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 박 종 태
씨앗에서 싹이 나고
가지가 나면서부터 돌고 돌아
눈 오면 눈 맞고
비 오면 비 맞고
따듯한 햇볕과 세찬 바람을
온 가지로 다하여
이 가지는 이리 돌고
저 가지는 저리 돌아
그래서 받은 이름
나 무
가지가 크고 많은 만큼
받았던 바람이, 햇볕이
크고 많음이어라
그 많은 바람들,
눈, 비, 햇볕이 빚어낸
결국 아름다운
나 무
그 나무들로 어우러진 숲
참나무든, 소나무든, 개똥나무든
견뎌온 시간의 가지들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은
아름다운
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