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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을 세계화 하라-한식재단 정운천 이사장과 인터뷰

by KBEP 2010. 10. 1.

한식을 세계화 하라-한식재단 정운천 이사장과 인터뷰

 

 

 

 

"동포언론인들께서 벌써 이런 사업을 하고 계시군요. 저희 재단보다 한 발 앞서 가고 계시네요!"

전 세계 120여 동포언론인들이 회원으로 있는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가 금년도 10월 출판을 목표로 준비 중인 '세계 속의 우수 한식당 100' 책자의 샘플을 본 후, 정운천 이사장이 보인 반응이다.
이어서 정운천 이사장은 동포언론인 한식당 책자와 파리지성에서 별도로 준비 중인 '2011 불어판 파리 한식당 가이드'에 대해 파리지성 발행인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무테 안경 뒤로 번득이는 열정 어린 눈빛과 힘찬 목소리는 한식과 농식품에 대한 정운천 이사장의 오랜 열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두 해전 쇠고기 수입 개방이 전국에 몰고 온 촛불집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해 '매국노'로 매도당하며 온 국민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농림부 장관직에서 퇴임했던 그다. 이러한 '뼈를 깎는 아픔'을 참아내고 '굴곡 많은 여정'을 헤쳐왔기에, 그가 그리는 한식과 한식세계화에 대한 비전에는 남다른 깊이가 있다.
이사장 실에는 유난히 화초가 많다. 집무실 책상 위에만도 여러 개의 동양란 화분이 놓여 있다. 흙과 풀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30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농업인의 취향이 묻어 났다. 신지식 농업인 '참다래 아저씨'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될 정도로 성공한 농업인으로서 '벤쳐 농업계의 이건희'로 불렸던 그의 열정은, 이제 한국 농식품 산업의 최고 결정체인 한식에 그대로 녹아 들어 있었다.
그런 그에게서 한식세계화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는 올해 10월로 예정되어 있는 '세계 속의 우수 한식당 100책자 출판을 앞두고 한식재단의 정운천 이사장과 만나 한식세계화에 대한 그의 비전과 한식 세계화를 더욱 앞당기기 위해 한식재단과 세계동포언론인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식재단' 은 언제 설립되었고, 구체적인 동기가 무엇입니까?
한식재단은 올해(2010) 3월 출범했습니다. 그 동안 민관 합동기구인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한식 세계화를 이끌어 왔으나, 보다 더 전문성을 갖추고 식품업계나 한국음식업중앙회 등 유관기관들과 조율해 한식세계화 업무를 추진하려면 민간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한식재단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한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우리 민족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2천 년 역사와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있는 한식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지구촌 브랜드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큰 기대 속에서 시작된 한식 세계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한식재단'이라는 구체적 기관의 설립으로 앞으로 한식 세계화 사업이 더 한층 효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 믿습니다.

● 한식세계화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한식 세계화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세계 식문화 추세가 웰빙 열풍으로 인해 '패스트 푸드(fast food)'에서 '슬로우 푸드(slow food)'로 넘어가고 있고, '엔자임(enzyme) 시대'라 해서 '효소'가 가장 중요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한식은 대표적인 건강 발효 음식으로 이미 그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인정받았고, 제가 장관 재직시절 5대 발효식품으로 지정한 김치 . 젓갈 . 간장 . 된장 . 고추장은 대표적인 '엔자임 음식'입니다.
이러한 한식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한식의 정통성을 제대로 발현시키는 일입니다. 우리 전통식품의 정통성 확립, 즉 수백 년 내려온 우리 음식의 역사를 전제로 해서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한식을 국내 및 세계에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한식의 조리법이나 맛 등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흩어져있는 한식당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일과 한식을 제대로 표준화한 한식당에 대한 인증 사업, 인센티브 지원, 전문 조리사 양성 등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무엇보다 한식세계화가 10년을 내다보고 차분히 풀어가야 하는 일인 만큼, 긴 안목을 가지고 이 모든 일을 단계별로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식세계화에 있어서 재단의 역할은?
한식재단은 전세계 한식당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와 더불어 해외 한식당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한식당들이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한식세계화를 이끌어나가는 데에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저희 재단의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한식 세계화를 위해 그 동안 한식재단에서 추진한 일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추진할 예정인가요?
한식재단은 출범 당시 한식의 '정통성 정립', '산업화 진흥', '세계화 달성'이라는 3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 재단은 한식의 우수성과 기능성 연구, 한식당의 해외진출 정보 및 전략 조사, 해외 우수 한식당 추천제 운영, 한식 마케팅 지원, 해외박람회 및 홍보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한식 홍보, 해외 한식당 인증 등의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한식당 경쟁력 강화, 조리사 교육, 컨설팅, 전 세계적 한식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업무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한식의 우수성과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올해에는 '한식 식이유형(dietary pattern)'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규정을 정립하고 이를 근거로 '한식 식이유형의 섭취가 고혈압, 당뇨병 등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는 연구가 수행 중에 있으며, 이는 웰빙 음식으로서의 한식을 널리 홍보하는 데에 과학적 근거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비빔밥 소스 개발 및 표준화, 전통주 제조기술의 체계화, 한식 현지화 기술개발 등 한식의 상품화를 위한 계획도 잡고 있습니다.

● 한식세계화를 위해 한식재단과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가 서로 협력할 일이 많을 듯 한데요.
그렇습니다. 동포언론인들은 한식세계화의 최전선에 계신 분들로 이미 한식세계화를 위해 현장에서 앞장서 오신 분들입니다. 특히 파리지성은 불어판 한식당 가이드북 발행과 배포로 한식세계화를 위해 매우 값진 노력을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저희보다 한 걸음 앞서 노력해오신 동포언론인 여러분들의 연합회인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와 저희 한식재단이 협력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10월 출판 예정에 있는 '세계 속의 우수 한식당 100' 책자 발행부터 저희 한식재단이 세계한언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두 기관이 지속적인 협력을 해나간다면 한식세계화를 위해 더욱 효과적인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0월 말에 있을 세계한언 워크숍에서의 강연과 MOU 체결 등을 토대로 두 기관이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갔으면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아직은 한식의 인지도나 위상이 일식이나 중식에 비해 낮지만, 한식의 전성기는 반드시 올 것입니다. 적어도 10년 정도 저희가 노력한다면 한식 세계화는 아주 꽃을 피울 것이라 자신합니다. 한식재단이 앞으로 할 일은 너무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음식과 문화로 우리나라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고 우리 한식도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한식재단과 뜻을 같이하는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도 이에 힘을 실어주시어 두 기관이 서로 협력하여 한식세계화에 큰 발걸음을 기록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농업의 밀물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전국의 농업현장을 순회하며 '코를 찌르는 삶의 향기'를 전파하고 있는 그가 오는 10월에는 세계한인언론인대회에 참가하여 강연을 통해 60여 재외동포언론인들과 함께 한식 세계화에 대한 그의 철학과 비전을 나누게 된다. 더불어 '세계 속의 우수 한식당 100' 출판 기념식에도 참석하여 한식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의 활동을 격려키로 약속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앞으로 한식재단과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 두 기관이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진일보된 한식 세계화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희망해본다.

                                

                                       세계한인언론인 협회 회장 정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