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2.03.20. 오전 8:03
육성연 기자
코로나 이후 건강식으로 인기 높아진 김치
김치를 다양하게 응용하는 레시피 주목
햄버거ㆍ핫도그ㆍ후무스 등 다양한 활용
뿌려먹는 김치 소스나 김치 가루도 인기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김치볶음밥은 냉장고 남은 음식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저녁 식사”
지난해 10월 영국 유력 매체 인디펜던트의 기사 제목으로, 매체는 김치볶음밥이 김치와 버터, 햄 등 남은 음식을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김치를 활용한 요리법은 영국 뿐 아니라 여러 해외 매체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콘텐츠가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김치가 ‘슈퍼푸드’로 불릴 만큼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단순한 섭취 뿐 아니라 김치를 활용하는 레시피에 주목하는 현상이다. 한국인이라면 잘 알고 있듯이, 김치는 다른 음식과의 ‘조합’이 뛰어난 음식이다.
최근 해외 매체에서 연이어 소개되는 김치 메뉴들은 유명 셰프들이 선보이는 김치 퓨전 음식 (fusion, 다양한 재료와 조리 방법이 혼합된 음식)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김치 활용 레시피들이다. 김치를 자국 음식에 넣어 먹거나, 최근 유행하는 음식에 응용하기도 하고, 핫도그나 스낵 등 간식에서도 사용한다. 한국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새로운 결합의 탄생이다.
특히 김치와 고추장, 꿀이 들어간 ‘김치 핫도그’는 영국 언론에서 소개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튜(stew, 고기와 채소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서양 요리)에 김치를 넣은 ‘김치 스튜’도 영국 언론에 종종 등장한다.
라면에 넣은 김치 역시 해외에서 자주 소개된다. 아일랜드 매체 아이리쉬 타임스와 인도네시아 식음료 전문지 데틱푸드(Detikfood)도 라면에 김치를 넣어 먹는 퓨전 음식을 추천하기도 했다. 데틱푸드는 현지의 국물 라면인 미꾸아(Mie Kuah)에 김치를 넣은 ‘미꾸아 김치’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침으로 먹는 빵이나 밥 대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슈퍼푸드”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최근에는 중동의 대표음식인 후무스(Hummus)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경우도 늘어났다. 후무스는 으깬 병아리콩에 올리브오일과 각종 향신료를 섞은 것으로, 채소를 찍어 먹거나 빵에 발라먹는 소스로도 이용된다. 담백한 맛이 강해 새콤한 김치와 잘 어울린다.
김치 퓨전 음식은 보다 간편하게 완성되기도 한다. 음식에 김치 소스나 김치 양념가루를 뿌려먹는 방식이다. 원하는 음식에 활용할 수 있으며, 김치 맛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레스토랑에서는 서양인들이 자주 먹는 새우요리에 김치 소스를 곁들여 제공하기도 하며, 현지인들은 과자나 핫도그, 파스타 등에 김치 양념가루를 뿌려먹기도 한다. 국내 업체 푸드컬쳐랩이 만든 ‘김치시즈닝’ 제품이 대표적이다.
유럽에서 김치 소스를 판매하는 국내 스타트업 루에랑(Lou et Lang)의 경우, 코리안스트리트 브랜드로 출시한 소스 제품중 ‘강남 김치소스’가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루에랑 관계자는 “‘강남김치소스’는 핫도그, 햄버거, 피자, 나초, 감자튀김 등에 두루 어울리는데, 유럽에서 가장 인기인 레시피는 피자에 김치소스를 곁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콤한 소스를 더해 느끼함을 잡아내고, 피자 치즈의 감칠맛을 살려준다는 설명이다.
이규민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한식이 많이 알려졌지만, 외국에서 한식은 여전히 에스닉푸드(이국 음식)”라며 “전통 음식에 대한 본격적인 호기심과 선호도에 이르기 전에 그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 소위 퓨전 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퓨전 김치 메뉴들은 1차적으로는 김치에 큰 관심이 생겼다고 볼 수 있으며, 앞으로는 한식 전반에 대한 긍정적 태도의 형성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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