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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못한 신선식품 장악 나선 쿠팡…'벼랑 끝' 마트·백화점 생존전략은

KBEP 2021. 1. 6. 21:43

입력2021.01.06. 오후 2:06

 

 수정2021.01.06. 오후 2:08

이현승 기자

 

코로나 기간 쿠팡·마켓컬리 등 온라인 식품 점유율↑
대형마트·백화점 ‘온-오프라인 시너지’로 격차 벌린다
이마트, SSG닷컴과 연계 강화…롯데, 매장 배송거점화
"쿠팡, 코로나 이후에도 도약" vs "저장 인프라 부족해 한계"


'SSG닷컴에서 주문하고 집 근처 이마트에서 찾아가세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이 올해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 서비스를 수도권 2개 점포에 시범 운영한다. 미국에선 월마트가 코로나 때 확대 도입하며 주목 받았지만 국내 유통업체가 도입한 건 처음이다. 면적이 좁고 배송이 빠른 한국에선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점포당 서비스 이용건수도 하루 10~20여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신세계그룹이 이 서비스를 시작한 건 정용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온·오프라인 융합, 이른바 '원 팀, 원 컴퍼니(One team, One company)' 전략의 일환이다. SSG닷컴은 지난달 이마트(139480)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횡성축협한우와 1등급 한돈 등 36개 상품의 새벽배송을 처음 시작했다. 이마트 자회사 스타벅스코리아는 SSG닷컴에 처음으로 온라인 샵을 열었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오프라인 융합은 올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을 계기로 신선식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쿠팡과 마켓컬리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농수산물과 생선, 육류는 빠른 배송, 재고 관리가 영업이익률과 직결되는 만큼 전국에 거미줄 같은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신선식품은 신선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콜드 체인(냉동 ·냉장에 의한 신선 식품의 유통방식) 시스템이 중요한데, 이러한 노하우는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따라오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한 식품회사 대표는 "최근 콜드체인 시스템은 IT와 연계돼 상당히 진화됐고, 이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비용도 상당하다"며 "쿠팡 같은 후발 주자들이 이런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의 한 매장에서 소비자가 딸기를 고르고 있다. / 이마트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삼는 세미 다크 스토어를 작년 2개 문 연 데 이어 올해 29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마트에 온라인 주문 대응을 위한 포장 시설을 갖춘 매장이다. ‘불 꺼진 수퍼마켓’이라는 의미의 다크스토어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한편 신선식품 AS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바이어가 매일 새벽시장에 출근해 신선식품을 추천하는 '새벽시장 리포트'를 지난달부터 매일 공개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혁신은 그만큼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추격이 빠르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액은 작년 1분기 -5.8%, 2분기 -5.5%, 3분기 -0.7%로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는 1~3분기 두자릿수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기존에 물건을 직접 보고 사던 과일과 채소, 육류, 생선까지 배송시키는 사례가 급증한 영향이다.

외국과 비교해도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도 쿠팡과 마찬가지로 공산품 매출 기준으로는 월마트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으나 신선식품 분야에선 고전하고 있다. 미국 데이터분석 플랫폼 페이먼츠(PYMNTS)에 따르면 두 회사가 식료품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월마트가 19%, 아마존은 1.9%.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직매입 체계가 없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해 저가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쿠팡이 지난 2018년 도입한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 ‘로켓 프레시’./ 쿠팡

아마존과 달리 쿠팡이 신선식품 분야까지 장악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전자상거래 업체 중 유일하게 제품 매입-보관-배송을 일괄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고, 코로나 여파로 새롭게 유입된 고령층 고객들 중 일부가 소비 경험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소비처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예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팡은 2018년 도입한 신선식품 당일배송·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지만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신선식품을 직매입하지 않고 1차 상인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간 매매상에 그치고 있는데다 보관시설도 충분하지 않다. 신선식품 중 수요가 높은 두부, 채소, 고기, 생선, 유제품 등의 가격이 비싸고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도 한계다. 쿠팡에선 주로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긴 식품 위주로만 판매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전국 배송을 위한 물류망을 구축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9년 약 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과 마켓컬리는 근본적으로 저장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들처럼 물건을 저렴하게 많이 살 수가 없다"라며 "자체 콜드 체인을 구축한다고 하지만 당장 2~3일 내에 팔릴 것들만 보관할 수 있을 것이다. 폐기물을 최소화 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많이 하는데 작황이 불안할 땐 농수산품 가격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현승 기자 nalhs@chosunbiz.com]

 

출처 : 조선비즈

기사원문 : n.news.naver.com/article/366/0000647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