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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칼럼] 디지털치료제와 전자약에 의한 의약산업 패러다임 전환

KBEP 2021. 10. 25. 12:46
  •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
  • mail@pharmnews.co.kr
  •  승인 2021.10.25 06:00
  • 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교수 출처 : 팜뉴스(http://www.pharmnews.com)
    COVID-19 팬데믹 상황은 감염 보건의 문제를 넘어서 정신 보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일상적 대면의 제약과 사회적 활동의 위축으로 정서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코로나블루(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에 WHO는 회원국들에게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에 원격 의료 서비스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촉진함으로써 정신 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을 위한 서비스(MHPSS)를 개발하고 강화할 것을 권고하였다. 예측이 어려워지는 미래 보건 환경에서 발생되는 정신 건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디지털기술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특별히, COVID-19 팬데믹과 같은 제재(lockdown) 상황에서는 비대면으로 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WHO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여 130 국가들 중 90개 국(70%)이 MHPSS를 위하여 원격의료(telemedicine)나 원격치료(teletherapy)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불안과 우울, 물질 남용과 같은 정신 건강 장애의 개선과 치료에 효과적이었고 희망적인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AI와 빅 데이터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은 팬데믹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나타나는 정신 건강 문제의 영향과 규모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SMS 문자 메시지와 소셜 미디어 데이터에 디지털 학습 모델을 적용함으로써 팬데믹과 관련하여 정신 건강의 증상과 연관된 언어 사용이 증가했음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간접방식의 디지털 모니터링만으로도 사회적 변화와 함께 공중 보건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면 직접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UK Household Longitudinal Study”와 같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개인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팬데믹의 일시적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자료 수집의 윤리 문제와 같은 부작용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정신의학과 명예 연구원인 Becky Inkster의 권고를 깊이 새겨야한다.

기술, AI, 빅 데이터가 정신 건강과 웰빙을 지원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쉬울 수 있으나, 21세기의 '생각 이해(mind reading)'에는 새로운 도전과 함께 책임도 동반된다. 사회적 조율을 거친 윤리적이며 인간 중심적인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디지털 기술이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으며 미래에 발생될 문제들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개인과 공중 보건을 위하여 얼마나 다양하고 효과적인 수단들을 제공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고 적용되고 있지만 의미있고 지속가능한 데이터 과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기획자와 연구자, 실무자 등 관련 종사자들이 명심할 것은 이 모두가 개인과 사회의 동의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국 복지 제도의 기틀을 마련한 William Beveridg의 말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가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주는 의미있는 메시지이다.

“세계 역사의 혁명적 순간은 패칭이 아닌 개혁을 위한 시간이다(“A revolutionary moment in the world's history is a time for revolutions, not for patching).”

디지털 헬스가 환영받는 또 다른 이유는 건강 유지 비용의 절감이다. 신규 의료 기술의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옴에 따라 기술 발전 비용은 의료비 지출 증가의 가장 중요한 동인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보건기술 또는 치료제는 기존 수단에 비해 훨씬 높은 비용을 요구해 왔다. 예를 들어 암치료에 있어서 기존 화학항암제에서 그 유효성이 월등해진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 발전되면서 약제의 비용은 약제에 따라 수십배 또는 수백 배로 증가하였다.

비용 효율적인 면을 평가하여 예상되는 건강 향상 정도에 대해 추가 투자 가치를 인정하지만 의료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왔고 타 비용에 비해 증가 폭이 가파르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는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 기술에는 대개 장치나 약품보다 훨씬 저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알고리즘이 장착되어 있다. 이 기술들은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보다  비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의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고, 접근이 어렵고 값비싼 의료 전문 공간과 시간, 전문 서비스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잘 설계되고 검증된 디지털 기술은 궁극적으로 리소스와 작업의 복잡성을 개선하여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상상할 수 없는 광범위한 접근성과 동시성을 제공할 수 있다. 자동화와 단순화가 가능하고 동일한 수준 또는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다.

같은 주제에 대해 대부분의 의사보다 더 빠르거나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알고리즘은 신뢰를 높일 뿐만 아니라 해당 서비스의 가격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장치나 약품보다 훨씬 저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 중재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알고리즘들이 개발되고 있어서 제한된 범위 내에선 치료부분의 혁신도 기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지출의 증가 가능성이 제기된다.

쉬운 접근성으로 디지털 의료 서비스 사용자의 수가 대폭 증가하여 비용을 발생시키면 총 의료비용은 증가할 것이라는 역설이다. 미충족 수요를 해소함으로써 새로운 의료적 이용이 증가하고, 이러한 이용의 확대는 순 지출의 증가로 이어진다. 모든 의료 서비스가 확장에 똑같이 민감하지 않다.

불평등한 접근성과 정보 이해도에 따른 현실적 손실도 무시할 수 없다. 현실에서 환자가 언제 병원에 방문하고 입원해야 하는지, 어떤 유형의 검사가 필요한지, 최적의 치료 방안이 무엇인지, 언제, 얼마나 자주 모니터링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에 어느 누구도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답할 수 없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이에 대한 최적의 솔류션을 내어 놓을 수 있어서 불필요한 비용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적시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는 삶의 질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참여율을 증가시킬 수 있어서 그 사회·경제적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디지털 헬스가 소득 불균형과 지역적 불균형, 시간적 불균형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불평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편리함은 수용 속도를 높여갈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에도 많은 단점과 지뢰가 깔려있다.

개인 정보의 보호와 윤리, 전문성의 범위, 과학적 근거 기반의 적용 범위, 이해관계의 조정, 비용 부담과 의료보험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COVID-19 팬데믹 상황은 우리를 디지털 헬스 케어 세상으로 빠르게 밀어 넣고 있다.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


출처 : 팜뉴스(http://www.pharmnews.com)

기사원문 :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8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