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무조건 순하고 저자극 제품 아니다”
- 조아영 기자 jjay@vop.co.kr
- 발행 2022-04-25 17:24:10
최근 화장품 업계에 비건(vegan)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비건 화장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내 현행법상 ‘비건 화장품’에 대한 기준이 없어 필요성이 제기된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동물 실험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최근 윤리적인 가치를 소비를 통해 나타내는 가치소비(미닝아웃)가 떠오르면서 비건 화장품 시장도 점차 성장하는 추세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6.3%씩 커지고 있다.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7조원에서 2024년 약 2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비건 화장품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업체마다 다양한 비건 제품을 출시했다. 스킨케어, 헤어, 색조 등이다. 아로마티카, 톤28, 달바 등 비건 화장품을 주로 취급하는 중소 브랜드도 생겨났다.
‘비건’ 국내 현행법상 기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비건 화장품은 출시되고 있지만, 현재 국내법상 ‘비건’의 기준은 명확하게 내려지지 않았다. 제조업체마다 동물 실험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을 비건이라고 칭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통상 비건 인증 기관을 통해 제품을 검증한 뒤, 인증 마크를 받고 있다. 국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 인증 기관으로 선정한 한국비건인증원이 있다. 해외에는 바이오리우스(벨기에), PETA(미국), 이브 비건(프랑스), 비건소사이어티(영국) 등 다양한 인증 기관이 있다.
비건 인증기관은 공통적으로 동물실험 진행 여부와 동물유래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화장품 제조업체는 국내 대행사를 거쳐 해외 기관의 심사를 받는다. 인증기관마다 정해진 기간에 따라 재인증 심사를 받아야 한다.
벨기에 바이오리우스 비건 인증원의 경우, 동물 실험과 동물성 원료를 하지 않았다는 입증 자료를 바탕으로 심사한다. 제품을 구성하는 각각의 원료마다 비건 입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책임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한 서류 검증까지 마친 후 인증을 받게 된다.
비건 인증을 받은 원료를 배합하면 비건 화장품이 된다. 유기농, 천연성분이 들어가야 한다는 기준이 없어 화학물질이나 합성 원료가 첨가될 수 있다.
비건 화장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규정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양재천 교수는 “비건의 정부 규정은 필요하다”라며 “국가에서 인정한 기준이 없어 아직은 마케팅 용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기농 화장품도 처음에는 기준이 없었지만, 전문가 의견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해서 규정했다. 비건도 앞으로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게 된다면 시장의 혼란이 없게 국가에서 정의를 내려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비건 화장품, 기능성 떨어질 수도...“무조건 순하고 저자극 아냐”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 비건 화장품은 기능성 측면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재천 목원대학교 화장품공학과 교수는 “미백 효과, 주름 개선 효과, 보습 효과 등 효과를 보기 위해서 여러 원료가 들어가야 하는데, 식물성 원료만 쓴다면 기존 동물성 원료에 비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라며 “제조업체마다 가지는 제조 공정 기술에 따라 성분의 효과가 다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비건 화장품은 ‘저자극’, ‘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식물 성분이 무조건 자극이 없는 건 아니다. 식물 성분은 자극이 없고, 동물 성분은 자극적일 거라는 이미지로 이분법적인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
양 교수는 “어떤 성분이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라며 “화장품에 쓰이는 원료는 독성 실험을 해서 안전 기준에 따라 사용한다. 그렇다고 식물 성분이 자극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성분 표시를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골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아영 기자 ”
출처 :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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