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조 킹덤, 종묘제례악 활용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점령… 아마존뮤직 5개 차트서도 1위
전 세계 한국 문화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국악의 옷을 입는 K팝 아이돌과 대중음악 뮤지션이 늘고 있다. 과거 대중음악과 국악의 단발성 협업과는 다르다. 앨범 전체 콘셉트나 그룹 차별화 전략을 국악에서 찾는 K팝 그룹도 늘고 있다.
지난 12일(한국 시각)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6위에 7인조 K팝 보이그룹 킹덤의 ‘승천’이 올랐다. 이 곡은 킹덤의 새 미니앨범 타이틀 곡으로, 지난달 ‘국악 에픽 댄스 팝’이란 이름을 붙여 발매한 것이다. 킹덤은 타이틀 곡 외에도 ‘단심가’ 등 ‘종묘제례악’에 쓰이는 국악기 해금, 대금, 가야금, 피리를 적극 활용한 곡들을 신보에서 선보였다.
이 그룹은 ‘승천’의 방송활동과 뮤직비디오까지 국악에 맞췄다. 해금이 연주하는 애절한 반주에 맞춰 제기차기, 줄타기, 탈춤 등 민속놀이를 본뜬 춤을 선보였다. 무대 의상은 한문화외교사절단 소속 한복 디자이너 7인이 멤버 1명씩을 맡아 맞춤제작한 곤룡포 스타일의 한복. 덕분에 ‘한국 문화 총집합 그룹’으로 화제를 모으며 빌보드 외에도 미국 아마존 뮤직 5개 차트 1위, 미국 아이튠즈 싱글 차트 3위 등 대다수 해외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거뒀다.
6인조 보이그룹 ‘원어스’도 국악을 내세운 K팝을 꾸준히 선보여 온 그룹이다. 2019년 ‘가자’, 지난해 ‘월하미인’ 등 미니앨범 발매 때마다 국악을 기반으로 한 타이틀 곡을 앞세웠다. 특히 구성진 피리 소리와 사설시조에서 따온 가사, 부채춤 등을 활용한 ‘월하미인’은 빌보드 선정 ‘2021 베스트 K팝 노래 25′ 중 4위로 선정됐다. 원어스는 지난 2월~3월 뉴욕, 윌크스배리 등 미국 14개 도시에서 연 단독투어 공연때도 ‘가자’와 ‘월하미인’을 빠짐없이 넣었다.
SM기획사 소속 3인조 남성 아이돌 NCT U은 20일 ‘국악 얼터너티브 힙합’ 장르의 신곡 ‘coNEXTion’를 선보였다. 특히 훅(Hook·반복되는 후렴구)을 비롯해 곡의 주요 부분들을 가야금, 장구, 태평소, 징으로 연주한 비트와 멜로디로 꾸몄다.
K팝 이외 한국 대중음악 장르에서도 국악은 활약도를 높여가고 있다. 여성 듀오 ‘해파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종묘제례악’을 전자음악으로 재해석한 첫 미니앨범 ‘본 바이 고저스니스’, 조선시대에도 능동적인 삶을 노래한 가사가 많았던 전통 남창가곡을 흥겨운 댄스음악으로 풀어낸 곡 ‘경포대로 가서’로 각각 최우수 일렉트로니카(전자음악) 음반상과 최우수 일렉트로니카 노래상을 수상했다. 올 하반기 정규 앨범도 낼 계획이다.
국립국악원에서도 대중음악계와의 협업에 적극 동참 중이다. 지난 1일 영화음악과 재즈, DJ 음악 등을 활용한 ‘K-樂(락)’ 영상 3편을 공개했다. 특히 진도씻김굿 보유자 송순단 만신과 윤석철 재즈피아니스트, 판소리꾼 김율희, 그래피티(Graffiti) 아티스트 조대가 함께 협업한 작품 ‘Contact’를 선보였다.
가요계에서는 2020년 국악 크로스오버 인기를 주도했던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와 ‘오징어게임’ 등 세계적 흥행 한류 콘텐츠 성공 사례가 국악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고 진단한다. 한 중소음반기획사 관계자는 “과거 해외에서 인기 있는 장르의 빠른 수혈이 중요했다면, 이젠 그 장르를 ‘한국적’으로 잘 해석하는 것까지가 가요계 음반 성공 공식으로 포함되고 있다”고 했다.
윤수정 기자
출처 : 조선일보
기사원문 : https://www.chosun.com/culture-life/music_concert/2022/04/25/IANHTSNSLFEOLOL54YBMDLVE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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