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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오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 법인장

by KBEP 2020. 12. 22.
  •  임광수 재외기자
  •  승인 2020.12.16 16:40
  •  

권오복 한국임업진흥원(KOFPI) 파라과이법인장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파라과이 숲을 가꾸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임업진흥원(KOFPI) 파라과이법인 권오복 법인장을 만나 그동안의 활동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들어봤다.
 
임광수 재외기자(이하 임) : 한국임업진흥원(KOFPI)은 어떤 기관인지, 파라과이에는 언제 어떤 계기로 법인이 설립됐는지요?

권오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장(이하 권) : 한국임업진흥원(Korea Forestry Promotion Institute: KOFPI)은 산림소득 증대와 임업의 고부가 가치 창출을 위해 2012년 1월에 설립된 산림청 산하 준정부기관입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청의 위탁을 받아 산림 임업분야의 여러 가지 법정사업을 시행하고 임업인들의 생산과 유통과 관련된 일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한국임업진흥원의 파라과이 현지법인(KOFPI Paraguay S.A.)은 2012년 5월에 설립됐습니다.  목재자급률이 16%에 불과해 해외에서 필요한 목재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치우쳤던 해외산림자원 개발을, 땅도 넓고 기후도 나무 키우기에 알맞는 남미지역으로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 산림청은 파라과이 정부와 2009년 7월에는 산림협력 양해각서(MOU)를, 2011년 2월에는 시범조림사업을 주요 골자로 하는 조림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파라과이에 진흥원의 현지법인이 설립된 것입니다. 

설립 목적은 시범조림사업을 통해 해외조림 선진기지를 구축하고 수익성 있는 조림모델을 구축해 국내기업의 남미진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드론으로 본 조림지 전경 (사진제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임 : KOFPI 파라과이법인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주요사업은 무엇인지요?

권 : 우리 법인은 2013년부터 아순시온에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Caaguazu 지역에 조림을 시작해 총 1,281헥타르(ha) 면적에 나무를 심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심은 나무 종류는 제재목과 연료용(칩, 장작 등)으로 이용되는 유칼립투스라는 종입니다. 우리 법인은 심은 나무를 잘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1년에 서너 차례 이상 풀을 베어주고 간벌(솎아베기)과 가지치기도 해주며 겨울철에는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 예방에도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는 산불 집중 발생 시기인 8월부터 10월까지 산불감시원을 조림지에 고정 배치해 순찰하도록 해 다행히도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10월 중순경에는 조림지 관할 소방서를 방문해서 소액이지만 기부금도 전달하면서 조림지 화재 예방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기업의 남미 산림 투자 진출을 활성화시키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곳 파라과이에 (주)한파 등 세 개의 국내 업체가 이미 진출해 조림 사업 및 목제품 가공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출 기업이 원만하게 사업에 안착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적인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파라과이 산림청(INFONA)과 아순시온국립대학(UNA) 등 파라과이 정부 및 주요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국내 기업이 파라과이에 진출할 때 필요한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고, INFONA와는 공동으로 시험조림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이 조림지 인근 소방서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제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임 : 파라과이와 한국 임업의 장단점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한국의 선진화된 임산업 기술을 파라과이에 접목시켜 임업인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산업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면 어떨지요?

권 : 파라과이는 기후와 토질이 나무가 자라기에 알맞는 장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나무를 심은 지 50년이 지나야 벨 수 있는 반면 이곳에서는 심은 지 10년 정도면 벨 수 있고 연료용은 5~6년 정도면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나무가 빨리 자랍니다.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조림지가 넓고 토지가격이 저렴한 것도 파라과이 임업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파라과이는 시내에서 조금만 나가면 초지와 지평선밖에 보이지 않는 드넓은 토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파라과이에는 나무를 심을 수 있는 토지 면적이 2천만 헥타르(ha)나 있고 이는 한국 산림 면적의 3배 정도 규모입니다. 또한 토지 가격이나 임대료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 비해서는 매우 쌉니다. 

우리 법인의 경우 1헥타르(3,000평)의 조림지를 빌리는 데 평균 120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저렴한 임대료입니다. 또한 외국인이라도 해도 이곳에서 토지를 빌리거나 구매하는 데 문제가 없을 뿐더러 나무를 심으면 나무 소유권을 확실히 보장해 주는 것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외국인이 토지를 구매하거나 빌리는 데 제약이 많고 나무에 대한 소유권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외국인이 조림사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임업과 관련해서 파라과이의 단점은 아직도 불법 벌채가 많아 정상으로 키운 나무를 제값 받고 팔기 곤란한 면이 있고 시장이 좁아 판매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조림 및 나무 가공 기술 수준이 낮은 점도 아쉬움 중 하나입니다. 또한 파라과이는 내륙 국가이다보니 외국으로 수출하는 데 물류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들 중에는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기회요인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재의 다양한 처리 및 가공 기술 등 한국의 발전된 목제품 가공 기술을 이곳에 접목시키면 내수 시장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도 가능할 것입니다. 한국의 나무 육종 기술도 파라과이 임업과 접목시키면 여러 가지 쓰임새를 갖는 나무 품종과 제품을 개발해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 : 이외에 더 소개하고 싶은 역점 사업이 있다면요?

권 :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법인이 시범조림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파라과이 산림, 임업분야에 진출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 법인의 시범조림사업 결과와 독일과 같은 다른 나라의 파라과이 산림투자 사례를 국내에 소개해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파라과이에 관심을 갖고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잘 정착해서 사업에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도 우리 법인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임업진흥원(KOFPI) 파라과이법인 권오복 법인장(왼쪽 두 번째)과 직원들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임 :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에서 파견된 임업 관련 전문인들이 직접 일을 하나요?

권 : 현재 한국에서 파견 나온 직원은 저 혼자이고, 동포 직원 1명과 파라과이 조림전문가 1명이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진흥원에는 수십 년간 연구개발 경력과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조림 전문가는 물론 목제품 가공 전문가들이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자문을 구하고 있습니다. 파라과이 산림청과 국립아순시온대학 교수진들도 우리나라 시범조림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임 : 한인동포들이 궁금해 하는 파라과이 유칼립투스 시범 조림사업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권 : 유칼립투스라는 나무는 원래 호주가 원산지로 유럽인들이 남미에 들여와서 퍼진 수종입니다. 파라과이에서는 1990년대 중반 파라과이 정부가 재조림법을 제정하면서 일반인들이 상업용으로 심게 됐고, 2000년대 초반부터 광범위하게 퍼졌습니다. 기자님도 지나다니시다가 유칼립투스를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만 대부분 2010년 전후에 심겨진 것들일 것입니다.

유칼립투스는 아열대 기후대에서 잘 자라는 나무입니다. 파라과이도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 유칼립투스는 그 어느 나무보다 잘 자랍니다. 우리 법인 조림지 나무들을 보면 1년에 보통 5미터 이상 자라서 심은 지 2년만 지나도 나무키가 10미터를 훌쩍 넘습니다. 저희들은 1년에 2~3회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조사해서 기록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심은 지 1년된 조림지 모습 (사진제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다 자란 나무는 제재목이나 바닥재 등으로 쓰이고 장작이나 칩 등의 형태로 연료용으로도 많이 이용됩니다. 나무를 심은 지 3년 정도 지나면 1차 간벌(솎아베기)을 하는데, 그 때 나오는 나무는 대부분 연료용으로 판매합니다. 2차 간벌은 심은 지 6~7년이 되면 하는데, 간벌목의 일부는 제재목이나 베니어 원료로 판매되고 일부는 연료용으로 판매합니다. 그리고 심은 지 10~12년 정도 지나면 나무를 베어서 제재목 등으로 판매합니다. 

따라서 유칼립투스는 연료용으로 심으면 5년 정도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다 자란 나무도 10년이면 수확이 가능해서 10년 정도 기다리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심은 지 6년된 조림지 모습 (사진제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우리 법인이 유칼립투스 수종을 선택한 이유도 파라과이에서 잘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인이 먼저 시범적으로 조림과 관리를 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 진출하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우리법인은 토지를 임대해서 나무를 심었는데 일부는 ‘분수-임대계약’ 형태로 임대료를 내지 않는 대신 나중에 나무를 수확해서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조건으로 토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조림지 토지주들은 혼목조림 형태로 조림지 안에서 소를 함께 키워서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가 파라과이 기후에 적합해서 잘 자라는 것은 맞지만 필요한 관리, 예를 들어 정지작업(석회 및 비료시비, 경운 및 굴토작업, 배수로작업 등)과 무육작업(나무 생장을 위한 필요작업으로 간벌, 가지치기, 제초작업, 방화선 관리 등)을 품종 특성에 따라 잘 해줘야만 좋은 생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무 역시 혼자 저절로 자라는 일은 없습니다.
 
임 : 파라과이에서 일을 하시면서 특별히 보람이 있었거나 괄목할만한 사업이 있다면요?

권 : 특히 보람이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금년 1월에 이곳에 진출한 임업분야 기업들의 협의회를 만든 것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협의회 결성식에는 우인식 주파라과이 한국대사님, 크리스티나 파라과이 산림청장님, 구길본 한국임업진흥원장님 등이 참석했습니다. 현재 협의회 회장은 (주)한파의 정완준 대표이십니다. 

협의회는 비슷한 업종의 국내 기업들이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원료 공급 및 가공 등에서 협력을 통해서 상생을 도모하고자 결성된 것입니다. 협의회의 바람은 좀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파라과이 산림투자 분야에 진출해서 산림산업단지(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 단지 안에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부터 가공, 판매, 수출까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임 : 앞으로 귀관에서는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권 : 앞으로 10년 정도 1,281헥타르(ha)의 조림지에 심은 나무를 잘 가꾸고 판매를 잘해서 훌륭한 조림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파라과이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 등을 한국에 소개해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이곳에 진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우리나라 선진 임업기술을 이곳에 접목시키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발굴해서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나무와 소가 함께 자라는 조림지 모습 (사진제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임 : 파라과이 한인동포사회에 대한 바람이 있으시다면요?

권 :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여건과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민들께서 산림투자 쪽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앞에서도 설명드린대로 이 나라는 토지 임대료가 낮은 편이고 나무를 심은 지 5~10년 정도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가 일전에 방문한 적인 있는 FELBER라는 독일회사 사례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회사는 독일 현지에서 80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여해서 13,000헥타르(ha), 여의도 면적의 40배에 달하는 규모의 조림지에 나무를 심고, 거기에서 나온 나무들을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파라과이는 물론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산림회사입니다. 투자자들은 자기가 투자한 만큼 자기 명의의 토지를 갖고 그것을 조림회사에 위탁해서 나무를 심고, 가꿉니다. 투자자 중에는 1헥타르(ha)만 갖고 있는 소규모 투자자에서부터 수백헥타르(ha)의 토지를 구입한 투자자도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고 합니다. 

또한 파라과이에는 20여개가 넘는 독일 사람들의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조합원들이 힘을 합쳐 농사도 짓고 나무도 키우면서 병원과 학교까지 갖춘 자족적인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투자자 여러명이 모여 조림지 구매 및 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전문 회사가 조림-무육관리-벌채를 대행해 생산물을 구매해 가공, 판매하는 독일회사의 파라과이 산림투자사업모델은 참고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파라과이는 아직까지 조림할 수 있는 저렴한 토지를 큰 어려움 없이 임대 또는 구입할 수 있고, 생산된 나무는 파라과이 내수시장에서 연료용 및 제재용으로 판매하고 일부는 해외로도 수출할 수 있습니다. 이 나라는 2020년 9월 외래종에 한해 원목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해 인근의 브라질 등으로 원목 수출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또한 파라과이 정부는 2025년까지 천연림의 벌채, 이용을 감축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앞으로 조림목의 소비가 더 늘어나고 가격도 오를 전망입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파라과이에서 산림투자사업은 하나의 블루오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 또는 독일의 경우처럼 몇몇 분들이 함께 뜻을 모아 산림투자를 시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산림투자에 관심을 가지신 교민들이 계시면 조림지 확보 및 조림 등을 우리 법인에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www.dongponews.net)

기사원문 : 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3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