Майк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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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文化/침묵의 시간

경제계 리더에게 듣는다

KBEP 2008. 2. 9. 17:48

경제계 리더에게 듣는다

 

양극화 완화로 경제 체질 바꿔주길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새 정부의 화두는 ‘경제 활성화’가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경제를 활성화할 것인가? 대다수 견해는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을 통한 투자 활성화에 모아지고 있다. 기업의 투자 부진을 경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이 단지 규제와 세금 부담 때문일까?

케인즈는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을 기업가의 동물적 감각이라고 했다. 사업 수익성에 대한 기대에 입각해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과잉, 중복 투자의 위험을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통한 비약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성장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늘고 있다.

물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여건을 만드는 일도 차기 정부가 해야 할 몫이지만, 양극화를 완화시켜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일에 주안점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청년실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순항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대졸자의 초봉이 기업에 따라 3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구조하에서 젊은 층의 구직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미래 소비자의 소비 여력을 감소시켜 잠재성장률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올해 주식시장도 업종별 수익률이 큰 편차를 나타내며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과도한 쏠림 현상은 주식시장의 발전에 제약이 된다. 특정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될 경우 그 업종이나 종목은 버블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다 자금 유입 흐름이 둔화되거나 현재 주가 수준을 정당화하기 힘든 상황에 도달하면, 가파른 가격 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주도주의 급격한 가격 조정은 이내 시장 전체의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안정적인 주가 상승에 위협요인이 된다.

우리 경제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 양극화 해소, 쏠림 현상 완화에 정책 목표를 두는, 차기 정부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역인들의 든든한 서포터스를 기대하며

권영렬 화천기계공업 회장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야당의 표어가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잃어버린 10년’ 흡사 영화 제목과도 같은 이 표어를 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지난 10년을 회고했다고 한다.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 국가 부도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존권을 외부의 힘에 의존해야만 했다.

유난히도 추웠던 그해 겨울, 우리는 우리의 동료들이, 형제와 자매들이 그리고 다정한 이웃들이 삶의 터전에서 하나 둘 떠나는 모습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우리 사회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도 정치·사회적 혼란기를 겪었고, 국민들은 의욕을 상실해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바로 그 시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 무역인들은 세계 각지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 연속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침몰해 가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세계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무역 강국으로 탈바꿈시켰다.

정치적으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그 어려운 시기에, 우리 무역인들은 ‘자랑스러운 10년’을 키워 온 것이다.

이제 다시 새롭게 ‘영광스러운 10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 무역인들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높아만 가는 무역장벽을 하나씩 뛰어넘어야 하고, 어느덧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한 중국과 선진국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새 정부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 무역인들이 지치고 힘들 때, 언제나 뒤에서 용기와 힘을 실어 주는 ‘붉은 악마’처럼, ‘영광스러운 10년’을 함께 만들어 가는 든든한 서포터스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경제주체들의 신바람이 경제 회복의 열쇠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경제는 마음이다. 특히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경제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우울증에 걸렸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은 기업인이 기업 의욕을 잃고, 근로자가 근로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기업인이 일자리와 소득 창출의 주역임에도 우리 사회는 감사의 마음을 갖기보다는 의심과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 기업인들의 떨어진 사기는 저조한 투자, 늘어난 해외투자, 기업설비의 해외 이전으로 나타났고 결국 경기침체와 실업으로 이어졌다.

근로자도 근로 의욕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형 강성 노조가 자신들의 일자리 보호와 고임금 유지를 위해 과격 투쟁을 일삼은 결과, 비정규직이 증가했다. 고용불안과 부동산 가격 급등, 우기기와 떼쓰기로 돈 버는 풍조의 만연은 성실하게 일해서 잘살아 보려던 많은 근로자들의 의욕을 꺾어 놓기에 충분했다.

새 정부가 우리 경제를 다시 활력 넘치고 경쟁력 있게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마음’부터 북돋아 주어야 한다. 기업인이 신바람 나게 경제활동을 하게 해 주고, 근로자에게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것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 활동이 활성화되어도 기업이 사람을 쓰지 않으면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 사람 쓰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게 해 주어야 한다. 일자리가 많아져 사람이 귀해지면 기업은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해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이고, 차별하라고 해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이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하면 된다. 그러면 일자리도 늘고, 비정규직도 사라지고, 차별임금도 해소될 것이다.

 

선진국으로의 기초를 다져 도약하게 되기를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향후 5년을 이끌어 갈 새 정부가 탄생했다. 2008년부터의 5년은 한국 경제를 선진국과 중진국으로 갈라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국가군에 진입했다. 앞서가는 4만 달러군의 G7 국가들을 바라볼 수 있는 중간 고지에 올라서긴 했지만 너무 험난한 길을 오다 보니 탈진한 상태다. 투자는 지지부진하고 기업가 정신은 간 곳이 없다. 근로의식은 나약해지고 사회의 갈등구조는 날로 깊어 가고 있다. 아직은 힘차게 성장해야 할 경제가 애늙은이가 되었다.

따라서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적으로 국가를 젊고 활기차게 만드는 일이다.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기업 투자환경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둘째는 지난 10여 년간 더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는 일이다. 노사, 계층, 보혁 간 갈등을 줄이고 상생의 법을 배워 사회통합력을 높여야 선진국으로의 길이 열린다.

셋째는 국가의 정치, 외교 및 국가 경영 역량을 국력에 맞게 키우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필요에 따라 개도국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다. 국제사회에서 세계 12위 국가에 맞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 문제가 우리의 성장정책에 중요한 과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 위기를 넘기고 체제를 인정하면 다음엔 어떻게 상생하느냐가 문제다. 결국 북한 경제의 회생 문제는 우리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적 지원이나 경협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북한을 자립할 수 있게 하느냐가 문제다. 어쩌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새 정부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10년이 외환위기의 잔재를 정리하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10년은 선진국으로의 기초를 다지고 도약하는 시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중소기업 육성 및 균형 잡힌 노사정책을 기대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새 정부에 거는 무역업계의 기대는 거의 필사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역보국’이란 말이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국민 경제 특히 경제성장에서 무역의 기여도는 실로 막중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수출은 지속적으로 육성, 지원되어야 한다.

우리는 새 정부가 지속적인 성장정책을 견지하는 가운데 조속한 시일 내에 구체적인 지원책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먼저, 기회와 성장을 중시하는 기업 살리기 정책이다.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며 균형 잡힌 노사정책을 기대한다. 둘째, 시장경제 원리에 기초하는 효과적인 산업구조 조정 및 진흥정책의 수립과 추진이다.

셋째,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한-미 FTA, 한-EU FTA를 조속히 비준하고 타결하기를 바라며, 남북 경협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넷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정책으로는 환율의 안정적 운용, 투자 확대 활성화 방안 수립, 기업의 자율성 보장, 불요불급한 제도의 개선, 외국 연수생 제도 부활, 한계기업을 위한 최저 임금제도의 탄력적 운용 등 기업은 물론 고용 확대에도 도움이 되는 제도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그간 국가 기간산업이자 주요 외화 획득원으로, 특히 고용창출 효과가 높았던 섬유, 의류 관련 업종을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섬유특별법(섬유산업 구조혁신에 관한 특별 조치법)을 조속히 제정, 시행함으로써 섬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기를 강력히 바라마지 않는다.

모름지기 새 정부는 경제 및 산업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 논리가 배제된, 일관성 있고 진정한 경제 살리기 정책이 가능할 때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이 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을 유연한 경제 만들길

이영선 연세대 교수, 한국경제학회 회장

이번 대선의 특징은 주요 후보자들이 모두 오늘날의 한국 경제 문제 해결을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인 이슈로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경제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었을 만큼 우리에게 경제는 중요한 관심사라는 것이 확인됨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당선자에게 경제에 관한 우리의 바람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위기 관리다. 우리 경제는 10년 전 외환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비록 우리가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아직 우리 경제가 그러한 위기에 재차 노출될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니 오늘날과 같이 개방화된 경제에서 외부 여건에 의한 위기는 언제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외부로부터의 위기 가능성이 간혹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금융 불안정에서 유발되는 세계 경기침체와 달러 가치 하락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미연에 차단 또는 관리하고, 우리 경제의 유연성을 높여 이 위기를 흡수해 낼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둘째는 성장잠재력 구축이다.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성장의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시장친화적 개혁을 해 왔다고는 하나, 시장이 활력을 띠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시장경제로의 개혁이 이루어졌다고 하기 어렵다. 새 정부는 기업이 활발히 투자할 수 있는 사회, 정치적 여건을 만들어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사람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교육 개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창의력 계발을 통한 인적 자본 축적으로 지식 기반 사회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새 정부는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래와 경제에 대한 자신감 회복이 제1의 과제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얼마 전 모 방송국이 주최한 ‘미래 한국 리포트’에서 발표된 설문 결과를 보면, 국민이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잘살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국가 경제의 어려움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08년 경제 역시 서브프라임 사태, 고유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경기 둔화를 예상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이 잘살려면 기업이 투자를 해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IMF 외환위기가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대기업들이 돈을 투자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 쌓아 놓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본다. 과거 10년간 우리는 크고 작은 수많은 변화를 경험해 왔다.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변화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미래가 불안해서는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차기 정부는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한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국민과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국내 경영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국내 경영환경이 확보되어야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하고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역량이 미흡한 중소, 중견 기업이 보다 손쉽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역 인프라 구축, 정부 네트워킹, 무역 전문 인력 및 정책지원 등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고 했다.

2008년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첫해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에게 미래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성장보다는 양극화 해소에 주력해야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경제는 괜찮았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500P였던 주가가 2천P까지 오른 것도 경기 회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새 정부는 ‘경제’를 내걸었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출범 과정이 이런 만큼 새 정부는 경제에 관해 많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성장에 대한 유혹이다.

새 정부가 참여정부 때보다 경제가 나아졌다는 말을 들으려면 성장률이 최소한 5%를 훨씬 넘어야 한다. 실업률도 빠르게 개선되어야 하고, 경제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것도 짧은 시간 내에. 그런데 이런 문제의 상당 부분은 구조적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성장 정책으로 풀려 하면 해결이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다. 새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정직하게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성장보다는 양극화 해소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세계 11위권의 경제 국가면서 경제성장률이 5%나 성장했다. 그래도 경제가 나쁘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는 성장이 낮아서가 아니라 양극화로 상대적 빈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 경제가 과거처럼 커가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고도화된 현 상황에서 어설픈 정책은 양극화를 더 키워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만 높일 수 있다.

참여정부의 정치 개혁이 1년 넘게 지지부진하자 국민이 외면했던 것처럼 새 정부의 경제 비전도 빠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곤란에 처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새 정부는 방향을 잡고 하나라도 확실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참여정부 이상으로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을 매력적인 글로벌 통상국가로 변모시켜라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세계가 뛰고 있다. 머뭇거리다간 세계 통상대국에서 한국은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빠르게 추격해 오는 중국과 10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온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은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1960년대 이후 30여 년간의 고도성장이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가능했다면, 지식 기반 경제로 진입한 한국 경제는 ‘더 현명하게, 더 창의적으로 일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즉,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만 더 높은 경제성장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전체 고용의 70%를 넘지만 국민소득의 55%밖에 창출하지 못하는 한국 서비스업의 비효율성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이 주력 수출업종인 제조업의 강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도 고민의 대상이다. 생활물가고를 높이는 한국 농업의 구조적인 취약한 경쟁력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할 때, 새 정부는 한국을 동북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경제활동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경제 통상 전략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FTA 추진과 외국인 투자유치 환경 조성을 양대 전략으로 내세워야 한다. 미국과의 FTA를 신속하게 비준하고, EU와의 FTA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타결시켜야 한다. 중국 및 일본과의 FTA 구상도 가시화시키고, 나아가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큰 그림도 그려야 한다.

세계화 시대의 국가경쟁력은 확산력보다는 흡인력에 의해 좌우된다. 외국의 자본, 기업, 기술, 인력 등을 유치해 국내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이 전개되는 국가가 강국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더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을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이 두 전략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속에 추진된다면 한국의 미래는 분명 밝아질 것이다.

 

수출기업의 경쟁력 회복에 관심을 가져 주길

허진규 일진전기 회장

2007년 우리나라는 무역 규모 7천억 달러로 홍콩을 제치고 세계 11위 무역국으로 부상했다. 36년 전 10억 달러 수출에 비하면 참으로 비약적인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성장은 시장 상황이나 환경에 의한 영향이라기보다는 무역업계의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과 시장 개척 노력이 거둔 결실로, 무역은 10년 전 맞닥뜨렸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새해를 생각하면 답답해지는 가슴을 어쩔 수 없다.

달러 약세, 원자재가 상승, 고유가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대부분의 수출기업이 골머리를 앓고 있고 그나마 중소기업은 비명을 지를 힘도 없다는 말이 실감나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수출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많이 제시해 주길 바란다.

기업들은 끊임없는 비용 절감과 기술 개발로 자신의 경쟁력 향상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정부는 정부대로 거대 경제권과의 조속한 FTA 체결과 비준, 부품소재산업 육성,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등 거시적인 차원의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당국은 환율과 금리 등 정책 변수들의 안정적인 운용과 물가 불안 해소를 통해 우리 상품의 교역 조건은 물론 수출환경을 개선하고 수출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 물론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철폐해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기업 의욕을 되살리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임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

아무쪼록 새로운 정부는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 마음으로, 실하고 알찬 대책들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겨 기업에겐 힘을, 국민에겐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