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5 08:17
5년째 이어진 실적 부진…증권가 "단기 개선 어려울 것"
계속되는 실적 부진을 무차입 경영으로 극복해 온 남양유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영권 매각 관련 소송이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실적 개선 전략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법적 분쟁 과정에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95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소폭(0.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779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 늘어났다. 순손실도 589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0% 불어났다.
남양유업의 실적 부진은 2017년부터 지속된 것이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감소(2016년 1.17명→2020년 0.84명)함에 따라 주력 제품인 분유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유급식 사업에도 제약이 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2016년 1조2392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까지 22.9%나 떨어졌고 418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뛰어다나는 점이다. 이는 1998년부터 이어온 회사의 무차입 경영 기조와 무관치 않다. 당시 남양유업은 3개 은행에서 차입한 180억원을 모두 상환했고 이후에도 차입금 없이 경영 활동을 이어온 덕에 지난해 말까지 부채비율을 15%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의 경우 2019년 도입된 IFRS16 회계기준이 리스부채를 차입금으로 인식하는 탓에 최근 4% 수준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2018년까지는 0%를 유지했다.
다만 실적 부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재무건전성도 덩달아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만 해도 2019년 대비 10.7%(9293억원→8300억원)나 줄었다. 2년간 112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곳간에 결손이 생긴 탓이다. 보유 현금도 줄고 있다. 이 기간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16.8%(2170억원→1806억원) 축소됐다.
이에 남양유업은 기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건강기능식품 등의 신성장동력 마련을 통해 대응하겠단 방침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있었던 경영권 매각 이슈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실적 개선 전략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법적 분쟁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역시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해 5월과 11월, 각각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대유위니아 그룹 지주사 대유홀딩스에게 지분 53.08%를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한앤컴퍼니와의 계약의 경우 홍원식 회장이 지분매각절차에 돌입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대유홀딩스는 홍 회장이 계약위반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파기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생긴 한앤컴퍼니와의 주식매매계약 이행 관련 본안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리딩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현재 남양유업은 법적 분쟁으로 인해 경영 전략에 제대로 집중할 수조차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슈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소송 과정에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가 당분간은 실적을 개선하는데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소송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다만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회사는 기존 브랜드 경쟁력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팍스넷뉴스
최재민 기자 cdm495220@paxnetnews.com
출처 : 팍스넷뉴스
기사원문 : https://www.newstong.co.kr/view3.aspx?seq=10656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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