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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新금맥찾기, 바이오 '골드러시'①] “큰 손들이 나섰다” 재계 강력 드라이브

KBEP 2022. 2. 28. 08:55

삼성·SK·LG 미래 산업의 '교집합'

  • 기자명 박정훈 기자 
  •  입력 2022.02.27 09:05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건강한 삶’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과거에는 의학(醫學)이나 제약(製藥) 정도로 한정됐던 바이오의 범주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이오의 산업적 가치에 대해 이전보다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는 중이다. 여기에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바이오는 대표적인 미래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의 ‘건강한 삶’이라는 지향점을 넘어 이제는 ‘인류의 존속’을 위한 산업으로 그 무게감도 달라졌다. 글로벌 기업들의 대자본이 바이오와 관련된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기술의 수준과 발전의 속도 역시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빨라졌다는 평가다.

한국 주요 기업들이 바이오 골드러시에 뛰어든 배경이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각자의 바이오 경쟁력을 강화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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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재계순위 TOP4 기업들 삼성·SK·LG 등 3개 기업은 전문 법인 혹은 사업부문을 운영하며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바이오 사업 육성에 나서며 최고경영자의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일종의 속도전을 벌이는 중이다.

삼성, 바이오도 ‘초격차’로

2010년 故이건희 회장은 “현재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 스마트폰, LCD 등이 10년 후에도 현재와 같은 글로벌 1등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우리는 반드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삼성 미래전략실은 5개 분야의 신사업을 제안했으며 그 중에는 제약(製藥)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이 미래전략실의 제안을 승인하면서 바이오에 대한 삼성의 투자가 가속화됐다. 삼성은 1990년대부터 바이오 사업 가능성에 집중한 셈이다.

SK팜테코가 약 420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CDMO CBM社 디스커버리랩 출처: SK(주)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www.econovill.com)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크게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CDO)과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개발 등으로 구분된다. CMO와 CDO를 담당하는 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담당하는 기업이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이후로는 속도전이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이후 9년 만에 총 3개의 CMO 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번째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2만 리터에 이르는 생산능력(CAPA)으로 CMO 분야에서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7월 10번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Pipeline, 신약개발 프로젝트) ‘SB17’의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이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총 5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함으로 자사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바이오 부문의 의미 있는 성과들을 확인한 삼성은 전폭적인 추가 지원 계획을 밝힌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이 발표한 ‘240조원 투자 계획’에는 “차세대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등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목표가 명시돼 있다.

큰 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의 ‘공격적 투자 기조’를 계속 유지함으로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입지를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진출한다. 4공장 완공 이후에는 추가로 2조5,000억원을 투자해 5, 6공장의 건설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파이프라인 확대를 추진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코로나19 이후의 미래 준비 투자계획>에서 삼성은 바이오 투자의 방향성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산업은 고부가 지식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라면서 “이른바 ‘바이오 주권’의 확보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고, 자국 내 바이오 생산시설 존재 여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현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관점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에서 추구한 ‘글로벌 초격차’의 입지를 바이오에서도 이루겠다는 의지다.

SK, 정유-통신-반도체 그리고 바이오

SK의 바이오 사업은 1993년 故최종현 회장이 설립한 대덕연구단지의 신약개발 연구소에서 시작된다.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SK의 경영진 내부에서는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를 두고 회의감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03년에는 SK 경영권에 대한 소버린자산운용의 지분 공격으로 최태원 회장은 한 차례 경영권을 뺏길 위기를 마주하기도 한다. 바이오 사업 강화를 노리는 최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만큼 당시 SK의 바이오 사업은 존폐를 걱정하는 위기에 처한다.

이후로도 여진은 계속됐지만 최태원 회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의 경영권과 바이오 사업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성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위기를 견뎌 낸 SK 신약개발 연구소는 설립 3년 만인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후보 물질 임상시험 승인(IND, Investigational New Drug)을 받았다. 이후 연구소는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를 기술수출 계약 성사, 수면장애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에 대한 기술수출 및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획득 등으로 경쟁력을 보여준다.

신약개발연구소는 지난 2011년 SK㈜에서 물적 분리되면서 ‘SK바이오팜’이라는 이름의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여세를 몰아 SK그룹은 바이오 사업을 미래 산업의 한 축으로 정하고, 지주회사이자 투자전문법인 SK㈜를 통해 매우 적극적으로 업의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SK㈜는 CD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통해 미국의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Cell·Gene Therapy) CDMO인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社에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함으로 2대 주주가 됐다. 2021년 3월 프랑스의 CDMO 이포스케시(Yposkesi)社를 인수한 후 9개월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까지 진출한 것은 전 세계의 바이오 업계가 주목할 만 한 성과다.

현재 SK의 바이오 사업은 크게 SK팜테코(CDMO), SK바이오팜(신약개발),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개발 및 유통),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의 신성장 사업을 키워낼 승부수를 바이오에서 찾고 있다는 평가다.

LG, 다시 바이오에 발동 건 전통의 ‘명가’

주요 기업들 중에서 바이오를 하나의 사업으로 시작한 시기는 LG가 가장 빠르다.

LG 바이오 사업의 기원은 LG의 전신인 ㈜럭키가 1979년에 설립한 ’럭키중앙연구소’다. 이후 본 연구소의 영역 확장에서 새롭게 마련된 유전공학연구부(1981년), 그로부터 2년 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유전공학 전문 연구기관 유전공학연구소(1983년)와 의약품사업부(1984년)에서 진행된 완제품 의약품 제조 프로젝트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LG 바이오 사업의 근간이 된다.

강력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2002년 8월 1일 ㈜LG의 전신인 ㈜LGCI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이 분리되면서 설립된 ㈜LG생명과학으로 이어졌고, 2017년 1월 1일 LG화학에 ㈜LG생명과학이 인수되면서 현재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로 그 명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LG의 바이오 사업은 제약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2002년에는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Factive)’의 개발에 성공해 국내 시판 허가를 취득했고, 2003년 4월에는 FDA 신약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04년 3월에는 캐나다 신약 승인까지 획득했다.

지난 2007년에는 FDA로부터 인간성장호르몬 1일제형 발트로핀의 판매 허가를 취득했고, 5월에는 관절염 치료제 ‘히루안플러스’의 유럽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2008년 10월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알레르기 진단 단백질 칩을 개발했고, 2009년 12월에는 세포보호물질의 연구용 전문시약을 상용화했다. 2012년 6월에는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했다.

이코노믹리뷰 DB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www.econovill.com)

LG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기조를 만나 LG의 바이오 전략은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구 회장의 큰 그림을 바탕으로 적극적 투자를 통한 역량 확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다가오는 2030년까지 혁신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장기 관점의 목표를 밝혔다.

퀀텀점프를 위한 발판도 마련됐다. 당장 지난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2025년까지 혁신 신약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ESG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수”라면서 “이를 위해 약 30건의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전략적 투자 등을 검초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박병국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백신의 빠른 개발을 위한 연구의 활성화로 인해 인접한 분야인 의약품 위탁생산, 유전자·세포 치료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산업의 성장도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미래의 변화들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가능성 있는 신사업을 찾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바이오 관련 분야로 시선이 집중됐다”라고 말했다.

상상인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바이오 산업에 대한 주요 기업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투자업계는 바이오에 투자한 대기업들과 더불어 앞으로 새롭게 시장에 진출할 기업들이 보여줄 성과들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www.econovill.com)

기사원문 :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566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