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스킨·로션 리필 매장은
조제관리사 필요해 성장 못해
마트내 세제 리필 19곳 → 4곳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3곳뿐
소비자 접근성 떨어져 안찾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샴푸·세제 리필' 전도사로 나선 가운데 유통업계의 리필 매장은 이벤트성으로 운영되다가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낄 만한 낮은 접근성과 엄격한 화장품 소분판매업 규제로 빚어진 일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내 세제·섬유유연제 리필 매장은 최대 19곳까지 생겨났지만 현재는 4곳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 매출 1위인 이마트 내 에코 리필 매장은 2020년 서울 왕십리점에 선보인 이래 2022년까지 13곳이 운영됐으나 현재 2곳만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코 리필 매장은 이마트·슈가버블·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협업해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리필 자판기'를 갖춘 매장이다. 전용 리필 용기만 있으면 친환경 세제·섬유유연제를 충전해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2021년 12월 서울 월드컵점을 시작으로 홈플러스는 리필 매장인 '제로마켓'을 합정점, 신도림점 등 총 4곳에서 운영했지만 지금은 모두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에서는 과자 리필 매장과 샴푸 리필 매장이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1곳씩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편의점업계에서는 2021년 산천점에 리필 매장을 선보인 세븐일레븐이 전국에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매출 1위인 GS25가 2021년 3월 업계 최초로 건국점에서 선보인 리필 매장도 2021년 말 문을 닫았다.
이처럼 리필 매장이 대거 쪼그라든 것은 소비자들이 리필 매장을 찾기 어렵고 전용 용기 구매와 유통기한 등 상품 정보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필 매장 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1.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불만으로 △유통기한 등 상품 정보 확인 불가(24.3%) △전용 용기 구매 (21.1%) △품절·구매 불가(16.4%)를 꼽았다.
특히 화장품 리필 매장에 적용되는 까다로운 규제 역시 매장 확대를 막고 있다. 현행법상 화장품을 리필하는 곳에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상주해야 한다. 화장품을 용기에 소분·충전하는 행위도 법령상으로 제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격증 시험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2022년까지 총 7차례 치러진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시험의 평균 합격률은 19.4%에 불과하다.
2021년 1월 대한상의 규제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화장품 리필 매장을 화장품 조제관리사 없이도 운영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난달 24일부로 2년간의 시범사업마저 종료된 상태다.
리필 매장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알맹상점도 최근 시범사업이 종료되면서 운영 중인 두 곳 중 한 곳인 서울역점에 화장품 조제관리사를 배치했다. 다만 해당 직원이 퇴사할 경우 자격증 소지자를 고용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전국 화장품 매장이 241곳이다. 식약처는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화장품 조제 관리사 없이도 화장품 리필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주은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화장품 리필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석 기자]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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