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1.09.23 04:20
①'입시비리 혐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②'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중단 외압 혐의' 이성윤 서울고검장 ③'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혐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는 이들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건 당사자들이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 그래서 재판 내내 정치·사회적 반향이 크다는 점이다. 더불어 변호인단에 특정 법무법인 변호사들이 이름을 올린 것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법조계에서 '서초동 김앤장'으로까지 불리는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얘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LKB는 최근 수년간 외형적으로 급성장했다. 창업자인 이광범(62) 대표 변호사가 2012년 설립 당시만 해도 4명의 소규모 로펌이었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최근엔 소속 변호사가 70여 명까지 늘어났다. 10년도 안 돼 변호사가 17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법조계에선 특히 LKB의 성장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친여 인사와 관련한 굵직한 사건을 도맡은 게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는 해석이다. 조국 전 장관 부부 사건뿐 아니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도 LKB가 관여했다.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용구 변호사 등 LKB 출신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자리를 꿰찬 것도 성장세를 설명하는 이유로 꼽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요즘 LKB를 보면 노무현 정부때 법무법인 화우와 해마루, 이명박 정부 때 법무법인 바른이 크게 성장했던 것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관 출신 多' 네트워크 작용"...정치 사건으로 이름값 올려
법조계에선 이광범 대표 변호사의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판사 출신인 이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등 법원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법원 내 진보판사 연구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로 법조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2012년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별검사를 지낸 데 이어, 지난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이란 점도 LKB의 특징이다. 이 변호사를 포함해 18명 대표변호사 체제로 운영되는데,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 변호사부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장일혁 변호사, 서울북부지검장 출신 임권수 변호사, '국정농단 사건' 특검보 출신 박충근 변호사 등도 있다.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대표는 "전관이 많은데도 대형로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입소문이 있어 의뢰인들이 LKB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형로펌들이 정치·사회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꺼리는 데 반해, LKB가 공격적으로 선점하며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LKB는 친여 인사 이외에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수임한 바 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 사법부가 진보 성향이 뚜렷하다고 생각하는 의뢰인들이 LKB에 사건을 맡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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