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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칼럼>중국무협 영화와 동북공정

KBEP 2022. 4. 25. 11:08
정상태 미디어사업국장, 공학박사
경상매일신문 기자 / 2022년 04월 24일

성벽에 다다른 한 남자가 허리를 감싼 천을 풀어 물에 적신 뒤, 성벽을 때리면서 그 장력으로 성벽을 뛰어 넘는다. 영화 속 내용은 과학적 힘의 논리로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장면이지만 50년 동안 그 장면은 뇌리에 남았다. 중국 무협영화에 나오는 그 남자는 흰 소매를 접은 검정색 중국 전통복장이었고, 흰 양말에 검정색 실내화 같은 전통 무술 신발을 신고 있었다. 중국영화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수십 년 전의 홍콩 무협영화였다. 그 시절 우리를 흥분하게 만든 것은 왕우(王雨)의 ‘외팔이 시리즈, 사대천왕, 철권, 14인의 여걸, 유성호접검, 백인도장’ 등이 있었고 여배우로는 리칭과 영화 <스잔나>가 유명했다. 당시에 그 무술인들이 신고 다니던 신발과 옷을 사려고 대구 서문시장을 몇 바퀴나 돌아다녔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중국 무협영화라고 불렸던, 사실은 홍콩 무협영화는 그 기세가 대단했다. 이소룡 시대를 맞아 정점을 찍었고, 기억의 마지막은 느와르 영화인 주윤발과 장국영의 ‘영웅본색’ 시리즈까지 오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들이 입고 있던 레인코트는 필수 구매품목이 되었고, 대학입학 기념으로 부모님을 졸라 ‘런던포그’라는 입지도 않을 값 비싼 코트마저 구입했다. 문화의 힘은 그렇게 대단하며 오랜 시간 뇌리에 남아 긴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한다. 전혀 저물지 않을 것 같은 불야성의 홍콩영화가 한 순간 기울었고, 그 뒤 한국의 문화 사업이 대폭발하였다. 이른바 ‘한류’라고 불려지는 영화, 음악, 드라마, 음식 등 문화 수출 현상. 아마도 88 올림픽 전후, 아시아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이었다.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 음악 등은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만큼 현란하고 감탄을 자아내기 바쁠 정도로 고(高) 퀄리티를 자랑한다. 영화와 음악,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복과 한식, 그리고 한국문화가 세계인의 관심과 조명을 받으며 한국 문화를 한국인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제 한국 문화의 파급은 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고, 수출시장에서도 한글이 들어가면 상품 자체의 질을 인증하는 상징이 되어버렸다. 김치와 한국의 음식은 재조명 받으며 음식 자체가 뜨거운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한지도 오래다. 세계인들이 한국의 파워에 관심가지고 조명을 할 때 이런 틈을 놓치지 않고 상대 문화를 통째로 훔치려는 이웃국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기무치’는 애교였고 시작에 불과했다.

동북공정(東北工程), 이것은 2002년부터 중국 정부 주도의 수정주의적 역사 왜곡시도와 문화약탈을 말한다. 김치, 한복, 한글, 한식 등 전 방위적이며 한국 문화의 중국 예속화 시도의 일종이다. 이들은 한국 뿐만아니라 일본, 몽골, 대만, 인도, 티벳, 위구르 베트남 등 인접 국가에 관련된 역사도 왜곡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한국과 일본, 만주의 전통복장은 한복, 기모노, 치파오로 알려져 있다. 한푸라는 말은 그저 중국 소수민족인 한족(漢族)의 전통 복식으로 중국의 경우 중국의 복식을 일컫는 단어가 딱히 없다. 오히려 ‘한푸’는 최근에 만들어진, 중국에서 사용된 일종의 신조어로, 한족(漢族)의 전통 복식을 포함해 중화 전통 복식으로 확장시켜 중국의 모든 전통복식을 일컫는 단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즈는 ‘한복’을 한국 역사라고 특집기사에서 집중 조명했다. 한복을 기능만큼이나 아름다움마저 가진 의상이라고 표현, 신문은 또 중국을 향해 그들의 복식 치파오를 한복이라 우겨 대한민국의 문화를 훔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은 웨이보와 각종 언론 등 매체를 통해 전면 반박했지만 세계인들의 반응은 중국과 다르다. <애플TV>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파친코’에서 시대 별 한복의 아름다움이 나오자 중국 관영매체인 CCTV는 직접 애플티비 본사를 찾아가 항의하는 추태까지 부렸다. 그들의 주장은 일련의 사안으로 중국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을 한 시점이라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어디 한복 뿐이랴. 저작권의 개념이 없어 영화와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등 베끼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난무했다.

급기야 <한글>을 중국어에서 유래된 한자의 모방 언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언어 연구학으로 세계 최고인 영국 옥스퍼드대 언어학 대학에서 전 세계의 가장 훌륭한 언어로 한글을 1위로 선정했다. 선정기준을 살펴보면 합리성과 과학성, 독창성 등의 기준으로 선정했고, 세계의 저명한 기관과 학자들은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인정했다. 중국의 주장과 달리 ‘한글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로 한글이 가진 우수성과 확장성을 집중 조명했다. 세계의 수출 시장에서 한글의 표기 자체가 제품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대표하는 현실이 되자 그 틈을 노려 중국은 일부 수출품에 이를 활용했다. 제품에 알 수 없는 의미의 한글 표기로 상대국을 속여 수출, 결국 자가당착으로 스스로 열등감의 표출로 증명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주도 하에 장기적인 관점과 계획의 일환으로 민간과 학계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동북공정. 이러한 무서운 역사 침탈 현상에 대해 너무나 할 말이 많지만 한 마디 말로 대신하고 싶다. 지금은 방영 중지 된 모 드라마 도입부의 자막을 보다 문득 이 상황과 너무 잘 대응이 되는 것 같아, 동북 공정에 대해 그 도입부 자막을 소개한다.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경상매일신문 기자 / 2022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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