든 EU 회원국이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라는 점은 개성공단 등 남북 경제 협력과 관련된 통상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한·EU FTA 협상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우선 한·미 FTA를 기준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한·미 FTA와 한·EU FTA는 다르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EU는 산업구조 측면에서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품목에 따라 한·미 FTA보다 자유화 정도가 높거나 혹은 낮아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또 서비스 부문의 경우 한·미 FTA에서는 제한적인 개방에 머물렀으나 이번 EU와의 FTA에서는 개방 폭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EU와 같은 선진국과의 FTA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진한 국내 제도를 개혁해 나가는 고착효과(固着效果·lock-in)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한·EU FTA는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여지도 크다. 우리가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 협상을 진행하자 중국이 한국과의 FTA 체결을 위한 공동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일본까지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EU와의 FTA 협상이 예정대로 연내에 종결되고 내년 초 비준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한·미 FTA 의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국과의 FTA 협상이 마무리되는 2010년쯤이 되면 세계 65개국과 FTA를 맺게 되고, 우리 교역에서 FTA 체결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기회는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에만 현실화될 수 있다. 기업은 각각의 FTA 특성에 맞춘 FTA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활용해야 한다. 또한 FTA의 효과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보다 높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