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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다시 뛰려면 '밑빠진 독' 국가R&D 기업에 직접 맡겨야 [톡톡! 경영인]

KBEP 2022. 4. 12. 07:55
전범주 기자
입력 2022/04/10 17:02
 
최진식 신임 중견기업연합회장

한국경제의 허리에 활력 넣으려면
 

자산총액 5000억~1조원 사이의 한국 중견기업은 5500개 남짓 된다. 전체 기업 수로는 1.4%에 불과하지만 고용의 13.8%(158만여 명), 매출의 16.1%(770조원)를 담당하는 한국 경제의 허리다. 이병철·정주영 세대가 무주공산이던 한국 산업의 근간을 일궜다면 이후 중견기업 창업주들은 변방의 영역에서 세계적 기업을 키워낸 '살아 있는 전설'들이다. 이들의 연합체를 이끌게 된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신임 회장은 한국 경제의 비효율과 우리 사회의 불공정 이슈를 결국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책임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창업주의 기업가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는 글로벌 중견기업들이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심팩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최 회장은 "정부가 민관학(民官學) 협동 연구개발(R&D)의 주도권을 중견기업에 줘서 국가 R&D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경제단체장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소감은.

▷상당히 기대되고 고무적이다. 함께 만난 경제단체장 모두 공감했다. 윤 당선인은 '경제성장이란 우리 기업이 발전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핵심을 명확히 짚었다. 특히 경제를 잘 모르니 많이 알려달라고 진심으로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제 분야에서 공무원은 보조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고도 했다.

―경제성장을 위해 새 정부에 꼭 건의할 게 있다면.

▷국가 R&D 사업의 주도권을 중견기업에 달라는 거다. 중견기업은 그 자금을 진짜 필요로 하는 사업에 쓰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 R&D 과제와 정부 예산을 중견기업에 직접 뿌려주고 어떤 학자와 함께 연구할지 기업의 눈으로 정해 매칭시키면 효율성이 확 높아질 것이다.

지금은 R&D 자금이 대학과 연구소에서 모르핀처럼 기능을 하는데, 죽일 곳은 빨리 죽이고 새로운 영역에서 회생할 기회를 줘야 경제가 활성화된다.

―한국 중견기업의 장점은 뭔가.

▷제약업체 연구소장 출신의 중견기업 창업가와 와인을 한잔하면 그의 손끝에 불그스름한 반점이 생긴다. 평생 연구소에서 실험하면서 알코올로 손을 너무 많이 닦아서 그런 알코올 반응이 나오는 거라고 한다. 이렇게 평생 한 분야를 파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가가 아직도 일선에서 뛰고 있다는 것. 이게 중견기업의 힘이다.

―벤처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뭔가.

▷기업과 나라 모두 성장 잠재력은 얼마나 유능한 인재를 수용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좋은 인재를 모을 수 있느냐에 모든 게 달렸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기업군은 게임, 소셜네트워크, 바이오 부문이다. 기존 중견기업도 고민이 많겠다.

▷중견기업 오너들은 2세를 중심으로 신사업 구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데, 메타버스가 유망하다고 해서 준비도 안 된 제조업체가 거기로 가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겠나. 본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미래 먹거리를 개발해야 생존할 수 있다.

―제2 벤처붐이 한창인데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중견련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이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다.

오너 1세에서 2세로 경영 인수인계를 진행하는 중견기업이 많은데, 협회에서 이런 기업에 전략적투자자(SI)로 여유자금을 투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중견련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를 만들기로 했는데, 최소 3000억원 이상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중견련의 가장 큰 이슈는 가업승계 아닌가.

▷지금 중견기업은 가업상속을 하거나 증여하려면 세금을 60%까지 내야 한다. 우리가 범죄자도 아닌데 그런 취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개국 평균 수준으로 기업을 규제해달라, 세법·상속세법 등 모든 법을 OECD 평균만 되게 해달라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안했다.

―경영권을 꼭 창업주 자녀에게 넘겨야 하나.

▷자식이 아니라 함께한 종업원들에게 기업을 내놓고 싶어도 현행법상 똑같은 어려움이 있다. 불특정 다수의 직원에게 내 지분을 기부하고 싶어도 엄청난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야만 한다. 이기주의가 효율성을 불러일으키는 시장 자본주의라는 기본틀 안에서 부익부 빈익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시스템을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할 때다.

▶▶ 최진식 회장은…

동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동양증권 기업금융부문 이사, 한누리투자증권 전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외환위기 이후 2001년 쌍용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쌍용정공을 인수해 심팩(SIMPAC)으로 사명을 바꿨다. 심팩은 세계적인 합금철 전문기업이자 국내 프레스업계 대표 중견기업이다. 올해 2월 제11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전범주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출처 : 매일경제

기사원문 : https://m.mk.co.kr/news/business/view/2022/04/321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