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대상
세계 각지에서 현지 입맛 잡는다
美 3000평 규모 LA공장 가동
연간 2000t 김치 생산 가능
월마트·코스트코 입점 '종가집 김치'
美 세계화 전초기지로 삼아
유럽·오세아니아 등 영토 확대
66년 역사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
국내 최초 조미료 미원 개발
청정원·종가집 등 메가 브랜드 키워
"가족 위한 건강한 식탁 만들 것"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김치가 이제는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김치가 면역력을 높여주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8100만달러였던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1억6000만달러로 4년 만에 두 배 증가했다.
종합식품기업 대상은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포장김치를 선보였다. 지금은 김치가 전 세계인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김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요리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세계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한국 전통 발효문화의 우수성을 알려 김치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늘어나는 미국 현지 수요에 대응해 미국 현지에 김치 공장도 지었다.
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김치 공장을 짓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다. 대상의 열 번째 해외 생산기지이자 아시아권을 벗어난 첫 해외 공장이다.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다.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 라인과 원료 창고 등 기반 시설을 갖췄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브랜드는 현지인들이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Jongga(종가)’로 결정했다. 이곳에서는 전통 김치의 맛을 살린 ‘종가 오리지널 김치’를 비롯해 글루텐 프리(밀가루 성분 중 하나인 글루텐을 피하는 것), 채식주의 같은 미국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비건 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양배추 김치 등을 생산한다. 작년에 월마트를 시작으로 점차 입점 매장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대상은 미국 LA공장을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 내 김치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유럽과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지역에 김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을 종가집 김치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대상은 세계인들에게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해 1월엔 미국 뉴욕타임즈 지면에 ‘김치는 당연히 한국음식’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재했다.
김치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발효음식이며,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총 세 편의 김치 다큐멘터리 ‘김치유니버스’를 제작해 국문판과 영문판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대상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김치 요리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2020년 11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미국의 CIA와 함께 ‘한국 김치의 건강 기능성’이라는 주제로 ‘미국 종가집 김치 요리 대회’ 열었다.
지난해 1월에는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와 함께 파리에서 ‘유럽 종가집 김치 요리 대회’를 개최했다. 두 대회 모두 지난해 2회 차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대상은 앞으로도 글로벌 김치 요리대회의 개최지역과 참가범위를 늘릴 방침이다. 임정배 대상 사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가집 김치가 김치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의 역사는 6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대세였던 1956년, 대상그룹 창업자인 고(故) 임대홍 회장은 감칠맛을 내는 성분 글루탐산의 제조 방법을 개발해 우리나라 최초의 조미료 회사인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를 세웠다. 이곳에서 최초의 국산조미료 ‘미원’이 탄생했다. 그로부터 6년 뒤 회사 이름을 미원으로 변경했다.
1987년에는 창업회장의 장남 임창욱 명예회장이 취임하면서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다졌다. 1996년 ‘청정원’ 브랜드를 출범시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했고 이듬해 기업명을 대상으로 바꿨다.
2006년에는 두산으로부터 ‘종가집’을 인수했다. 지금은 식품 분야 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전분당, 라이신 등 소재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 및 외식·급식 사업도 펼친다.
2017년 2조9688억원이었던 매출은 증가세를 거듭해 2020년에 3조원을 돌파했다. 작년에는 연매출 3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2017년 967억원에서 지난해 1532억원으로 불어나 2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상의 대표 브랜드 청정원은 ‘신선하고 깨끗한 자연을 정성스럽게 담아서 가족을 위한 건강한 식탁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라인업도 다양하다.
장류 전문 브랜드 ‘순창’, 100% 자연숙성 간장 전문 브랜드 ‘햇살담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호밍스’, 안주 HMR 브랜드 ‘안주야’, 음용식초 브랜드 ‘홍초’, 자연조미료 ‘맛선생’ 등 8개 하위 브랜드를 갖췄다. 김치 브랜드 종가집은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종가반상’과 신선원료 브랜드인 ‘아침에ON’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사업도 키우고 있다. 온라인 전용상품 ‘집으로ON’을 통해 다양한 간편식을 판매한다. 이 제품들은 대상의 온라인 직영몰 ‘정원e샵’을 비롯한 e커머스 채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정원e샵에는 청정원, 종가집, ‘복음자리’, ‘라이틀리’ 등 다양한 식품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출처 : 한경
기사원문 :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60856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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