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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

'파친코' 윤여정, 우리의 역사를 얼굴로 담아내다 [HI★인터뷰]

by KBEP 2022. 4. 17.

입력 2022.04.16 19:02

최근 윤여정과 진하는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지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애플티비플러스 제공

배우 윤여정과 진하가 따뜻한 이야기로 전 세계 이민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배우들에게도 이민자 가족들의 대서사시는 유독 특별했단다.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면서 각기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최근 윤여정과 진하는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지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유튜브로 첫 번째 에피소드를 공개한 후 조회수 1천 만 뷰를 기록했다.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윤여정은 50년이 넘는 연기 인생에서 비롯된 깊은 관록을 바탕으로 회한의 세월을 거쳐 낯선 땅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선자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진하는 1980년대 선자의 손자 솔로몬으로 분해 일본 내 조선인 차별을 그려냈다.

진하 "'파친코' 합류, 예상치 못했던 큰 선물"

최근 윤여정과 진하는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지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애플티비플러스 제공

먼저 한국계 미국인으로 국내에는 다소 낯선 이름인 진하는 작품 출연 계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원작을 알고 있었지만 망설임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게 개인적으로 힘든 경험이 되리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기 시작했을 때 제가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치 집어삼키듯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읽어냈다"라 말문을 열었다.

이후 애플티비플러스의 '파친코' 제작 프로젝트가 공식화됐고 진하는 자신이 캐스팅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일본어 실력이 걸림돌이 되리라는 이유였지만 발군의 연기 실력으로 '파친코'에 합류하게 됐다. 진하는 "이 이야기에 같이 참여를 해서 만들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고 또 흥분이 됐다. 자이니치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가 그 이전에 많이 있지 않았다. 정말 놀랍고도 예상치 못했던 큰 선물을 받았다"라 애정을 드러냈다.

윤여정 "내가 해야 한다고 느낀 역할은 오랜만"

최근 윤여정과 진하는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지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애플티비플러스 제공

함께 자리한 윤여정은 "우리 엄마에게 그 시절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원작을 따로 읽고 싶진 않았다. 대본을 받은 다음에 책을 읽었는데 굉장히 감명받았다. 이 작가가 얼마나 리서치를 끔찍하게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미국에서 오디션을 본다는 게 윤여정에게는 약간의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윤여정은 대본에 완벽하게 매료됐다.

"이건 해야 되겠다는 역할은 굉장히 오랜만이었어요. 제겐 내가 이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뿐 미국 드라마든 한국 드라마든 별 상관이 없었어요. 나는 그냥 굉장히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늙은 여인이에요. 내 직업을 평생 동안 했죠. 50 년을 했으니까 연기 밖에 할 줄 몰라요. 어떤 역할을 받으면 그냥 해요. 제 방식으로 공부해서 해내는 게 저의 미션이죠."

진하 "한국 활동, 스티븐 연 보며 꿈꿨다"

그런가 하면 진하라는 이 생소한 연기자에 대해 더욱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2016년,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뉴욕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해 석사를 받았고 미국 공연에 서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뉴욕에서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을 만났다. TV 작품으로는 '파친코'가 세 번째 활동이다.

진하는 "이렇게 모든 일들을 할 때마다 언제나 저는 깊은 배움의 경험을 하고 있다. 매번 할 때마다 새롭게 학생의 자세로 임하게 된다는 느낌이다. 특히 '파친코' 경우에는 이 이야기 자체가 너무나 개인적이고 또 저와 또 저의 가족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기뻤다. '파친코'는 저희 아버지 입장에서도 굉장히 아주 가까이 느낄 만한 이야기였다"고 개인적으로 더욱 뜻깊었던 이유를 밝혔다.

'파친코'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꼈다는 진하는 국내 활동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한국계 미국인이기에 국내 작품에 대한 갈망이 크게 느껴졌다. 그는 "한국에서 좀 더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스티브 연이 영화 '옥자' '버닝' 등에 나온 것을 제가 지켜봤다. 저 역시 미국에서 좀 더 커리어를 이어나가면서 한국에서 저렇게 활동하고 싶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근 윤여정과 진하는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지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애플티비플러스 제공

작품은 애플티비플러스로 공개됨과 동시에 유튜브로 첫 번째 에피소드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후 외신들은 입을 모아 "2022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며 호평을 던졌다. 그렇다면 배우들이 생각했을 때 뜨거운 외신의 반응은 무엇일까.

이에 진하는 "'파친코'가 다루고 있는 이 주제가 너무나 보편적이고 또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그런 주제이기 때문이다. 식민지의 경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사실 전 세계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런 사람들이 모두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 아주 크게 작용을 한 것 같다. 또 이 이야기는 한 가족을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가족 안에 자신만의 선자가 있다고 느낄 것"이라 짚었다.

진하 역시 스스로를 두고 "저는 제 가족의 솔로몬"이라 표현했다. 극중 다양한 상황은 보는 이들에게 공감과 여운을 동시에 선사하면서 캐릭터를 더욱 몰입케 만들었다.

윤여정 "나라 잃은 영향,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 느껴"

아울러 4세대를 아우르고 있는 '파친코' 속 한국 현대사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국내의 반응도 뜨겁다. 자이니치에 대해 몰랐던 이들에게 역사를 직시하게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됐다. 전작 '미나리'로 이민자 가족의 애환을 다뤘던 윤여정에게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윤여정은 "이 자이니치라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또 떨어진 사람들이다. 어디에도 속해져 있지 못했다. 나는 그건 몰랐다. 정말 하나도 몰랐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울컥울컥하는 순간이 많았고 이렇게 나라를 한번 잃었다는 것과 어떤 나라한테 점령당했다는 것이 영향을 오랫동안 끼친다는 걸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우리의 역사를, 또 그 여자의 역사를 내 늙은 얼굴에 표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자부심을 전했다.

한편 '파친코'는 애플티비플러스를 통해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