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점심 무렵 릴라 산자락에 위치한 조용한 온천 휴양소 '돌나 바냐'의 아담한 한 호텔에 도착했다. 분홍빛이 감도는 여름 꽃으로 예쁘게 장식된 정원의 놀이터와 수영장을 본 아이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각자 방 배정을 받고 같은 방 친구들과 짐을 정리하며 재잘재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우정을 다시 확인하는 아이들... 점심을 먹은 후, 조를 세 개로 나누고 장기자랑 준비를 하도록 하였다. 우리는 다음날 호텔 옆에 위치한 불가리아 고아원을 방문해서 장기자랑을 할 예정이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겉돌던 아이들도 조장의 지휘아래 점점 더 열성적으로 팀 활동에 참여했다. 어정쩡한 몸짓도 점점 음악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장기자랑 준비 후에는 수영, 영화 상영, 게임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은 캠프 첫날을 즐겁고 알차게 보냈다.
캠프 이튿날 아침, 바뀐 잠자리 탓인지, 또래의 친구들과의 함께 보낸 '하룻밤'의 설레임이 가시지 않아서인지, 아이들은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 고요한 아침을 경쾌하게 여는 음악이 울려 퍼지고 아이들은 모두 마당에 모여 새천년건강체조를 하였다. '얼쑤', '핫~ 핫~ 핫'.... 이렇게 아침 체조가 끝나고 모두들 방으로 들어갔는데 한글학교 막내둥이 현중이는 한 번의 체조가 아쉬웠는지 또다시 음악을 틀고 '재미있다, 이거는 어려워'를 연발하며 궁둥이를 뒤로 빼고 엉거주춤한 모양으로 열심히 체조를 했다. 귀여운 현중이...
아침 식사 후, 아이들은 선생님들을 졸라 수영장에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내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물 튀기는 소리, 첨벙대는 소리, 즐거운 함성과 해맑은 웃음소리가 또다시 우리의 첫 캠프장을 가득 메웠다.
돌냐바냐를 떠나기 전, 우리는 돌냐바냐의 시립 고아원을 방문하였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서 곁눈질만 하며 힐끗힐끗 쳐다만 보던 아이들은 빠른 템포의 음악소리에 서서히 긴장을 풀고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오후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한글학교 첫 캠프는 끝났고, 우리는 즐거운 추억을 마음에 가득 담고 고아원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소피아로 돌아왔다.
김소영 ( 소피아한글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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