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은 개성에 있는 천년 고찰인 영통사가 복원된 사실을 전하면서 남한 불교계의 지원 사실은 빼놓은 채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덕으로 돌렸다.
평양방송은 9일 정명희 영통사 문화유적관리소장의 말을 인용, “장군님의 숭고한 애국애족의 사상과 현명한 영도에 의해서 오랜 세월 잡초 속에 묻혀 흔적조차 알 수 없던 영통사는 다시 훌륭하게 일떠서서 자기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복원된 영통사의 총 부지면적은 6만㎡에 달하고 26개의 건물들이 있는 연 건축면적은 4천㎡“라고 소개했으나, 남한의 불교 종파인 천태종이 대규모로 지원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천태종은 시조인 고려시대 고승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개창한 영통사를 성지로 여겨 2005년 40억원을 들여 북한 조선불교도연맹과 공동으로 영통사 건물과 석탑 등을 복원했다.
방송은 ”승려들이 생활하기 위한 건물, 절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한 객실들도 있다“고 말했으나, 지난해 6월부터 남한의 천태종 신자들이 ’성지 순례’를 위해 방문하고 있는 사실 역시 밝히지 않았다.
방송은 ”장군님의 손길 아래 자기의 옛 모습을 되찾은 역사유적 영통사는 오늘 우리 인민들의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한껏 북돋아주며 민족의 재보로 빛을 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북 지원단체의 한 간부는 ”북한이 남한의 지원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려는 북한의 빗나간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북한도 남북간 협력을 증진시키려면 있는 지원 사실에 대한 인정이나 고마움을 표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6.9.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