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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코로나·기후변화서 지구를 지켜라…'화이트 바이오' 뜬다

KBEP 2021. 3. 30. 14:08

입력2021.03.18 07:00:18

코로나시대 육식·배달음식 증가

소는 소형차 맞먹는 메탄 내뿜고

플라스틱 범람에 온실가스 가중

소 유전자 교체로 메탄 생성 억제

줄기세포 배양육·식물성 고기 확산

친환경 소재 플라스틱 개발도 박차

온실가스인 메탄을 내뿝는 소떼와 불타는 지구, 바이오 플라스틱 형상을 합성한 이미지

직장인 K씨(48)는 서양인처럼 육식을 즐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고기나 치즈, 햄을 더 많이 먹게 됐다. 특히 배달 주문 앱을 통해 치킨 등 배달 음식도 자주 시켜 먹는다.

하지만 그가 육식을 즐기고 배달 음식을 많이 시킬수록 지구온난화라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까.

우선 되새김질을 하는 소나 염소, 양 같은 반추동물은 몇 개의 위를 거쳐 음식물을 소화시킬 때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해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가 발생해 호흡이나 트림, 방귀로 배출한다. 장에서만 메탄가스가 생기는 다른 동물보다 메탄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1배나 더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준다.

소 한 마리는 연간 70~120kg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이는 소형차가 1년간 내뿜는 온실가스 못지않은 수치다. 이런 소가 세계적으로 15억~16억 마리에 달한다. 공장의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못지않게 경각심을 갖고 봐야 하는 것이다. 소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2,300kg을 내뿜는다. 물론 염소나 양도 소보다는 작은 양이지만 체중에 비례해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사람도 메탄가스가 나오지만 소의 약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 사육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축산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소가 방출하는 메탄을 줄일 방법을 연구해왔다. 영국 에버딘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2019년 소의 위장 내 미생물 유전자를 바꿔 메탄가스를 적게 방출하는 품종을 만들 수 있다는 논문을 내놨다. 다만 연구팀은 “메탄가스가 덜 나오도록 소를 개량할 때 고기의 질과 우유 생산량, 질병 저항력도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소의 얼굴에 마스크를 씌워 메탄가스를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기술도 개발돼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호주에서는 해안가에서 키운 소가 더 잘 자라는 것에 착안해 미역(바다고리풀)을 첨가한 사료를 먹여 99% 메탄 저감 효과를 봤다. 메탄가스를 생성하는 미생물을 억제한 것이다. 하지만 바다고리풀 성분에 오존 파괴 물질이 있어 특정 박테리아를 추출해 소에게 먹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과학자들은 소나 양에게 먹일 마늘이 섞인 사료첨가제를 만들거나 향신료로 사용되는 오레가노(꽃박하)를 이용한 사료보조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아예 소 등 동물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뽑아 근육과 지방 조직을 배양해 고기 맛과 영양을 내는 배양육을 개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최근 소의 근육세포를 배양해 쇠고기의 질감을 재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3D 프린팅 기술로 생산하는 배양육 생산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배양육을 만들면 기존 가축 사육 방식과 달리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게 된다. 에너지 사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50년까지 육류 소비가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다만 배양육 대량 생산 과정에서 항생제 오남용 염려가 남아 있고 박테리아 등 다른 오염원에 취약할 수 있다”며 “최근 배양육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센서 연구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물 세포 배양뿐 아니라 콩 등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드는 식물성 고기(대체육)도 있다. 식감도 고기 맛과 유사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요즘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줄기세포 배양육의 장점을 융합하는 추세다. 동시에 식용 곤충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기원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세계 인구 증가와 수명 연장, 중산층과 반려동물 식품 시장 확대로 인해 우유와 육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에 맞춰 대체유와 대체육 기술 고도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K씨처럼 배달 음식을 시키면 음식물 쓰레기와 폐플라스틱이 많이 배출돼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일회용 비닐 등 플라스틱 폐기물이 넘쳐나는 플라스틱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가 된 것이다.

석유화학 소재 대신 옥수수·콩·사탕수수·목재류나 미생물·효소 등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나 바이오 연료와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화이트 바이오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유럽, 미국 등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과 탄소 저감을 위해 관련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예컨대 옥수수 전분을 활용한 폴리락틱애시드(PLA)와 친환경 소재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등으로 생분해 비닐과 빨대, 컵, 페트병 등을 개발하는 식이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이를 쌓아둔 고분자 물질로 땅과 바다에서 모두 분해되는 특징이 있다. 기존 폐플라스틱 중 일부를 깨끗이 씻어 석유화학 원료의 30~50%를 충당하는 재활용 방식에 비해 매우 친환경적이다.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은 “아직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석유화학 플라스틱에 비해 기술이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라면서도 “현재 생분해성 고분자의 경우 상당히 물성이 좋은 PHA 공중합체(SCL-MCL PHA)를 개발해 생산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연구실에서 미생물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대체육의 고기 맛을 내는데 필수적인 헴(Heme)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맛과 향을 시험 중"이라고 소개했다.

유영숙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코로나19도 환경 파괴로 인해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존 보건의료 분야의 레드 바이오나 농업·식량 분야의 그린 바이오 못지않게 환경·에너지 분야의 화이트 바이오가 뜨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출처 : 서울경제

기사원문 : m.sedaily.com/NewsView/22JUSUEYFM#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