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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뉴스/식품 음료

[스크랩] 진심을 담아 팝니다. - Zingerman`s Story (2편)

by KBEP 2010. 10. 10.

-1편에 이어서...

1978년 미시건 대학 러시아 역사 전공 졸업생이었던 Ari 는 앤아버 Maude라는 레스토랑에서 접시닦이로 일하던 중 어느날 같은 식당의 종업원었던 Paul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 대화의 주제는 그들의 고향이었던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서 인기가 높았던 유대식 샌드위치 가게를 앤아버에서도 구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였다. 그런 대화에서 비롯된 의기투합은 1981년 Kingsley 와 Detroit street 이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 오래된 적벽돌 건물 구입과 1982년 Zingerman’s delicatessen 오픈으로 결실을 맺게 된다.


공동 창업자 Paul 과 Ari (출처:뉴욕타임즈)

사실 이들은 처음에 Greenberg’s 라는 이름을 이용하려 했다. 그런데 이미 인근에 같은 이름의 deli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가게 이름의 작명에 골몰하게 된다. 뭔가 가벼우면서도 건방지면서 재미있는 유대식 발음의 단어가 없을까?…  얼마후 공동창업자 Paul 할아버지의 조언과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징거맨이라는 다소 funky 이름이 탄생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이름을 택한 이유 하나가 Z 시작하는 이름이 전화번호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지기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암튼 수많은 음식점들이 하루에도 나타났다 사라지는 요식업계에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로 성장하기 시작하던 징거맨은 얼마 뉴욕에서 열린 비프 (Corn Beef) Blind Tasting 대회에서 우승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처음 가게를 이들의 목표는 장인정신이 좋은 샌드위치와 치즈, 올리브 오일 같은 음식 재료를 파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업이 순항중이던 어느 Paul 자신의 새로운 비전을 Ari에게 제시하고 공유하게 된다. 로컬 가게를 넘어서 다양한 좋은 음식들을 많은 사람과 나누는 말이다. Ari 나가던 사업의 궤도를 변경하기 꺼려했지만, 그들이 처음 가게를 그랬듯 단계 도약을 위해 둘은 다시 한번 의기 투합하게 된다.

그리고 20여년 징거맨은 Inc. Magazine 미국에서 가장 쿨한 소기업에 뽑히는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리는 직원 500, 매출 35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1982 명의 종업원으로 시작했던 그들의 출발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이런 발전은 단순히 그들의 품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서비스 정신만으로 이루어 지지는 않았다.

비즈니스에서 오랜 믿음은 기업은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떨어지거나 수익 규모가 낮아지면 기업은 뭔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기 위해 목메거나 기업 공개로 떼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Small giants 이런 규모 대신 위대함을 선택한 소기업들을 다룬 책이다. 책은 다른 형태의 전략으로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늘리며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여러 기업들을 사례별로 다루고 있다.

징거맨은 당당히 책의 주목을 받는 작은 거인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 12달러의 샌드위치와 매출 350억원의 회사. 여러분은 여기서 무엇을 추론하거나 기대하는가? 아마 가게는 엄청난 수익을 올릴거야. 정도의 생각일 것이다. (물론 회사 전체의 매출은 샌드위치 판매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징거맨의 마진은 3-5% 정도이다. 아니 이렇게 비싼 샌드위치를 팔아먹으면서 고작 정도의 수익률이란 말인가. 징거맨은 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이 맞지만 수익이 그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들은 프랜차이즈로의 전환과 브랜드 판매등으로 덩치를 키우고 단기간에 엄청난 부를 축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징거맨은 실제 있었던 십번의 사업확장 제의를 모두 거절해왔다. 앤아버 시가지 코너에 있는 징거맨이 다른 곳에서도 있는 가게가 되는 순간, 징거맨이라는 고유성은 상실되고 품질에 대한 관리 또한 허술해 질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앤아버라는 작은 도시에 완전한 뿌리를 내리고, 지역사회의 생산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면서도 로컬을 벗어난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왔다.

Zingerman’s bakehouse 출발점 이였다. 가끔 앤아버 지역 다른 식당의 메뉴판에 징거맨에서 빵을 가져온다고 표시되어 있을 나는 의아했었다. 샌드위치 가게내 조그마한 델리에서 빵을 사오나 하고. 그런데 징거맨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델리에 샌드위치용 빵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근 레스토랑과 전역에 빵을 원하는 소비자 누구에게나 최상의 재료로 만든 빵을 공급하고 있다.

  외에도 직접 볶은 커피를 만들어 파는 Zingerman’s coffeehouse, 지역내 농장에서 키운 젖소와 염소를 이용해 크림 치즈와 염소 치즈, 젤라또를 등을 만드는 Zingerman’s creamery , 캔디바를 생산하는 Zingerman’s candy manufactory 여러 음식재료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이른바 징거맨 군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 아이템들 모두 역시 미 전역에 원하는 소비자 누구에게나 공급되는데, 이 공급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Zingerman’s Mail Order라는 우편 주문 회사이다.  드류 베리모어와 오프라도 이용고객으로 알려져 있는 이 회사는 징거맨 생산품들 뿐만 아니라 최상의 품질로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되는 수입품들, 이를 테면 프랑스의 치즈나 이탈리아의 올리브 오일 등도 공급하고 있다. 미시건 동남부 지역을 거점으로 하면서도 전국 아니 전세계를 품으며 장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추 회사인 셈이다.

 

징거맨의 사업 영역은 단순히 음식에 국한 되지 않는다. 그들은 Zingtrain이라는 회사를 통해 다른 회사들에게 어떻게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컨설팅까지 하고 있다. 이 비즈니스의 시작은 물론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간 징거맨 직원들의 친절과 서비스 정신이였다. 징거맨의 직원들을 가게에 들어오는 모든 고객의 필요를 능동적으로 발견하려 하고 그들의 질문에 헌신적으로 대답해 주기로 유명하다. 혹자는 고객에게 부담을 주는 행동이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들의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는 분명히 기존 마케팅 방법들과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우리의 놀라운 퀄러티를 봐. 하나 사지 그래”와 같은 식의 대화가 아닌, “이 provolone 치즈는 marinara소스가 들어간 파스타와 궁합이 잘 맞지” 같은 대화를 자주 들을 수 있다. 타의 모범이 되는 이런 서비스 방식과 그들의 고객만족 철학이 또 다른 그들의 수익이 되는 것이다.

             (사진 - 징거맨 샌드위치, 출처:뉴욕타임즈)

 

 그렇다면 이 많은 자회사들이 함께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며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1. 자율 경영


징거맨의 자회사들은 각각 법적으로 분리된 독립 법인 들이다. 지주회사 격인 Zingerman’s community of business 의 경우 공동창업자인 Paul 과 Ari가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있으나, 다른 자회사들의 경우는 별도의 매니저들을 두고 있으며 파트너로 불리 우는 다른 조직들과 일정 지분을 나누고 있다.  그래서 한 법인은 다른 법인을 컨트롤할 수 없고, 경영을 위한 결정을 스스로 내린다. 그러나 모든 법인은 독립 경영 초기 동의한 원칙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큰 경영상 결정들은 모든 법인들의 consensus로 이루어진다.  서로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데다 2주마다 열리는 회의를 통해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자율이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관계로 변질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물론 창업자에 의한 독단적인 경영도 징거맨은 배제하고 있다.

 

2. 투명 경영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경영을 통해 모든 자회사들이 협력하여 공통의 비전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그 경영절차가 무엇보다도 투명해야 한다.  그래서 징거맨은 그들의 재무 상태와 경영 목표를 주주들 뿐만 아니라 전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그들이 받는 임금의 적절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경영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비전공유와 재무 공개는 회사가 직원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높은 직원 만족도와 직무 충실도로 연결된다고 한다.

 

3.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


징거맨은 앤아버에 뿌리내린 기업이라는 큰 원칙을 끈질기게 고수하고 있는데, 그 원칙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려는 노력으로 더욱 발전되어 왔다. 사실 징거맨이 가장 자랑하는 사업은 징거맨 샌드위치 가게도 아니고 빵회사도 아니다. 바로 1998년 설립한 Food Gatherer이다. Food Gatherer는 징거맨 뿐만 아니라 앤아버의 음식점과 단체 식당 등에서 남은 음식을 수거해 지역의 결식 아동과 노숙자들을 위한 단체 프로그램에 제공하는 일종의 비영리 단체이다. 하루에만도 약 7톤이 넘는 음식을 제공하여 앤아버내 결식률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징거맨은 이 단체를 주도적으로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운영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징거맨은 지역내 무주택자들을 위한 지원,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커뮤니티 칼리지에 장학금 지원까지 지역공동체에 진심으로 기여하려는 노력을 남모르게 실천해오고 있다. 이는 한 지역에 뿌리내린 로컬 기업으로서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을 통해 진정으로 지역 공동체와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징거맨의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징거맨은 또 다른 목표를 준비 중이다. 이른바 비전 2020으로 불리는 새로운 목표는 현재의 제품군을 더 다양화하여 새로이 10여 개의 새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것이다. 아시아 누들바와 벨기에 스타일 맥주사업등과 같은 새로운 사업들을 계획 중인데, 이 들의 본거지가 앤아버가 될 것임은 물론이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화 하지 않고도 작은 지역사회를 부흥시키면서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음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보여줄 예정이다.


그러나 징거맨의 사업 목표는 특정 숫자의 달성을 넘어서는 그 무엇 될 것이다. 뉴욕 타임즈에 공동 창업자 Ari가 한 이야기에서 그 무엇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Our goal in 2020 is to leave our world better than it was when we came here."


 

- New York Times : A Corner Deli With International Appeal (http://www.nytimes.com/2007/05/03/business/smallbusiness/03zingerman.html?_r=2&oref=slogin)

- Zingerman's logos from Zingermans.com

- Small Giants book cover from Amazon.com

출처 : Chicago (시카고)
글쓴이 : 산여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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