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종 “한인 식품마켓 좋아요”
LA다운타운에 거주하는 호아킨(26)씨는 최근 한국인 친구가 가져온 과자를 맛본 뒤 그 맛에 매료됐다. 주류마켓에서는 살 수 있는 칩과 같은 미국 과자와는 달리 기름기도 적고 맛도 자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한국 과자를 마음껏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인마켓을 찾게 됐다. 호아킨 씨는 “ 앞으로 차근차근 다른 과자들도 먹어볼 것”이라고 말하며 ‘꽃게랑’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처럼 최근들어 한인마켓을 찾는 타인종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 중에는 한국제품을 구입하는 이들도 있고 인터넷으로 한식의 리시피를 본 뒤 그 재료 구입을 위해 한인마켓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식당에서 주류 또는 타인종 고객들이 얼큰한 탕을 먹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능숙하게 고기를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제 이들이 직접 한인마켓을 찾아 직접 구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을 몇봉지씩 장바구니에 담는 히스패닉계 고객, 당면을 유심히 살펴보는 백인 등 한인마켓에서 장을 보다보면 이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고객들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캐시어들도 종전에 비해 타인종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K-팝과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을 타고 한식에 대한 타인종들의 관심을 계속 높아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도 제품 경쟁력이 있어 한번 구입했던 고객이 또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마켓 존 윤 매니저는 “중국계, 히스패닉계 사람들의 식문화가 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뜨거운 국물류를 주로 먹던 인종들이 냉면, 냉국과 같은 찬 국물 음식을 찾기 시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 = 한인마켓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신선한 야채, 과일, 정육, 생선 등을 미국 메이저 마켓보다 부담없는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인마켓에 타인종 고객이 유입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야채, 과일의 가격 경쟁력이다. 맛, 신선도, 가격 까지 삼박자를 갖춘 제품을 구비해놓으니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 것.
한남체인 홍순모 매니저는 “마켓은 무엇보다 제품의 질이 우선되어야 한다. 모두에게 익숙하고 질 좋은 ‘브랜드 과일’을 입하함으로써 타인종 고객들도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가격을 무작정 낮추기보다는 어느 정도 가격을 유지하면서 그만큼 좋은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한인마켓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랄프스 등 주류마켓을 두고도 한인마켓을 찾는 타인종들도 많다. 한남체인을 찾은 캐서린 씨는 “한인마켓이 위치도 가까운데다 좋은 제품을 취급하고 있어 일부러 미국마켓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의 맛이 새로워 = 한식과 한국 문화에 대한 저변이 넓어진 것도 크게 작용했다. 지인을 통해 처음 접해보거나 미디어를 통해 알게된 한식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는 것.
아씨수퍼 제이 방 매니저는 “김, 라면, 요구르트, 과자, 고추장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이제 타인종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마켓들도 고추장 등 장류에 매운 맛의 정도를 수치로 표기해 고객이 제품을 고르는데 도움을 주는 등 타인종을 겨냥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리할 시간이 없는 한인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씨수퍼의 반찬코너 ‘아씨부페’에서도 타인종을 많이 볼 수 있다. 매일 저녁 6~7시쯤이면 중국, 일본인 고객들이 아씨수퍼 반찬부를 찾아 정갈하게 요리된 다양한 음식들을 고른다. 히스패닉, 백인종도 예외는 아니다. 한번 한식 반찬을 맛본 고객들은 쉽게 그 맛을 잊지 못해 몇 번씩 재구매하는 추세다.
아씨수퍼 반찬부 한순한 이사는 “아씨부페를 찾은 타인종 손님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간다”며 “입에 착착 감기면서 느끼하지 않은 한식의 맛이 타인종 입맛을 사로잡은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식에 모든 인종들의 입맛을 아우를 수 있는 맛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레시피를 묻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웰빙 한식 직접 요리한다 =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와 한식이 맞물린 것도 절묘하게 작용한 듯하다. 한식은 웰빙에 가장 적합한 음식문화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직접 담근 김치를 건강식이라 소개하며 트위터에 올려 큰 화제를 불러 모았듯 한식에 대한 인식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몸에 좋은 한식을 직접 요리해보고자 하는 타인종 고객도 늘었다. 한국마켓 존 윤 매니저는 “타인종 고객이 한식 사진을 찍어오거나 레시피를 적어와 ‘이것 만드는데 어떤 재료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한식이 타인종의 문화 속으로 스며들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처: 헤럴드 경제 미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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