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연구서 출간
중국은 1980년대부터 고구려를 비롯한 한국 고대사를 ‘자국사의 일부’로 왜곡하는 작업을 벌였으나, 미국과 유럽 학계의 주류 학자들은 동북공정 전후로 줄곧 ‘고구려와 발해는 한국사의 왕조’라 인식하고 기술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3일 이 같은 연구를 담은 ‘구미(歐美) 학계의 중국사 연구와 한국사 서술’을 출간했다. 심재훈 단국대 교수 등 국내 학자 20명이 중국 밖에서 출간된 동양사 연구서 중 가장 권위 있는 저작인 ‘케임브리지 중국사’ 시리즈 등을 분석한 것이다. 존 페어뱅크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데니스 트위칫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 석학이 주도한 이 시리즈는 지난 40년 동안 모두 17책이 출간됐다.
중국의 ‘천하질서’에 대한 정치적 허구성을 지적한 이 저작은 현재적 관점에서 정치적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을 비판했다. 특히 한·중 역사 현안과 관련해서는 고구려를 ‘한반도의 독립 국가’로서 중국의 영역 밖에 있는 것으로 서술했으며, 당시 중국과 접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정착 인구가 있고 조직이 잘 갖춰졌다며 고구려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 발해에 대해서도 “신라와 일본처럼 완전한 독립국이어서 당나라가 그 내정에 간섭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같은 인식은 동북공정이 본격화된 2002년 이후에 출간된 구미 학계의 다른 저서에서도 계승됐는데, 2012년 출간된 ‘하버드 중국사’의 당(唐) 편에선 “고구려·백제·일본 등 외국 지도자들의 굴복은 순전히 형식적이어서 직위를 받은 인물조차도 종종 적극적으로 중국의 영향력과 군대들에 반대했다”고 서술했다. 동아시아의 ‘조공·책봉’ 관계가 형식적인 것이었음을 간파한 것이다. 서구 학계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속지 않았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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