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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자화합물로 바이오 신약의 한계 극복…역발상으로 혁신신약 만든다"

KBEP 2021. 5. 18. 12:29

기사입력시간 21.05.17 14:42

[바이오 CEO 인터뷰] 박승범 스파크바이오파마 대표, 종양미세환경 조절·면역항암제 치료효율 극대화하는 R&D 추진

 

스파크바이오파마 박승범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혁신신약(first-in-class drug)을 위해 개발된 기술들이 논문에서 그치고 상용화되지 못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 이에 직접 만든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혁신신약을 만들고자 '스파크바이오파마(SPARK Biopharma)'를 설립했다. 기존 제약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표적기반 추격자 전략(fast-follower)의 신약개발 접근방식이 아닌, 질환과 상관관계가 높은 세포내 표현형 변화(disease-relevant phenotype)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신약물질을 개발하고 이의 표적단백질 규명을 통해 신규기전을 가진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대 화학부 교수이자 국내 대표적 화학생물학 연구자인 스파크바이오파마 박승범 대표는 지난 2016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3개의 플랫폼을 활용해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혁신신약을 만드는 바이오벤처의 문을 열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박 대표와 만나 스파크바이오파마가 보유한 기술 플랫폼과 이를 활용한 R&D 파이프라인, 그리고 앞으로의 상용화·IPO, 투자유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독자적인 3가지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

박 대표가 개발한 혁신신약 발굴 플랫폼은 유기합성과 화학생물학에 기반한 원천기술로, ▲분자 다양성을 가지는 의약유사 저분자화합물 라이브러리 'pDOS (privileged-substructure-based Diversity Oriented Synthesis)', ▲세포 내 질환관련 표현형 변화를 선택적으로 탐지하는 형광 프로브 기술 '서울플로어(Seoul-Flour)', ▲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기전을 밝히기 위해 그 표적 단백질을 규명하는 기술 'FITGE' 등이다. 

박 대표는 "석사과정에서 유기물질을 합성하는 법과 천연물의 전합성을 연구한 후 미국으로 가서 박사과정 및 박사후 연수과정을 하면서 유기물질의 합성 자체 보다는 이들이 생명체 안에서 어떻게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지에 대해 연구하는 화학생물학(Chemical Biology)을 전공했다. 화학생물학은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고 조절하는 융합 학문”이라며 "서울대 화학부에 교수로 임용된 2004년부터 학자로서 신약개발, 특히 혁신신약 개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해왔다”고 소개했다.

첫 번째 개발한 신약개발 플랫폼 pDOS는 생리활성 천연물들처럼 다양성을 추구하는 의약유사 저분자 화합물라이브러리를 만드는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 설계 기술이다. 이는 다양한 중심골격을 가진 유기분자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합성법으로, 단백질, DNA/RNA 등 생체고분자와의 선택적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생리활성 물질을 발굴하는 데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생체 내에 있는 단백질의 종류는 수십만개에 이르는 다양성을 가지는데, 이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골격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양한 모양의 자물쇠(lock)를 열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골격의 열쇠(key)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pDOS는 독창적인 중심골격의 의약유사 물질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라이브러리를 구축해준다. 일반적으로 질환에 관련된 타겟에 맞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방식을 통해서 추격자(fast-follower) 전략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과 달리, 스파크바이오파마에서는 '역발상'을 통해 다양한 질환 관련 표현형 스크리닝을 통해서 독창적인 활성물질을 찾고 표적단백질을 규명하는 방식이다.

pDOS를 통해 확보된 분자다양성은 다양한 스크리닝에 적용할 수 있으나, 효과적인 약물 발굴을 위해서는 질환 관련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유전자 조작 없이 세포 내 생물학적 변화를 선택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독창적인 유기 형광프로브인 서울플로어(Seoul-Fluor)를 개발했다. 세포 또는 생명체에서 질환 관련 표현형의 변화를 모니터링해줄 수 있는 리포터가 있게 되면 새로운 약물을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세포기반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질환과 비슷한 세포 내 환경을 만들고, 세포 내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어 다양한 질환에 관한 약물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을 통해서 새로운 후보물질을 찾고 약물의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 물질의 작용기전을 알아내지 못하면 신약개발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약물의 표적 단백질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인 FITGE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pDOS, Seoul-Fluor, FITGE 등 3가지 플랫폼은 모두 서울대 화학생물학 연구실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혁신후보물질 발굴·검증 플랫폼으로, 국가우수연구성과 100선에 각각 선정돼 그 독창성과 유용성을 검증받았다”면서 “이를 통해 표현형 기반 신약개발의 효율을 높여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을 개발하고자 스파크바이오파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체계적 연구조직 바탕으로 저분자화합물 기반 R&D 파이프라인 구축”

 

사진 = 스파크바이오파마 내 연구실 일부 모습.

스파크바이오파마에는 약리학(Pharmacology), 화학(Chemistry), 단백체학(Proteomics) 팀을 중심으로 한 연구조직이 갖춰져 있으며, 박 대표와 면역학 전문가인 최영일 연구소장 등 34명의 석박사로 구성돼 있다. 또한 연구조직은 서울대 화학단백질체학 창의연구단 박사과정 20명이 화학생물학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생명현상 조절과 작용 기전, 활성물질을 도출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우수 연구진들은 스파크바이오파마의 3가지 플랫폼을 활용해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면역항암제와 비알코올성 지방간(NASH) 치료제, 중추신경질환(CNS) 치료제 등 6가지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박 대표는 "현재 상용화된 3세대 면역항암제들은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이는 20~30%의 환자에만 해당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의 차이 때문”이라며 “면역항암제가 작동하지 않는 차가운 종양(Cold tumor)은 T-세포가 들어가지 못하거나 기능 부족, 활성이 사라지는 것이 원인인데, 우리가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SBP-101)을 통해 종양미세환경을 변화시키고 차가운 종양(Cold tumor)을 면역원성을 띄는 뜨거운 종양(Hot tumor)으로 환경을 바꿔 면역항암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 SBP-101에 대한 국내 임상 1상, 내년 초 미국 1상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 같은 기전의 특수성에 따라 단독요법은 물론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히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 마켓을 넓히는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다.

SBP-102은 종양미세환경에서 항원제시능력이 떨어진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전략의 물질이며, SBP-103은 T-세포를 종양미세환경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 면역원성을 회복시켜주는 전략의 물질이다. 이들 역시 SBP-101처럼 단독요법으로 항암작용을 보일 수 있으며, 면역항암제 및 암용해바이러스(oncolytic virus) 병용을 통해 항암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어 공동임상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표= 스파크바이오파마 R&D 파이프라인

또한 NASH, 코로나19치료제 등 염증성 질환에 관련된 연구도 한창이다. 암은 물론 NASH 역시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확히 원인을 타겟해 치료하는 물질은 없는 상황.

박 대표는 "NASH 치료제 중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이는 OCA(obeticholic acid)가 현재 3상까지 갔다가 심각한 가려움증과 같은 부작용 문제로 임상이 중단된 상황이다. 우리가 개발하는 물질(SBP-302)은 단독에서 NASH로 인한 염증성 섬유화과정을 줄일 뿐만 아니라, OCA와 병용시 시너지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다양한 NASH 동물 모델에서 섬유화(Fibrosis) 감소, 염증 조절 등을 확인한 것을 기반으로, 올해 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1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파크바이오파마는 이 같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난 2018년 45억원의 시리즈A에 이어 2019년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시리즈B의 자금은 현재 추진되는 전임상 과정에 40% 정도 투입됐으며, 올해 3분기부터 시리즈C를 통해 300억~350억원의 자본을 확보해 2년간의 다양한 임상실험들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어느 정도 임상 결과가 나오면 2023년~2024년에 신속승인 등을 받은 후 기업공개(IPO)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시험 추진에 있어 벤처기업인만큼 임상계획을 정교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며, 많은 임상관련 정보를 얻기 위한 비용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대표는 "임상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임상실험 계획을 세우는 부분(Clinical Planning)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를 최소화하려면 적절한 임상 계획을 세우고 동반진단 바이오마커 연구를 병행해 2상, 3상 임상시험을 위한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 필수”라면서 “임상계획을 보다 정교하게 하고 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해 이달 중순에 임상계획 ·관리 전문가가 합류할 예정이며, 대상 환자군의 정교화(Segmentation)를 통해서 임상 성공확률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해결방안으로서 학계와의 연계를 통해서 연구효율을 높이고, 빅데이터 핸들링 인력 채용을 통해서 연구결과 분석의 효율을 높이는 것 등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타 신약개발 기업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신약개발 노하우를 배워나가는 방식으로 인력과 비용 문제 등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우리 회사 뿐 아니라 바이오산업계 전반의 과제이기도 하다. 게다가 점점 바이오벤처 및 제약 산업의 규모는 커지는데 이를 전공하는 학생 및 연구자들은 줄어들고 있어 신약개발의 어려움, 특히 인력난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산업계와 학계에 동시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으로서 산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민간 기업은 물론 정부에서 신약개발 연구인력 양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을 이어가 실질적인 교육과 연구가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파크바이오파마 박승범 대표 
연세대 화학과 학사·석사 졸업 
미국 텍사스 A&M대 화학과 박사
미국 하버드대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 Fellow)
서울대 화학과 교수

 

출처 : 메디게이트뉴스

기사원문 : http://www.medigatenews.com/news/28043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