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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사과문, 정작 중요한 것이 빠졌다

KBEP 2022. 7. 31. 13:00
  •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 2022.07.30(토)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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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사과문 발표
사과문 통해 '사죄·반성·보상' 등 담아
진정성있는 사과보다 '해명·설명' 치중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23년 사랑'에 금이 가다

마침내 스타벅스가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지난 28일 오후 발표한 사과문에는 스타벅스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얼마나 고심했었는지가 직간접적으로 잘 드러나있습니다. 스타벅스 측에서는 이번 사과문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전날 거의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인 겁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스타벅스는 국내 1위 커피 전문점 업체입니다. 매년 다양한 이벤트와 굿즈 등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습니다. 커피의 맛은 논외로 하더라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주는 매력에 국내 소비자들은 지난 23년간 스타벅스를 애용해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짊어져야 할 책임이 나날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스타벅스 서머 케리백 / 사진제공=스타벅스

이번 스타벅스 사태에 수많은 소비자들이 '공분(公憤)'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선보이는 각종 상품들과 굿즈들은 늘 인기입니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믿고 이 상품들과 굿즈를 구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스타벅스의 굿즈들은 이제 '인싸템'으로 통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발암 물질'이 나왔으니 소비자들이 느낀 배신감은 더욱 컸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스타벅스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한 후 스타벅스의 굿즈나 마케팅, 제품의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는 시기상의 문제였을 뿐 큰 연관은 없어 보입니다. 신세계의 스타벅스 지분 인수 전에도 국내 스타벅스는 신세계가 잘 운영해 왔습니다. 스타벅스를 국내 1위 업체로 키운 것도 신세계입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커지면서 이런 면이 더욱 부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담겼나

스타벅스가 발표한 사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구 하나하나에 무척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양새입니다. 스타벅스는 "이번 사태에 대한 본질을 적확히 이해하지 못했으며 초기 커뮤니케이션의 미숙함으로 불신과 오해를 증폭시킨 점 송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폼알데하이드의 안전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고객분들의 불안감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프로모션에 집중하다가 더욱 중요한 품질 검수 과정에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만으로 신뢰해 주신 수많은 고객분들의 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놓친 건 아닌지 진실되게 돌아보고 이번 일을 통해 철저한 성찰과 겸허한 자성의 계기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후회, 해당 사안을 안일하게 대했다는 자책까지 모두 담겨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사과문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든 단어와 뉘앙스가 가득합니다. 더불어 자신들의 실책도 자인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제조사로부터 전달받은 시험 성적서 첨부자료에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취 원인에 집중하느라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찌 보면 이번 사태의 시작은 여기서부터였을 겁니다.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현상 해결에만 급급하다가 일을 더 키웠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겁니다. 이는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가 이번 사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만일 제대로 된 프로세스였다면 폼알데히드 포함 사실을 인지한 순간 여기에 집중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무엇을 놓쳤나

사실 이번 사과문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들었던 첫 느낌은 '너무 장황하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타벅스 측에서 이야기하려는 부분이 무엇인지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문이라면 진심을 담은 사과와 향후 대책,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만 담아내면 됩니다. 하지만 이번 스타벅스의 사과문은 사과와 반성보다 어떻게 보상할지에 더 치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 사과문의 대상이 누구인가가 모호했다는 점입니다. 분명 형식은 소비자들을 향한 사과와 보상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장황하게 풀어놓은 내용을 살펴보면 마치 언론을 매개 삼아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다짐을 알리는 데에 치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을 향한 진심을 담은 사과라기보다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황 설명과 같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혹시 몰라 위기관리 컨설팅 업체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이 관계자도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문제 핵심은 폼알데히드인데 시험 결과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시일이 지체됐다고 하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과는 사과대로, 입장과 경위는 추후에 다시 하는 것이 좋은데 너무 한 번에 이슈를 덮자는 식으로 인지 경위나 본인들 상황을 또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극소량이라도 발암물질인 폼알데히드가 발견됐다는 사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됐어야 한다"면서 "고객에게 사과한다는 명목으로 언론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사과한 형식이 됐다. 오히려 처음 글을 올려준 고객에게 죄송하고 굿즈를 산 고객들에게 먼저 사과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사태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급하게 나서다보니 진정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효과'있을까

스타벅스의 사과문 발표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특히 스타벅스가 내놓은 보상안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스타벅스 굿즈는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상품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서머 캐리어도 이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자주 눈에 띄던 품목입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에서 17잔의 음료를 구매하지 않고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서머 캐리어를 구입한 고객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서머 캐리어를 구입한 고객들은 이번 보상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보상 규모가 작습니다. 스타벅스는 앱을 통해 음료 17잔을 구매한 이력이 남아있고 이를 바탕으로 서매 캐리어를 수령한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굿즈를 제공함과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무료 음료 쿠폰 3장을 제공합니다. 반면 중고 거래를 통해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무료 음료 쿠폰 3장만 지급됩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가 실제로 서머 캐리백을 사용해 폼알데히드에 노출된 사람보다 보상 과정의 편의성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YMCA도 “새로운 굿즈 수령을 원치 않는 소비자에게 스타벅스 온라인 상품권 3만원을 준다는 것은 스타벅스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를 계속 이용해야만 그 피해를 보상해 주겠다는 후안무치하고 적반하장인 보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타벅스의 사과문 발표 자체는 분명 잘 한 일입니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습니다. 사과의 내용과 과정도 세련되지 못했습니다.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반성이 핵심이어야 했지만 해명과 설명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누구에게나 사과는 어려운 일입니다. 사과를 한다는 것은 분명 용기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사과가 빛을 발하려면 진정성이 전제돼야 합니다. 스타벅스의 사과문이 아쉬운 이유입니다.

 

출처 : 비즈니스워치

기사원문 : http://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2/07/29/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