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출고시간2024.03.05 14:37:23
'용문점액(龍門點額)',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우리 경제를 전망하며 뽑은 키워드다. 용문은 물살이 거센 협곡으로 잉어가 용문을 넘으면 용이 되고, 넘지 못하면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 상처만 입은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뜻이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거나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의미다.
용문점액은 경제뿐 아니라 농업에도 해당되는 키워드라고 본다.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전쟁으로 인한 식량안보의 위협 등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 농업이 경쟁력 있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용문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자국의 농업 위기 극복과 혁신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정밀화·무인화해 농사의 편리성·생산성·품질 향상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앞으로 스마트농업이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식량안보, 생태계 파괴, 소비자 기호 대응 등 농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농업 선진국들은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농업 시장도 연평균 10% 수준으로 가파른 성장 중이다. '농슬라(농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세계적인 농기계 기업 '존디어'는 이미 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에서 다양한 스마트 농기계를 선보였다. 운전자 없이 땅을 갈고, 씨 뿌리고, 비료 주고, 제초하는 최첨단 자율주행 트랙터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스마트농업을 전략적·체계적으로 육성해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농업기술 보급률을 농업 생산의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오는 7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일명 '스마트농업법'으로 불리는 이 법률은 스마트농업 지원센터 지정, 스마트농업관리사 제도 신설,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지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충북도에서도 올해 스마트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AI 과학영농 원년의 해'를 선포하고 관련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농업기술원에서는 스마트농업을 빠르게 보급·확산시키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부터 인력 양성까지 전방위적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우선 고소득 작목에 대한 최적 재배환경 설정 등 지역 여건에 적합한 '충북형 스마트팜 농업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콩 재배 전 과정 자동화 기술, 사과 자율주행 무인방제 기술 등 시설뿐 아니라 노지로 스마트농업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충북의 농업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종합·분석·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스마트농업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할 지역의 기술전문가와 선도적 농업인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농업은 농업 현안을 해결할 열쇠이자 농업의 혁신 성장을 이끌어갈 원동력이다.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농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농업 앞에 놓인 용문(龍門)을 넘게 해줄 튼튼한 도약대, 스마트농업이 빠르게 영농현장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출처 : 충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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