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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AI 내세운 월드코인의 기만과 착취

Mайка 2023. 6. 5. 10:12

샘 앨트먼의 생체인식 데이터 프로젝트
1억1500만달러 끌어모은 황당한 거래

출처=월드코인 웹페이지 갈무리

샘 앨트먼 오픈AI CEO를 내세운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가 벤처 캐피털로부터 1억1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 건은 지난 10년간 유명인의 명성에 기대어 슬롯머신 도박 같이 쉽게 자금을 조달했던 실리콘 밸리의 펀드레이징 관행을 따라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윤리적으로나 금융 시장으로나 합리적인 시각에서 볼 때 이 프로젝트를 지원할만한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생체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한다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두 요소로 구성된다. 하나는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디바이스로 온라인에서 유저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장치이며, 다른 하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목적으로 배포될 예정인 ‘월드코인 토큰’으로 현재는 홍채 스캔에 참여한 초기 자원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논리적 허점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문제는 월드코인 토큰이 배포된 후 이 토큰이 토큰 보유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수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월드코인은 어떠한 토큰 경제 모델도 갖추지 못한 이더리움 기반 밈 코인이다. 이 코인이 먼 훗날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얼마나 기본적인 의식주 필수품과 교환 가치를 가질지 상상조차 어렵다.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표방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은 실은 ‘디지털 신원확인’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가리려는 위장술이다. 심지어 디지털 신원확인에 대한 해결 방식 또한 끔찍하기는 마찬가지다. 어질어질할 정도로 다양한 프라이버시 리스크와 도덕적 문제가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월드코인을 홍보하는 논리적 모순과 앞뒤가 다른 수사를 보여주는 한 가지 예일 뿐이다. 심지어 월드코인은 자선활동과 엄청난 투자수익을 모두 취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홍보하고 있다 (이는 오픈AI를 통해 인류 발전과 영리추구를 모두 추구한다는 샘 앨트먼의 이중적 태도와 닮아있다).

이는 빅데이터 추출로 ‘부자도 되고 더 나은 세상도 구현할 수 있다’는 실리콘 밸리의 위험한 환상에 불과하다.

 

자선행위로 둔갑한 데이터 착취

제안에 불과했던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실제로 이행되면서,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점점 더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아직 초기인데도 서양 문화 특유의 관대함을 가장해 전세계에 착취의 씨를 뿌리고 피해를 끼치는 중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14개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총 24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월드코인 초기 온보딩 프로세스 참가자 수십 명을 인터뷰했는데, 그 내용은 암담하기 그지 없다.

 

“조사 결과, 프라이버시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고 홍보한 월드코인의 대중 메시지와 실제 유저의 경험 간 차이가 컸다. 월드코인 대표가 속임수 마케팅을 활용해 유저가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더 많은 개인 정보를 모으고 있었으나, 유저들에게 제대로 알리기는 커녕 정보 수집 동의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태는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 회사 내부 데이터 동의 정책과 현지 정보보호 규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유저들에게 정보수집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월드코인 월렛 앱 가입을 희망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홍채 바이오 데이터 암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월드코인을 보상으로 받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판매자들에 따르면 캄보디아나 케냐 같은 개도국에서 홍채 데이터가 수집되는 중인데, 이는 월드코인의 기본 모델이 프라이버시 침해 대가로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히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특히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은 매우 엄격해 위반시 막대한 배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월드코인은 프라이버시 침해 리스크가 별 일 아니라고 했지만 오브(Orb) 취급자들을 통해 고객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데이터 침해가 필연적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디지털 신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월드코인의 약속을 무참히 깨버리는 행위인 것이다.

 

프로젝트는 이야기거리가 아닌 판매용

블록체인 캐피털(Blockchain Capital)은 1억1500만 달러를 모은 이번 펀드레이징 라운드를 이끈 회사다. 자금조달 발표 후 블록체인 캐피털의 제너럴 파트너 투자자 스펜서 보가트(Spencer Bogart)가 월드코인 프로젝트에 투자한 이유를 트위터에 설명했다.

그의 트윗 메시지는 눈살을 찌푸릴 만큼 생각이 없었고, 의도했는지 모르겠으나 상당히 기만적이다. 그는 “처음에는 월드코인이 무슨 조지 오웰 소설에 나오는 디스토피아적 음모인 것 같았고 하드웨어, 생체인식,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의 해로운 조합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이제 완전히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뒤이은 트윗에서 그가 처음에 우려했던 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박 논리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저 월드코인이(디지털 세상에서 도용에 취약한 개인 신원이라는) “수십년 묵은 문제에 가장 설득력 있는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칭송할뿐이다.

“설득력 있는 솔루션”의 이면에 유저들을 안심시키는 어떠한 말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디지털 신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도국의 가난한 사람들의 생체 정보를 착취해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은근히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다.

더욱 아쉬운 점은 샘 앨트먼보다 진정으로 암호화폐 생태계의 신원확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훌륭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장기적으로 더 나은 탈중앙화 프라이버시 보호 및 유저 주도 데이터 통제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솔루션들은 설명이 어렵다. 반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한 월드코인의 홍보 메시지는 쉽다.

 

데이비드 Z. 모리스는 코인데스크 최고 인사이트 칼럼니스트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및 소량의 기타 암호화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원문: 김가영 번역, 선소미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출처 : 코인데스크

기사원문 :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9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