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 2023-12-12 11:25
전 세계가 보호무역주의 체제로 급변하면서 동맹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수출시장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은 동유럽 남동부의 국가 불가리아는 다변화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시장이다. 불가리아에서는 젋은이들이 즐기는 K-팝과 드라마,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한국 자동차와 휴대전화 그리고 리테일산업군의 한국 화장품과 식품까지 일상에서 한국 문화상품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양국의 교역량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국내 기업들은 인구 규모가 650만명 수준인 불가리아에 관심이 적은 편이다. 양국 교역 총액은 2022년 기준 약 4억7714만달러. 불가리아는 한국의 95위 수출국이고, 한국은 불가리아의 46위 수출국다. 큰 규모의 투자 진출이나 프로젝트 성공 사례도 많지 않았다.
다만 주요 선진국들은 우리와 다르다. 불가리아는 EU(유럽연합) 국가는 물론 미국, 중국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은 방산·에너지·친환경기술·바이오의료·ICT·농업 및 농업기계 분야에서 불가리아와 주로 교역한다. 중국은 불가리아를 ‘일대일로’ 정책의 주요한 지역으로 보고 인프라·에너지·공공조달·스마트시티 분야에 거듭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대(對)불가리아 교역량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었고, 중국은 불가리아의 7위 수입국가에 등극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불가리아에는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약 305억유로의 EU 기금이 유입되면서 교통,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수주 비중이 높은 EU 기업들과 파트너링한다면 충분히 진출할 수 있는 분야다. 코트라 소피아무역관도 열차 교체 프로젝트와 관련해 오퍼를 받은 경험이 있다.
의료현대화 프로젝트도 있다. 관련 현지 바이어들은 CT·초음파·진단기기 등 한국의 의료기기에 관심이 많다. EU의 그린에너지로 포함된 ‘원전’도 우리 에너지기업의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다. 방위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불가리아는 2024년부터 국민총생산(GDP)의 2%를 방산으로 편성하고 그중 20%를 신무기 획득에 쓴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육·해·공 무기 교체와 더불어 국경안보 시스템, 기뢰 제거장치, 전략물자 등 ‘첨단 무기’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
불가리아는 ‘유럽 내 1위 ICT 아웃소싱기지’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독일·인도 기업들이 진출해있고, 2022년에는 ‘구글, 아마존 웹 서비스, 딥마인드’가 불가리아 신규 인공지능연구기관 설립에 투자하기도 했다. EU 진출을 염두에 둔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에는 불가리아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한국 기업들은 유럽 시장의 전진기지와 첨단 기술 수요처로 불가리아를 선택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자동차부품기업이 EU 공략의 전진기지로 불가리아를 선택해 투자를 단행했다. 소피아시 지하철역에는 한국산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남들과 같은 전략을 따라가서는 기업들이 더는 살아남기 힘들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국가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보는 게 어떨까. 불가리아에는 장미와 요거트만 있지 않다. 비즈니스 기회도 있다.
황유선 코트라 소피아무역관장
zzz@heraldcorp.com
출처 : 헤럴드비즈니스
기사원문 :: https://mbiz.heraldcorp.com/view.php?ud=2023121200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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