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에디터별 스토리 • 12시간.
2023.10.23
① 생마늘 소금에 찍어 먹어
한국을 생각하면 ‘김치’, ‘김치’를 생각하면 ‘마늘’이 빠질 수 없죠. 김치뿐만 아니라 수많은 한국의 음식들에는 마늘이 들어가며, 안 들어가면 섭할 정도로 한국인은 마늘의 맛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은 마늘 향과 김치의 맛에 익숙해지기가 쉽지는 않죠. 마늘을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나라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여러 나라가 있지만, 한국처럼 고기와 함께 생마늘을 먹거나, 수많은 반찬에 다진 마늘을 넣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최근, MBC에브리원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한국 못지않게 마늘을 사랑하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출연했습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들은 닭갈비 맛집에서 “마늘닭갈비”를 주문하고, 반찬으로 제공되는 김치를 듬뿍 담아가며 리필까지 했죠. 이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요?
바로 불가리아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불가리아 출신 이바일로는 “생마늘을 소금에 찍어서 먹는다. 또 빵에 마늘을 곁들여서 먹기도 한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죠.
② 마늘, 여기에 들어간다고?
불가리아를 떠올리면 ‘요거트’, 요거트 하면 ‘불가리아’라고들 하죠. 그만큼 불가리아와 요거트는 서로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불가리아의 다른 음식들은 요거트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불가리아 요리는 남유럽에서도 가장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한데요.
중유럽과 그리스, 터키의 영향을 받은 덕에 지역마다 사용되는 식재료가 매우 다양한 만큼 많은 종류의 음식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한국과 불가리아의 공통 식재료로 ‘마늘’이 소개된 만큼, 마늘이 들어간 불가리아의 음식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많은 유럽의 국가가 그러하듯, 불가리아 또한 수프와 빵, 그리고 샐러드 등의 음식을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요.
음식의 종류로만 보았을 때에는 한국의 전통 음식과는 아무런 유사성이 없어 보이죠. 하지만, 수프와 샐러드에 ‘마늘’이 들어가는 요리가 있습니다.
‘쉬켐베 초르바(Shkembe Chorba)’는 불가리아의 내장탕이라 불리는 수프 요리입니다. 소의 깨끗한 위로 만든 ‘양 수프(tripe soup)’로 우유, 마늘, 식초, 그리고 고추가 함께 들어갑니다.
샐러드에도 마늘이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류텐니짜(Lyutenitsa)’는 피망, 토마토, 양파, 그리고 마늘 등이 들어가는 샐러드 요리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불가리아의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에 가게 되면, 메인 요리 외에도 또 다른 무언가가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한국의 고깃집을 갔을 때 빠질 수 없는 밑반찬, ‘생마늘’이 불가리아 전통 음식점에서도 기본 반찬으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소금, 후추 등이 함께 제공된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밑반찬은 앞서 “생마늘을 소금에 찍어서 먹는다”라고 한 이바일로의 말이 진짜였음을 보여줍니다.
③ 유럽에서는 호불호 심해
그렇다면, ‘마늘’을 사랑하는 유럽 국가는 과연 불가리아뿐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유럽의 마늘에 대한 호불호는 시대, 계층에 따라 달라지며, 더 나아가 마늘이라는 기준으로 유럽의 지역을 구분해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라틴 문화권(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과 슬라브 문화권(동유럽)은 마늘을 좋아한다고 알려진 반면, 게르만 문화권인 영국, 독일, 북유럽은 마늘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마늘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이미 널리 퍼져 있었지만, 이 시대에 마늘을 많이 먹는 지역과 계층은 주로 게르만인과 빈민들이었다고 합니다.
중세 시대가 되어서도 계층과 지역에 따라 마늘의 선호가 다른 현상이 계속되었다고 하는데요. 16세기 후반 절대왕정이 등장한 프랑스에서는 마늘이 궁정에서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19세기가 되어 마늘이 고급 요리에 쓰이는 재료로 재등장했지만, 식사 후 마늘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입가심을 했다고 하죠.
영국의 경우 산업화와 더불어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근대 위생 관념이 퍼지면서, 입 냄새와 체취를 유발하는 마늘이 새로운 혐오 대상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현재까지 영국의 요리법은 미각을 자극하는 마늘 등의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죠. 영국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들이 “그곳에서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 또한 이러한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19세기 중반 산업화가 시작된 독일과 북유럽에도 근대 위생관념이 도래했습니다. 이들 또한 같은 이유로 마늘을 천대했으나, 독일인들의 마늘에 대한 태도는 유난히 민족주의적이었죠.
싼 노동력으로 독일로 이주해 온 동유럽인들은 식생활에 마늘을 애용했고, 마늘에 대한 독일의 거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남유럽인(그리스, 이탈리아 등)들이 독일에 들어오면서, 독일에서도 마늘을 이용하는 지중해 음식이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한국 못지않게 마늘을 사랑하는 불가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내에서 마늘의 호불호가 갈리게 된 역사적 배경을 함께 살펴보았는데요.
‘마늘 혐오’라고 하면 유럽을 떠올리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유럽의 국가들이 마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한류를 통해 한국이라는 국가를 넘어 한국의 음식 또한 널리 알려졌는데요. 마늘을 싫어하던 사람들조차 마늘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음식에 열광하곤 하죠.
‘마늘’이라는 하나의 재료가, 혐오를 조장하거나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음식과 문화에 마음을 열게 만드는 존재가 된 것 같네요.
출처 : 밈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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