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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대폭락, 신기술인가 신기루인가…암호 전문가가 말하는 미래

KBEP 2022. 2. 17. 08:33

[김기훈의 경제TalkTalk]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①/②

입력 2022.02.14 12:57
 
회사 이름까지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즈로 바꾸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술 개척에 열중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즈 최고경영자. 2018년 4월 11일 미국 의회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 시장의 주가상승 보증수표였다. 상장업체가 NFT와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만 발표해도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돈줄을 조이기 시작하면서 NFT와 메타버스를 포함한 기술주들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더구나 메타버스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하며 회사 이름까지 메타플랫폼즈라고 바꾼 페이스북(FB) 주가는 지난 2월 3일 하루 동안 26%나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NFT와 메타버스는 우리의 삶을 바꿀 꿈의 신기술인가? 아니면 투기꾼들이 주가 거품을 만들기 위해 동원한 신기루인가?

이러한 의문을 품고 지난 2월 7일 사이버 보안 분야 권위자인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를 찾았다. 대학원이 위치한 서울 성북구 안암로 145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 건물은 한쪽은 원통형, 다른 한쪽은 사각형의 외관이 잘 어우러져 첨단 느낌이 났다. 건물 사방을 덮은 유리벽이 한겨울의 차가운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오후 3시, 610호 연구실에서 필자는 김 교수와 마주 앉았다. 그는 회색 후드티와 갈색 일상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사회의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움과 첨단을 추구하는 IT(정보기술) 전문가 분위기가 물씬 났다.

김 교수는 “NFT는 디지털 컨텐츠의 내용을 남들과 공유하면서도 컨텐츠 소유권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소비 취향에 꼭 맞는 소유권 인증 기술”이라며 “창작자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 메타버스나 유튜브 같은 프로슈머(소비자+생산자) 생태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NFT 투자자들이 정확한 지식과 이해 없이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관련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기 때문에 투자 전에 공부를 많이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학 연구 28년

—전공은?

“암호학이다. 정보보호 분야에도 여러가지 기술이 있는데, 그 중에 암호학이라는 것이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비밀통신,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사용자 인증이 모두 암호학 분야에 속하는 기술들이다.”

—암호학을 전공한지 얼마나 됐나?

“1994년 3월 성균관대 석사 과정부터 시작했으니 지금까지 28년 정도 됐다.”

독자들의 관심 사항인 NFT에 대한 질문으로 바로 넘어갔다.

—NFT라는 것이 뭔가? 공인인증서라고 설명하는 전문가도 있다.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디지털 등기권리증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부동산을 사고 팔 때 등기를 하게 되는데, 그 등기 내용은 종이 문서에 기록된다. 반면 NFT는 디지털 컨텐츠의 거래 내역이 종이가 아니라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정보로 저장된다.”

 

디지털 등기부등본인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가동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3월 21일 미국전자전기학회 행사에서 패널들이 블록체인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모습./대니얼 펜필드(위키피디아)

—부동산 등기부는 컴퓨터를 이용해 프린터로 종이에 출력해 들고 다닐 수 있다. NFT가 디지털 등기부라면 USB에 옮겨 담아 들고 다닐 수 있나?

“USB에 옮겨 담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NFT 정보를 그 NFT가 속해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분리시키는 순간 원래의 성질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전산 시스템은 보안 관리가 잘 되어 있다. 그런데 회사 전산 시스템의 일부 데이터를 내가 복사해서 USB에 옮겨 갖고 다닐 때 그 USB 저장 데이터의 보안 상태가 회사 전산시스템에 있을 때만큼 잘 유지된다고 볼 수 없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투명성과 불변성이다. 블록체인 상의 정보를 누구나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투명하고, 어떤 사람이 임의로 그 정보의 내용을 수정이나 삭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변성을 갖고 있다. NFT도 정보의 블록(덩어리)이 체인(사슬)처럼 엮여 있는 블록체인상의 한 블록(정보 덩어리)이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벗어나면 그 장점이 사라진다.”

 

NFT(대체불가능토큰)의 의미

김 교수의 입에서 초반부터 전문적인 내용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물어보기로 했다.

—NFT라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나?

김 교수가 노트북 컴퓨터를 켜서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www.crypto.kr/)를 불러왔다. 그리고 NFT의 기술 원리에 대해 쓴 글 가운데 사진 속의 사각형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이 NFT다. 복잡한 숫자와 문자의 조합이다. 디지털 작품의 원본이 저장되어 있는 곳의 인터넷 주소, 소유자의 신원 정보, 원본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들어가 있다. 블록체인 상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삭제나 수정이 불가능하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비트코인과 서로 교환 및 대체가 가능하다. 반면, NFT 정보는 담고 있는 내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상호 교환이나 대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체불가능토큰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컨텐츠의 소유권을 증명해주는 NFT(대체불가능토큰). 글자-숫자-기호가 조합되어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김승주 교수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예를 들어 미술 작품을 사려는 사람에게 NFT가 어떤 효과가 있나?

“지난 2021년 3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비플(Beepl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화가 마이크 윈켈만의 작품 ‘매일: 첫 번째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이 6930만달러(약 832억원)에 낙찰됐다. 이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이 디지털 작품의 원본은 블록체인이 아니라 외부에 별도로 저장되어 있다.”

 

디지털 예술작품들은 경매회사를 통해 고가에 팔리고 있다. 사진은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가 지난 2016년 2월 런던에서 개최한 '2차 대전 후 현대예술' 경매전./크리스티

김 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먼저 이 작품을 사려는 사람은 온라인 크리스티 경매 사이트(www.christies.com)에서 해당 작품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거기에서 이 작품의 이름과 소유권 양도 내역 등이 간략히 기록되어 있는 블록체인 상의 주소, 즉 ‘NFT 스마트 컨트랙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주소를 복사한 뒤 블록체인 망에 접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블록체인이라면 이더스캔(Etherscan) 사이트에 접속해 복사한 주소를 넣은 뒤 몇차례 단계를 거치면 작품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 즉 ‘NFT 메타데이터’의 주소를 알려준다. 이 NFT 메타데이터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외부의 다른 분산 저장 매체에 저장된다.

이 외부 저장 매체의 사이트에 접속한 뒤 복사해둔 메타데이터의 위치를 입력하면, 작품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와 함께 원본 작품이 저장되어 있는 별도의 저장 매체의 주소를 알려 준다. 그러면 다시 그 원본 작품의 저장 매체 사이트에 접속해 비플의 ‘매일’이라는 300메가바이트짜리 원본 작품을 찾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노트북 화면에 뜬 자신의 글을 보여주면서 11단계에 걸친 위의 검색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기술적인 방법에 대한 설명이 매우 길어서 여기서는 생략한다.)

 

김승주 교수는 디지털 예술가 마이크 윈켈만이 그린 디지털 콜라쥬 그림 '매일: 첫 번째 5000일' 작품의 원본을 찾아가는 과정을 11단계에 걸쳐 설명했다. 윗 사진은 첫단계로, 경매회사 크리스티 홈페이지에서 작품 이름, 작가, 'NFT 스마트 컨트랙트'(① 부분)를 확인하는 과정. 아래 그림은 추적을 끝내고 확인한 작품의 원본./김승주 교수, 크리스티

NFT의 작동 원리

—크게 보면 NFT는 원본 작품, 원본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인 NFT 메타데이터, 원본 작품의 소유권 등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담고 있는 NFT 스마트 컨트랙트 등 3부분으로 구성된 것 같다.

“그렇다. 블록체인 상에 보관되어 있는 NFT 스마트 컨트랙트가 외부 저장매체에 보관된 NFT 메타데이터의 위치를 알려주고, NFT 메타데이터가 다시 또다른 외부 저장 매체에 보관된 원본 작품의 위치를 알려주는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불가변성을 이용하기 위해 NFT의 스마트 컨트랙트 부분만 블록체인에 구축하는 것이다. 작품 소유나 매매 기록을 위조할 수 없게 하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NFT의 3가지 구성 요소./김승주 교수

—블록체인 상에 원본 작품까지 보관하면 검색 과정이 더 간편해지지 않을까?

“물론 디지털 작품의 원본을 블록체인에 직접 저장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수수료가 상당히 비싸지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2021년 6월 기준으로 1KB 저장할 때 약 13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일반인들이 NFT 검색을 하려면 상당히 절차가 복잡해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블록체인과 관련된 대다수 사업들은 사용자 환경이 좀 복잡한 측면이 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은 이용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위에서 설명한 개념에 비추어 보면 비플의 작품을 NFT로 바꾸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다.

“잘못된 것이다. 원본 작품에 등기권리증과 같은 NFT가 붙은 것이다.”

 

비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인 미국의 디지털 예술가 마이크 윈켈만이 화면에 뜬 자신의 디지털 미술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크리스티

NFT는 누가 만들까?

—NFT는 누가 만드나?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에서 NFT를 만들 수 있는 기준과 기능을 제공한다. 일반인들은 그런 기능을 활용하기 쉽지 않지만, 어느 정도 전문 지식이 있으면 NFT 프로그램을 짜면 된다. NFT 컨텐츠 거래 시장인 ‘Open Sea’ 사이트에서도 만들어 팔 수 있다.

예전에는 화가들이 미술 작품을 팔려면 미술품 중개상인 갤러리(화랑)를 통해야 했다. 그런데 NFT가 나오면서 아마추어 작가들은 자기 작품에 NFT를 덧붙여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고 팔 수 있게 됐다. 예전에 애플이 앱스토어를 만들면서 1인 개발자 시대를 열었다. NFT가 등장하면서 예술 분야를 시작으로 다른 모든 분야에서 1인 창작자 시대가 확산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열기가 오래 갈 것이라고 본다.”

 

NFT를 이용해 소유자 증명을 한 예술 작품이나 제품이 매매되는 거래 사이트 오픈시(Open Sea) 홈페이지.

—NFT를 붙일 수 있는 대상은?

“예를 들어 디지털 예술가는 캔버스가 아니라 컴퓨터 상에 그림을 그린다. 작곡가는 작곡한 음악이나 악보를 디지털 파일로 보관한다. 웹툰(만화) 작가들도 요즘은 컴퓨터를 작업 도구로 쓴다. 이렇게 제작된 디지털 원본에 NFT를 붙이면 소유권을 확정하게 돼 거래가 가능해진다.”

—만약 화가가 컴퓨터가 아니라 캔버스에 물감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면?

“예를 들어 모나리자 그림의 사진을 찍어서 NFT를 붙인 뒤 경매 사이트에 올린 경우를 들 수 있다. 경매 사이트의 소개 화면에 올라와 있는 썸네일 사진은 누군가 모나리자 사진을 찍어서 올린 것이다. 액자에 담긴 원본 그림이 아니다. 이럴 경우에는 그림을 그린 화가 혹은 소유자와, 그림의 판매자가 다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원본 그림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그림을 판다고 올렸을 경우 썸네일만 보고 그림을 샀다가, 나중에 NFT에 나와 있는 원본 주소를 방문했을 때 그림 원본이 그 곳에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기 판매이다. 유명한 경매회사의 경우에는 이런 가능성을 미리 점검해주지만, 대부분은 매수자가 원본의 존재를 매매 이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김 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 디지털 컨텐츠 매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많은 사람들이 NFT라는 단어만 보고 바로 ‘즉시 매입(Buy now)’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작품의 세부 사항을 잘 살펴보고, 원본이 저장된 사이트에도 들어가서 반드시 원본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 초상. 디지털 컨텐츠 거래에서는 매매 사이트의 섬네일 사진만 믿고 원본의 소재지를 확인하지 않고 살 경우 사기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위키피디아

사기를 당하면?

—사기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나?

“없다. NFT 자체가 아직 법적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인 보호를 받을 만한 근거가 아직 없다. 투자자들은 거래 대상 물품의 정보가 블록체인 상에서 공유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부만 하면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그러한 공부도 하지 않고 NFT 이름만 붙으면 마구 달려든다는 점이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첫째,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야 한다.

둘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반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사고 팔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셋째, NFT가 등기권리증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소유자와 원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부동산을 살 때 등기부를 보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 부동산 거래를 하지 않나? 또 금융 거래를 할 때에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법을 배운 뒤 발급 받아 사용하지 않나? 디지털 컨텐츠를 거래할 때에도 이러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부동산 거래 때 꼭 확인해야 하는 등기부등본. NFT는 디지털 컨텐츠의 등기부등본으로 불린다./웁니웁니의 성남신축빌라직영분양팀(네이버 블로그)

—지난해 비플의 작품이 6930만달러에 팔렸다고 했다. 지금 NFT가 붙어 팔리고 있는 예술작품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나? 거품은 아닌가?

“예술 작품의 가치는 결국 원본 작품에 맞춰서 매겨진다. NFT가 붙었다고 해서 고가에 매매 되는 현상에는 가격 버블(거품)이 좀 끼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거품이 빠지고 나면 원본 컨텐츠의 가치대로 가격이 매겨질 것이다.”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

김 교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디지털 컨텐츠는 복제하기가 쉽다. 예컨대 디지털로 제작된 그림을 내가 소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 복제되어 돌아다니는 그림을 보며 감상하면 된다. 내가 언제든지 복사본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꺼내 볼 수 있는데, 비싼 돈을 들여가며 원본을 살 필요가 있을까?

—미술품 애호가들이 큰 돈을 지불하고 미술 작품을 사는 이유는 그 원본 작품을 자기 혹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만 독점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그림의 경우 같은 품질의 복제품이 수도 없이 돌아다니며 누구나 볼 수 있는데 왜 돈을 지불하고 원본 그림을 사야 하나?

“사람들이 작품을 소비하는 패턴이 과거와 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소유자들이 나만 원본을 소유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데에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자기가 가진 그림을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자랑하고 싶어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인터넷 상에 불법 복제가 많이 생겨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 작품의 원본을 소유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하게 된다. 그 소유 증명을 NFT가 해준다.

다시 말해서 요즘 젊은이들은 ‘진짜 원본을 가진 것은 나야’라고 자랑하고 싶어하는데, 예전의 인스타그램은 자랑만 하고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NFT가 이 소유권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NFT 붐이 분 것이다. 페이스북이 크게 성공한 이유도 아이들이 자신들의 행동이나 소유물을 인터넷에 자랑하고 싶어하는 심리 덕택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전처럼 영화 비디오나 음반을 사서 소유하지 않는다. 모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컨텐츠를 소비한다.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 이런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소유권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NFT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이나 소유중인 작품을 보관만 하기 보다는 인스타그램 등에 올려 자랑하고 싶어한다. 사진은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디지털 컨텐츠에 NFT를 붙이면 거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은 없나?

“성공한 사례도 있고 실패한 사례도 있다. 성공한 사례는 팬이 많은 경우이다. 예컨대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이 NFT 사업에 진출해 자신들이 춤추는 사진에 NFT를 붙여 팔았다고 하자. 그러면 방탄소년단의 팬 중에서 그 원본 사진을 보유한 사람은 우쭐해질 것이다. 그러니 그 원본 사진은 상당한 가격에 팔리게 된다. 반면 팬층이 두텁지 않다면 NFT를 붙여도 별로 효과가 없다. 사진의 원본을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김승주 교수와 대화가 오고가는 와중에 NFT가 디지털 세계에서 매우 유용하고 필요하긴 하지만, 누군가 이것을 위조해 악용한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래서 NFT의 해킹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출처 : 조선일보

기사원문 :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2/02/14/TJJM3YSIONCEXEQO2TPGQ5X7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