Майка

youtube.com/@maikabg

인삼

한 그릇 1만4천원…"삼계탕 아니라 금계탕"

KBEP 2022. 5. 18. 16:27
  • 황영우 기자
  •  승인 2022년 05월 16일 18시 14분
  •  

 

경북, 올해 3월께 1000원↑…'복날=삼계탕' 공식도 깨질판
"원재룟값 올라 인상 불가피"

#1. 포항에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전업주부 A씨(30대)는 요즘 들어 부쩍 오른 물가 때문에 부담이다.

쌀 등 곡류와 식재료는 물론이고 생활 전반에 안 오른 품목이 없다는 것. 장을 보러 가는 이동 자체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 기름값도 오르면서다. 매년 돌아오는 삼복에 쓰이는 닭값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근에 살고 있는 시댁 부모들과 지인들에게 삼계탕 외식을 대접했지만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A씨는 “닭값이 오르면서 ‘복날에는 삼계탕’이라는 공식도 깨지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복지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실생활 물가 안정이 급선무인 듯하다”라고 말했다.



#2. 경기도에서 결혼 10년차를 맞은 주부 B씨(40대)도 삼계탕 가격이 오르면서 복날 맞이가 벌써부터 부담이다.

둘째 아이 출산과 함께 직장이던 간호사 일도 잠시 육아휴직 상태여서 집안의 실질적 수입은 오롯이 남편 몫이다. 삼계탕을 평소에도 즐기던 남편의 음식 취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에도 녹록찮다. 삼계탕 재룟값 전반이 올랐기 때문.

아이들 육아에도 지친 상태에서 돌아오는 삼계탕 날이 반갑지 않다.

B씨는 “삼계탕 가격이 오르면서 이제는 ‘금(金)계탕’이라고 불러야 할 판”이라며 “이번 복날은 집에서 평범하게 저녁을 차려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복(7월 16일)을 두 달 앞두고 벌써 삼계탕값이 계속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시급하다.

16일 삼계탕 전문업계 등에 따르면 경북 지역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1만4000원 선이다.

올해 3월께 1000원 상승했다.

통상 3~4년에 1000원 씩 가격이 오르던 주기가 코로나19 이후로는 1년에 한 번 꼴로 인상이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인삼, 대추, 찹쌀 등 기타 삼계탕 재료는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이 상시로 반복되지만 핵심 재료인 닭 가격의 상승이 주된 요인이라고 손꼽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발발 이후, 닭 사룟값이 상승한 것도 원인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은 삼계탕용 영계(어린 닭)로, 2000~3000원 정도 가격이 형성되지만 사룟값 변동으로 최근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사료에는 밀, 옥수수, 해바라기 등이 포함되는데 밀의 경우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물량이 많은 탓에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닭 사육 특성상 밀집된 사육공간에서 키우기 때문에 면역력 증대를 이유로 고급 사료를 선호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무항생제 닭을 쓰는 경우에는 가격 부담이 더 커진다.

특히 하림과 참프레, 농협목우촌 등 국내 토종닭 주요 사업자들이 최근 가격 담합을 벌이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부당이득의 규모가 큰 6개 업체를 대상으로 5억95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닭 공급을 받아쓰는 전문음식점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음식점에서 가격을 먼저 올리기 시작하면 서로 눈치를 보다가 동참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업력이 길고 단골손님이 많은 삼계탕 음식점들은 최대한 가격 인상을 늦추다가 결국 수용하고 있다.

한 삼계탕 음식점 관계자는 “삼계탕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의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며 “가격 책정 때문에 늘 고심하고 있다. 남들 다 올릴 때 안 올리고 가격을 유지하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으로 매출에 바로 영향이 가기에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가격을 정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삼계탕 음식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손님들도 불경기에 힘드신 것을 알기에 고통을 분담하려는 마음은 항상 있다. 하지만 재룟값 상승 등 부담이 커지기에 어쩔 수가 없다”며 “지난해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 등을 중간예납을 통해 자동 연장해주기도 했지만 유예된 세금까지 이제 한꺼번에 내야 해서 부담이 더 커졌다.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과 더불어 전반적인 물가 안정을 위해 새로운 정부가 힘써 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황영우 기자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기사원문 :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