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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아파트로… 베트남서 우뚝 선 ‘대원’[아세안 기업열전](18)

KBEP 2022. 2. 12. 10:12

입력2022.02.09. 오전 8:11

[주간경향]
베트남 호찌민 한복판 빈탄호수 뷰를 가진 아파트, 신도시 중심부 지하철 역사 앞의 36층 주상복합 건물은 럭셔리 주거공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모두 한국기업 대원이 건설했고, 칸타빌(Cantavil)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빈탄호수 옆 칸타빌 혼까우(Cantavil Hon Cau)는 2006년 1㎡당 3000달러로 분양 당시 베트남 최고가에 전량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기업이 베트남에서 최초로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아 분양한 안푸 칸타빌 / 대원 제공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그 역사도 오래됐고, 지역도 아시아부터 아프리카, 남아메리카까지 글로벌시장 곳곳으로 광범위하다. 대개 인프라와 대형 플랜트 위주로 공사를 추진했다. 신흥시장에서 고급 주택시장을 겨냥해 진출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대원은 지방에서 출발한 국내 건설사로 해외시장에서 프리미엄 아파트로 성공한 거의 유일한 브랜드다. “대원의 길은 어떻게 달랐기에 이 자리에 올랐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2000년부터 공략 시작

대원은 2000년부터 베트남 공략을 시작했다. 당초 중국을 유력한 해외공장 설립 후보지로 고민하던 대원은 베트남 경제수도 하노이 인근에 섬유 생산기지를 설립했다. 1986년 베트남이 도이모이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한 이후, 한국기업들의 러시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원의 진출은 그리 빠른 편이 아니었다. 대원이 베트남을 선택한 건 봉제 분야는 낮은 생산비가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었다. 임금이 낮은 이머징 마켓으로의 진출 차원이었다. 전략은 들어맞았다. 2001년과 2002년에 설립한 대원비나(Daewon VINA)와 대원텍스타일베트남(Daewon Textile Vietnam)은 생산성과 매출, 이익률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현지 사업을 운영하면서 대원은 베트남 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시장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음을 목격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빠른 소득 증가는 상·중류 계층의 증가를 불러올 것이고, 이는 결국 고급 주거시설의 수요를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트남 현지 부동산과 건설업 현황을 조사한 대원은 현지기업과 손잡고 대원-투덕 주택개발 합작회사와 대원-혼까우 주택개발 합작회사를 잇달아 세우고 아파트 건설에 돌입했다.

외국인 단독 투자가 어렵긴 했지만, 신흥시장 해외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현지회사와의 협력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 시기 한국 아파트 시장의 성장이 본격적으로 둔화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베트남 프로젝트 추진의 촉진제로 작용했다. 준비작업을 끝낸 대원은 2005년 호찌민 안푸지역에 아파트를 짓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안푸 칸타빌(Anphu Cantavil)은 한국기업이 베트남에서 최초로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아 분양한 아파트였다. 이후 대원은 호찌민 내 ‘칸타빌 프리미어(Cantavil Premier)’라는 현대식 주상복합 아파트, 빈탄호수 옆의 ‘칸타빌 혼카우’ 건설을 비롯해 관광지로 유명한 다낭 다푹(Da Phuc) 신도시 개발에 뛰어들었다. 

주택시장에서 경험과 평판을 쌓은 대원은 산업시설 분야로 나아갔다. 베트남 투자 붐이 일면서 한국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신·증축하려는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지공장 건설수요는 대원의 또 다른 현지법인인 대원E&C가 맡았다. 2017년에는 현지 중산층을 겨냥한 대중 브랜드 ‘센텀웰스(Centum Wealth)’ 아파트를 선보였다. 전응식 대원 대표는 “지금 베트남 1인당 국민소득이 2700달러 정도로 한국의 1980년대 후반과 비슷한데, 한국에서 일어났던 소득 증가, 주택 수요 확대, 신도시 개발 등의 메가트렌드가 여기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베트남은 사업 기회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베트남 전역에서 개발이 한창이다. 부동산 개발과 함께 대원은 베트남 내수시장을 목표로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신규 테크 사업에 투자하는 업무에 관심이 많다. 글로벌 테크기업의 상승세와 스타트업 열풍은 베트남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대원은 호찌민에 퍼블릭오피스 1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벤처투자기관인 더인벤션랩과 함께 베트남 진출 스타트업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공유주방서비스와 휴대전화 수리업체, 병원 등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대원이 호찌민에 현대식 주상복합 아파트로 건설한 칸타빌 프리미어 / 대원 제공

타 기업이 넘지 못한 장벽 넘어



베트남 주택건설시장에서 대원의 성공은 이례적이다. 대원이 베트남시장에서 성과를 냈다는 건 다른 한국기업들이 극복하지 못한 장벽을 이겨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시장 전망 분석과 접근방식 차이를 들 수 있다. 외국 기업의 베트남 현지 건설사업 참여에는 여러 법률적 제약과 복잡한 인허가 취득 절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로 유명하다. 대원은 꼼꼼한 현지조사를 거쳐 현지기업과의 합작회사 건립으로 진입장벽을 넘었다. 두 번째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전략 수립과 추진이다. 건설업계의 보이지 않는 규제까지 해결해 나가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으로는 모두 비용이다. 시작부터 완공까지 10년이 넘게 걸리는 프로젝트가 흔한 베트남시장에 단기 성과만을 노리고 진출한다면 버틸 재간이 없다. 대원 창업자인 전영우 사장과 2세 전응식 대표는 대를 이어가며 베트남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중장기 비전과 전략이야말로 가족기업의 장점이다. 대원의 이런 특성은 고스란히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세 번째는 시장변화에 발맞춘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환이다. 베트남 진출 이후 10년 동안 대원은 고급주택을 겨냥했다. 그후에는 중산층 맞춤 아파트와 산업체 수요 대응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호찌민을 벗어난 대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신규 트렌드인 공유오피스 사업과 스타트업 투자에도 발을 담갔다.

대원의 베트남 진출 사업이 항상 성장가도를 달렸던 건 아니다. 고급주택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팬데믹이 찾아왔다. 코로나19는 베트남 건설과 부동산시장 침체를 불러왔고, 그 영향으로 대원의 베트남 현지법인도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했다. 그나마 2021년 3분기 실적은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5%를 넘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2년 대원이 한국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를 현지에서 다시 한 번 펼쳐보일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를 딛고 대원이 성장 질주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고영경 선웨이대학교 겸임교수

 

출처 : 주간경향

기사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33/0000043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