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4.14 02:10
- 생우유·버터·발효유 두 자릿수 증가…총 33만 톤에 11억1400만 불 규모
1인당 소비량 80.1kg…자급률 치즈 22% - 분유 45% 선
무관세 물량 증가…2026년엔 대다수 제품 관세 철폐
업계, 가격 경쟁력 통한 점유율 제고 특단 대책 한 목소리
갈수록 수입 유제품이 늘어난 국내 유제품 소비량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외산 유제품과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국산 원유 소비량을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유 음용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낙농강대국들과의 잇따른 FTA 체결로 저렴한 외산 유제품의 수입량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매년 무관세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2026년에는 대부분 국가에 대한 유제품의 관세 완전 철폐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어 국내 낙농 및 유가공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수입 유제품의 사용과 소비는 크게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과 관세청의 통계를 토대로 한국유가공협회가 펴낸 ‘2019년 국내 낙농 및 유가공 통계’에 따르면 작년 유제품 총 수입은 약 33만2150톤, 11억1467만3000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물량 기준 8.4%, 금액 대비 6.76% 증가했다. 4년 전인 2015년에 비해서는 각각 37%, 32% 증가한 수치다. 한편 수출은 약 5만1741톤, 2억445만9000달러로 물량 기준 4.97%, 금액 기준 2.3% 증가했으며, 2015년 대비 각각 14.75%, 0.48% 늘었다.
물량 기준으로 전년 대비 수입이 증가한 품목은 △생우유(+30.05%) △유당(2.30%) △버터(33.11%) △유장(8.57%) △치즈(+6.06%) △발효유(+20.31%) △조제분유(+6.83%)이며, 감소한 품목은 △탈지분유(-4.08%) △전지분유(-1.42%) △연유(-30.24%) △버터밀크(-51.62%) △우유조제품(-20.12%) △아이스크림(-5.82%)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6일 발표한 ‘2019년 식품 등 수입 동향’ 발표에도 2018년 대비 지난해 품목군별 수입증가율 상위 10개 품목 현황에 유제품인 우유와 가공치즈가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우유의 경우 2018년 4082톤이 수입됐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82% 증가한 1만1512톤이 수입됐으며 가공치즈는 2018년 9548톤의 수입량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29.5% 증가한 2만1916톤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입 중량 증가율 상위 10개 품목 현황에도 유제품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수입 우유와 유제품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면서 국내 낙농·유가공 업계에서는 국산 유제품 시장 형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작년 유제품 수급개황을 살펴보면 전체 생산량 대비 국내 유제품 자급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치즈의 경우에는 자연치즈의 자급률은 2.5%, 가공치즈까지 더한 경우 22.41%이며, 버터의 경우에는 약 16%다. 분유의 경우에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5%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은 2015년부터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특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치즈, 크림 등은 자급률이 오히려 점차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자연 치즈의 경우 대부분이 외산이 차지하고 있어 국산 자연 치즈의 자급률은 3%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국내 제조사가 생산한 가공 치즈라 할지라도 외산 치즈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이 많다보니 국산 원유로 만든 치즈 제품은 종류가 적고 소비처를 찾기 어려운데다 국산 치즈를 구입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어 치즈 소비량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낙농진흥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즈 매출액은 3220억1600만원이며 이중 자연치즈의 매출액은 1340억6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내 유제품 소비량은 80.10kg,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전년에서 다소 증가한 27kg로, 1988년(29㎏) 정점을 찍은 이후 큰 변동이 없다. 그러나 외식·커피 전문점 등에서의 수요가 늘면서 멸균유, 치즈, 조제분유 등 유가공품 수입 물량이 증가해 전체 유가공품 소비량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5년 3646톤에서 2016년 3834톤, 2017년 3914톤, 2018년 4092톤, 지난해에는 4138톤으로 늘어났다.
이렇듯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는데도 국내산 유제품의 생산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2년 기준 211만 톤이었던 국내 유제품 생산량은 2014년 221만 톤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6년 206만 톤, 2018년에는 204만 톤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약 205만 톤으로 소폭 회복했다.
한편 수출이 증가한 국내산 품목은 △생우유(+13%) △탈지분유(+167.32%) △전지분유(+234.07%) △연유(+30.97%) △유당(+3056%) △버터(+51.97%) △치즈(+83.88%)였으며, 감소한 품목은 △유장(-25.83%) △발효유(-8.97%) △조제분유(-0.06%) △우유조제품(-18.73%)이었다.
저작권자 © 식품음료신문
출처 : 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
기사원문 : https://www.thinkfood.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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