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레이저티닙’ 기술이전 모범 꼽혀
- 기자명 황진중 기자
- 입력 2021.06.06 15:30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역량을 쌓으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조원 이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자 치료 등 공공성과 시장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약으로는 항암제가 꼽힌다. 유한양행은 3세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으로 항암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보령제약은 도입 항암제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기업은 또 자회사인 바이젠셀을 통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로나민 시리즈 등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을 확보한 일동제약은 자회사 아이디언스를 통해 표적항암제 ‘베나다파립(IDX-1197)’을 연구하면서 신약개발사로 변모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레이저티닙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이전 된 후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과 병용요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해당 약물은 국내에서 렉라자라는 이름으로 조건부 허가를 획득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진행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이다. 해당 사례는 기술이전의 모범으로 꼽힌다.
‘레이저티닙’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6199억원, 영업이익 843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매출액 기준 상위 제약사 중 1위로 꼽힌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지난 2017년 1037억원에서 지난해 2226억원으로 연평균 29% 성장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14.2% 수준이다. 유한양행은 적극적으로 신약 R&D에 투자하면서 기술이전 등으로 기술료 수익을 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R&D 성과는 3세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이다. 이는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에 선택성이 높은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다. EGFR 변이를 표적으로 저해하는 효능을 나타낸다. EGFR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난다. 서양인에서는 5~15%, 동양인에서는 30~60%의 변이율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 치료제로는 1, 2세대 TKI가 활용되고 있다.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1, 2세대 TGFR TKI 투여 후 약 9~14개월이 지나면 해당 약물에 내성이 생기면서 다시 암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 내성 변이의 약 50%는 엑손20에 있는 T790M 변이로 보고되고 있다. 레이저티닙 등 3세대 EGFR TKI가 해당 내성 변이를 타겟하고 있다. 1, 2세대 치료제 내성 발생 시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EGFR TKI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이 활용된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매출은 43억달러(4조7,708억원) 규모다.
타그리소 투여 후에도 1~2년 이내 내성이 발생한다. MET 유전자 증폭이 5~50% 비중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티닙은 EGFR/MET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항체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투여 임상에서 타그리소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공개된 연구 초록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은 타그리소 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45명 중 16명이 반응을 보였다. 객관적반응률(ORR)은 36%다. 타그리소 내성 원인인 EGFR/MET 변이 환자 17명 중 8명(ORR 47%)에서도 반응이 확인됐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타그리소 내성 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법이 없고 레이저티닙이 EGFR 저해, 아미반타맙이 EGFR/MET 이중 저해라는 메커니즘을 가졌기에 타그리소 내성 원인인 EGFR/MET 관련이라면 데이터가 잘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증명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 지정은 물론 2022년 품목 승인 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오픈 이노베이션 모범 기업으로 꼽혀
레이저티닙 사례를 필두로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 활용하는 모범 기업으로 꼽힌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샌약 개발 절차가 분절된 점을 활용, 각 단계에서 강점을 보이는 기업들이 협업을 하는 모델이다.
후보물질 발굴 등 비교적 초기 단계에 집중하는 R&D 바이오텍이 임상 1상 이전 단계 등을 마무리한 후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술을 이전, 제약바이오 기업은 임상 1~2상을 담당하는 방법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후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글로벌 3상 등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에 해당 후보물질을 이전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레이저티닙을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기술이전했다. 전임상 직전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을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에 이전한 건으로 모범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로 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최근 6년간 사업 다각화와 바이오텍 협업,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투자한 곳은 34개 기업이다. 투자 금액은 4,000억원 가량이다. 이 중 바이오텍에 2,468억원을 투자해 단기간 내 신약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체질개선에 힘을 쏟았고, 레이저티닙으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
기사원문 :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534688
'지식창고,뉴스 > 제약 바이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외 제약·바이오 산업계 명사들 '서울 코엑스' 모인다 (0) | 2021.06.10 |
---|---|
"韓 제약바이오 산업, 바이오시밀러 유럽시장 석권" (0) | 2021.06.10 |
한국바이오협회 ‘고한승 체제’ 100일, 스킨십 강화·스타트업 지원 주력 (0) | 2021.06.03 |
[바이오] 리스크 부담 큰 '신약 독자개발' 줄어든다 (0) | 2021.06.03 |
3350억 ‘K-바이오 랩허브 사업’, 불붙은 유치 경쟁 (0) | 2021.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