Майка

youtube.com/@maikabg

지식창고,뉴스/무역.유통

롯데, 유통 공룡에서 메타버스 강자 거듭날까

KBEP 2022. 3. 4. 08:43
입력2022.03.02. 오후 9:55
 
명순영 기자

 

辛, 아바타 회의 주재…'디지털 기준' 노린다

(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월 22일 오전 메타버스 플랫폼에 아바타로 입장해 롯데그룹 최고위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아래) 신동빈 회장이 택한 아바타 캐릭터의 모습. (롯데지주 제공)
“참석한 임원분들, 다들 젊어 보이시네요.”

지난 2월 22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 아바타로 입장해 롯데그룹 최고위 임원 11명 아바타에게 이 같은 인사를 건넸다.

롯데그룹은 매달 1~2회씩 신 회장 주재로 사장단과 임원이 모여 주간 회의를 여는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회의를 진행했다. 2시간여의 회의에는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동우 대표이사, 이훈기 ESG경영혁신실장과 화학·유통·식품·호텔군 HQ장,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등이 모두 아바타로 참여했다.

메타버스 회의를 제안한 이는 신 회장이다. 평소 첨단 기술에 관심 많은 그는 “경영진이 메타버스를 자꾸 경험해봐야 한다”고 말해왔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니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런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가상현실(VR) 헤드 탑재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가 출시됐을 때도 바로 구입해 사용해본 뒤, 각 사 대표와 임원에게 기기를 나눠주고 체험해보라고 독려했다.

회장이 직접 주재한 메타버스 회의는 롯데그룹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간 롯데는 오프라인 영토에서 유통 공룡으로 호령했지만,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이버, 쿠팡 등 IT 플랫폼 기업은 물론 신세계 등 오프라인 경쟁자가 온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 롯데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부문에서 ‘롯데’ 이름을 각인시키려는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경쟁사 출신 인재를 계열사 수장으로 앉히며 덩치보다는 수익성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인다.

▶메타버스만큼은 선두로

▷롯데 디지털 재정비 나서

신 회장이 메타버스 주간 회의를 진행한 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그간 부진했던 디지털 부문에서 ‘메타버스’를 화두로 앞서나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준 것이다. 신 회장이 메타버스 회의에서 “(인류가)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 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의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메타버스나 바이오 같은 신규 분야의 비즈니스는 5~10년 후를 바라보고 길게 챌린지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가상 공간에서만큼은 롯데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의 목표는 전 계열사를 통해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이를 위해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인수한 메타버스 스타트업 칼리버스에서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이르면 올해 2분기 중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모델을 만든다. 롯데벤처스는 메타버스, 가상현실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했다. 증강현실(AR) 글라스 제조 기업 ‘레티날’, 산업용 VR 솔루션 기업 ‘버넥트’, 3차원(3D) 기술 가상 쇼룸 플랫폼 ‘패스커’ 등에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유통 관련 면세점, 홈쇼핑과 푸드 등 계열사는 자체 사업 구축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가상 피팅룸 등 ‘메타버스 면세점’을 선보였다. 가상 인간 ‘루시’를 개발한 롯데홈쇼핑은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도 내놨다.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를 3차원 가상 세계로 구현한 스튜디오도 연내 문을 연다. 롯데푸드는 식품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 게임을 선보였다. 롯데는 메타버스 체험·이해 공간도 늘려가는 중이다.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소재 메타버스 체험관과 롯데정보통신 본사 메타버스 전시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잇단 신세계 출신 영입 변화

▷수익성 중시 경영으로 바뀔까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덩치’보다 ‘수익성’ 경영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매경이코노미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와 공동으로 제시한 ‘슈퍼스타 기업 전략’과 맥을 함께한다. 맥킨지는 1994년에서 2016년 사이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약 5750개의 기업, 24개 산업, 3000개 도시를 추린 뒤 그중 ‘경제적 이익(economic profit)’ 기준 상위 10% 기업을 슈퍼스타 기업으로 꼽았다. 경제적 이익은 쉽게 말해 매출 등 덩치보다 실제 수익성을 강조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특히 상위 기업으로 갈수록 승자독식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최상위 1%의 기업들은 58개로 이들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8%를 벌며 경제적 이익의 36%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화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계열사가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그간 시장점유율 등 전체 외형을 증대시키는 데 집중하며 다점포 전략을 실행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점포당 매출을 평가하는 효율성에 중점을 뒀다.

신세계백화점의 백화점·아웃렛을 포함한 지난해 총 점포는 17개로 롯데백화점(53개점)과 현대백화점(24개점)에 비해 규모가 작다. 그러나 국내 백화점 매출 순위 20권 내에 동종업체 중 가장 많은 7개 점포가 포함되는 등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롯데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이를 계기로 다점포 확대 전략 대신 점포당 매출을 증가시키는 효율성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경쟁사였던 신세계 출신 외부 영입파가 주도한다. 지난해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가 롯데백화점 수장으로 올라서며 효율성 경영 채비를 갖췄다. 이후 신세계 출신이 롯데백화점에 대거 입성하며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를 담당하는 MD 조직을 신세계 출신 임원으로 꾸리면서 백화점 점포를 전면적으로 변화시킬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신세계 출신 이승희 상무와 안성호 상무보를 영입하고 각각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팀장, 디자인담당 스토어디자인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장이던 이 상무는 롯데백화점으로 이직한 뒤 강남점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디자인담당이었던 안 상무는 스토어디자인부문장으로 롯데백화점 점포 디자인을 바꾸는 데 주력한다.

정준호 대표는 이효완 지방시코리아도 영입한다. 이 대표는 지방시코리아 대표를 맡기 전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정 부사장과 같이 근무한 바 있다. 현재 협의가 진행 중으로 이 대표에게 제안한 MD1본부장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 MD1본부는 올해 초 진행된 조직 개편에 따라 기존 상품본부가 세분화하면서 생긴 곳으로 주로 럭셔리 브랜드를 맡는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 조형주 상무보가 영입돼 MD1본부 산하 LuxuryBrands부문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본부·기획·신규사업 팀장을 거쳐 신세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수석부장을 지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대규모 리뉴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12월 리뉴얼해 문을 연 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ZETTAPLEX)’는 리뉴얼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리뉴얼 한 달 만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고 방문객 수도 29% 증가했다. 지난달 브랜드명을 바꾼 창고형 할인점 ‘맥스’도 창고형 할인점 불모지인 호남·창원에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8호 (2022.03.02~2022.03.08일자) 기사입니다]

명순영 기자

 

출처 : 매경이코노미

기사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073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