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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 아성 도전한 남양·이디야...커피 공장 지었다 악성 재고 부메랑으로

KBEP 2022. 3. 2. 11:22

이디야, 350억 투자해 스틱커피 공장 건립
1% 안 되는 점유율에 고심 깊어져
남양유업도 2000억 투자한 커피 공장, 유제품 공장으로 전환

입력 2022.03.01 08:10
이디야의 스틱커피 제품인 '비니스트'. /이디야 제공.

프리미엄 커피를 표방하며 스틱커피 시장에 도전한 이디야커피(이하 이디야)와 남양유업(396,000원 ▲ 2,000 0.51%)이 악성 재고 누적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1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스틱커피 시장은 동서식품이 89%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식품은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2019년 87.4% → 2020년 88.6% → 2021년 89%로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위인 남양유업은 이 기간 점유율이 7.7% → 7.2% → 6.7%로 하락했다. 기타에 포함된 이디야는 1% 이하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이디야는 2020년 스틱커피(비니스트)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경기도 평택 포승공단에 연면적 1만3064㎡ 규모의 원두 로스팅 공장 ‘이디야 드림팩토리’를 세웠다.

공장 건립에 350억원을 투자했다. 스틱커피 시장 진출 1년, 시장의 반응은 미미하다. 이디야의 스틱커피는 1%대 시장점유율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수 1위의 브랜드를 앞세워 선전할 것이라 기대했던 스틱커피 사업은 악성 재고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이디야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디야의 재고자산은 2019년말 기준 약 52억원에서 2020년 약 147억원으로 약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스틱 커피가 포함된 제품의 재고자산은 같은 기간 9억원에서 32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급격히 불어난 재고자산은 손실로 이어진다. 식품인 가공커피는 유통기한이 있고, 유통기한이 지날수록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디야로선 재고가 누적되는 걸 막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공정을 중단할수록 제품당 생산단가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로스팅부터 커피액 추출, 건조, 분쇄, 포장으로 이어지는 인스턴트커피 제조 공정은 반도체 공정처럼 한번 멈췄다 재가동할 때마다 큰 비용이 추가돼 쉽게 멈추기가 어렵다.

스틱커피 제조는 열을 이용해 원두를 로스팅하고, 커피액 추출, 분쇄 및 건조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치킨집에서 기름 온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처럼, 커피 공장도 효율성을 위해선 모든 공정이 계속 돌아가야 한다. 중간에 공정을 멈췄다가 재개하면 적정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업계에서는 스틱커피 등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을 늘려 증시 상장을 추진하려던 이디야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디야 관계자는 “스틱커피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스틱커피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스틱커피 판매량이 전년보다 20%가량 증가한 만큼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 스틱커피와 경쟁하려 전남 나주에 커피 공장을 지었던 남양유업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양은 2000억원을 투자해 2013년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커피 전용 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커피 사업이 좀처럼 성장하지 않자 결국 커피 생산 라인을 세종 공장으로 옮겼다. 나주 공장은 커피 생산 라인을 철수하고, 유제품 생산 공장으로 활용 중이다.

현재 남양유업도 스틱커피 재고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남양유업의 제품 재고자산은 366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남양유업의 재고자산 중 스틱커피의 비중은 10% 수준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우유와 유제품 등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 비율이 많아 재고자산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유제품 외 재고자산이 362억원으로, 유제품 재고는 전체의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재고자산회전율도 낮아지고 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회전율이 낮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도 더뎌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남양유업의 재고자산회전율은 3.95회였다. 2020년 4.27회, 2019년 5.40회 대비 재고자산회전율이 계속 둔화하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대형 카페의 커피 로스팅과 공장에서의 가공 커피 생산은 규모와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이디야로선 스틱커피 판로 확대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신혜 기자

출처 : 조선비즈

기사원문 :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food/2022/03/01/WOCHA4MYLNBP7JTMJQGCERB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