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2-04-03 16:13 김혜지 기자
소스처럼 찍어먹는 김치에서 버터처럼 발라먹는 김치까지…김치 변신은 무죄
K김치가 변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 인기도 상승해 관련 업계의 현지화 공략이 K김치 변신을 이끌고 있다. 덜 매운 김치 제품 출시와 할랄 인증 등 기존 전략을 벗어나 비건, 글루텐 프리 김치까지 개발하는 등 맛의 옵션을 늘리는 식이다. 여기에 소스, 버터 등 제형 변화를 꾀한 김치도 등장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치 수출량 증가로 세계 시장에서 김치 제품 형태가 진화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 5992만 달러(한화 약 1907억 원)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대비 38% 가까이 증가하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여기에 김치 수입이 줄면서 김치 무역수지는 1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김치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에서 인기 먹거리로 부상했다. 현지에서 자체 개발된 김치와 고추장 메뉴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고추장 버거를 선보였고, 현지 재미교포 ‘로린 전’ 씨가 개발한 김치 브랜드 ‘Mother-in-Law's Kimchi’(장모님김치)도 인기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친환경식품박람회에도 참여한 장모님김치는 김치, 소스와 함께 물김치를 응용한 마시는 김치 ‘Drink Your Kimchi’ 신제품도 내놨다.
‘김치 종주국’ 위상을 지키기 위한 국내 식품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단순히 김치 맵기를 낮추기보단 제형 변화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미주, 유럽 지역 현지인들이 스리라차 소스를 즐겨먹듯, 김치도 찍어먹는 식으로 소스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풀무원의 ‘김치 랠리쉬’가 탄생한 이유다. 김치 랠리쉬는 젓갈을 뺀 일종의 비건 김치로, 동남아풍 스리라차 소스를 가미해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기존 김치가 아니라 양념, 소스 등 어디에든 활용할 수 있어 신개념 김치 카테고리”라고 설명한다.
샘표는 최근 캔 형태의 김치를 출시하며 유럽, 미주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샘표 캔 김치’는 해외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캔 제품으로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냄새가 나지 않고, 맛이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소용량(160g)이라 잔반 걱정 없이 먹고 싶을 때마다 꺼내서 먹기 좋다. 여기에 샘표 주력 발효에센스 ‘연두’를 가미해 완전 채식주의(비건) 소비자들도 김치를 즐길 수 있다.
파우치 양념형태로 제작된 새미네부엌 김치양념맛도 샘표만의 무기다. 지난해 샘표는 요리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로 각종 간편 소스, 양념 파우치 종칩합 브랜드 ‘새미네 부엌’을 선보였다. 배추김치, 깍두기, 물김치 등 전통김치를 그대로 해외에 가져가 소개하기 보단, 양념 소스로 간편화한 해당 제품으로 현지에 맞게 보완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 종가집 브랜드를 보유한 대상도 비건과 글루텐 프리 김치를 앞세워 해외 공략에 나선다. 대상은 지난달 업쳬 최초로 김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미국 LA현지 공장 본격 가동에 돌입해 주목을 끌었다. 대상은 LA공장에서 기존 김치 제품을 포함 현지 식문화와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맛김치, 양배추 김치 등 총 10종과 핫소스처럼 묽은 제형의 오푸드(O’food) 고추장 6종을 생산한다.
대상 종가집은 1993년 일찌감치 캔김치를 개발해 통조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김치를 선보인 바 있다. 캔은 이동 중 냄새가 나지 않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캔김치는 과거 해외 여행객이 증가할 당시 필수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었고, 현재까지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깔끔한 맛 종가집 김치’와 ‘고소한 맛 종가집 볶음 김치’ 2종이 국내와 미국, 유럽 등 40여 개국에서 판매된다.
CJ제일제당도 K김치 열풍에 힘입어 ‘비건화’를 추진한다. 대표적인 제품이 채식 트렌드에 맞춰 젓갈 없이 100% 식물성 원료의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다. 최근 북미 지역 사업을 강화하며 지난해부터 소용량 수출용 제품 포장 용기에 담은 ‘비비고 단지김치’로 새단장했다. 회사 측은 미국 내 7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아시안 식품유통업체에 입점해 메인스트림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에서 인기를 끌며 해외에서 먼저 유명세를 탄 서울시스터즈의 ‘김치시즈닝’은 최근 협업(콜라보)을 통해 ‘김치 버터’를 선보였다. 뿌려먹는 양념가루로 탄생한 김치시즈닝은 다양한 콜라보 요청으로 과자, 우동, 소시지 등으로 변신해 왔다. 이어 최근 수제발효버터 전문 ‘블랑제리뵈르’와 손잡고 김치 버터로 진화했다.
출처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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