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人生文化/침묵의 시간

Good VS Bad 스킬

by KBEP 2009. 5. 14.

 

Good VS Bad 스킬
-------------------------

ㅇ 부드럽게 말하는 완곡어법


미국의 흑인은, 노예제도로 남북의 갈등이 심화됐던 19세기에는 경멸적 이미지를 내포하는 ‘네그로’(negro)로 불리었으나, 1960년대부터 가속화된 흑인 민권운동은 이 단어를 ‘블랙’(black)으로 대체시켰다. 이후 1980년대, 제시 잭슨(Jesse Jackson) 목사에 의해 ‘아프리칸 아메리칸’(African American)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세 단어는 완곡어법(euphemism; 유피미즘)을 통한 명칭의 변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
완곡어법은 ‘듣는 사람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말을 쓰는 표현법’, 즉 같은 의미를 지녔더라도 직접적인, 또는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대신 ‘듣기 좋은 단어’로 표현하여 상대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유피니즘은 고대 그리스의 ‘유피미아’(euphemia)에서 온 것으로 “use of good words”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완곡어법은 ‘듣기 좋은 단어로 표현한다’는 의도대로 역사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온 까닭에 이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특정한 언어표현을 부드럽게 대치할 수 있는 확정적 표현으로 자리잡았다
.

의류 매장에 들렀을 때 마음에 드는 옷이 없을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사고 싶은 옷이 없네요”라고 하지 않고 “둘러보고 올게요”라고 말하는 것이나, 직장에서 동료의 부탁에 “안 돼요. 지금 바빠서 하기 곤란해요”가 아닌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이 밀려 당장은 어려운데 시간이 걸려도 괜찮겠어요?”라고 답하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완곡표현의 예는 얼마든지 있다
.

최근에는 사회적으로도 이 표현법이 확대되고 있다
.
예로 오늘날 기업들은 ‘해고’라는 표현 대신 ‘구조조정’, ‘기구축소’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낙태를 불법화하자는 ‘반낙태파’가 ‘친생명파’로 표현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보험원’이 ‘생활설계사’로, ‘청소원’이 ‘환경미화원’으로 불리는 등 직업 지칭에 있어서도 이 표현법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미국의 대학에서는 낙제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F(failed) 대신 ‘NP(not passing)라는 학점을 주는 게 보편적이라고 한다. 원래의 말이 갖는 부정적 함의(含意)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
적극성은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화자에게나 청자에게나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직접적인, 때로는 독설로도 비춰질 수 있는 화자의 언어는 청자에게 방어적 자세를 취하게 함으로써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 비록 말하는 사람이 공격하거나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도 말이다. 같은 의미를 지녔지만 조금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전혀 다르게 전달하는, 즉 우회하여 부드럽게 말하는 완곡어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ㅇ 유머가 갖는 힘


1981
,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Ronald Wilson Reagan) 대통령이 한 정신병자의 저격으로 가슴에 총격을 당했을 때의 일이다. 영부인 낸시 여사가 회복실에 들어오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여보 미안하오. 총알이 날아왔을 때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었소.

레이건 대통령은 이 총격 사건 이후 지지율이 85퍼센트로 치솟았다. 위 일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유머가 지닌 힘은 매우 크다. 화자는 우스운 행동 또는 이야기를 통해 청자에게 유머의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는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화자의 호감도를 높여 서로의 경계심을 푸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또 커뮤니케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적 매력도 증가시킨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유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우선 유머는 화두와 연관될수록 그 효과가 올라간다. 이는 유머가 화두와 연결될 경우 청자가 유머를 이해하고 웃은 뒤에 다시 화두로 돌아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고, 그런 노력의 경제성은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화자가 자기 자신을 공격 대상으로 하여 스스로를 낮추는 형태, 즉 자기폄하적 유머가 화자에 대한 호감도를 올린다. 물론 필요 이상의 자기 폄하는 신뢰도를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되지만, ‘자신을 낮출 때는 단 웃음, 높일 때는 쓴 웃음을 자아낸다’는 말을 기억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를 기분 좋게 함과 동시에 겸손한 스스로의 이미지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

이 밖에 필요 이상의 수식어를 붙이지 말고 간단하게 말하는 것이 그 효과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고, 타인의 외모나 신체적 결점, 혹은 실수를 소재로 삼아 듣는 이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말을 지양하는 것이 때로 발생하는 유머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

그럼 유머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유머가 지닌 힘을 알고는 있지만, 스스로는 그런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예가 많다. 그렇지만 한국커뮤니케이션협회 정경진 회장은 “유머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임을 지적한 바 있다
.

우선 줄곧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
청자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자체가 화자 스스로의 마음에 여유가 충분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유머를 발휘함에 있어 공감대 형성은 중요한 조건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만큼 다양한 관심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비롯,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역 발상과 연상하는 습관, 비교와 비유에의 익숙함, 꾸준한 실험과 시행 및 평가, 그리고 예의와 자연스러움을 갖추는 노력도 유머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기 위한 훈련에 속한다
.

아기들은 아장아장 걷다가 넘어지면 부모의 반응을 본다고 한다. 그들은 부모가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면 울기 시작하고, 부모가 웃으면 넘어진 것이 해롭지 않다고 생각해 울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 언어를 체득하지 못한 아기들과도 웃음으로는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

ㅇ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부르는 폐해


감정은 두 얼굴이다.
열정, 자부심, 따뜻함같이 좋은 관계를 더욱 윤택하고 만족스럽게 이끌어주는 감정이 있는가 하면 질투, 실망, 분노 등 관계에 금이 가게 하는 감정 또한 존재한다. 전자는 유지 혹은 발전시키면 되는 커뮤니케이션의 훌륭한 도구지만, 문제는 후자다. 상대에게 받은 상처 혹은 서운함이 깊어지면 때로는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기도 한다. 나쁜 감정을 잘 조절하고, 또 희석시키는 것이 갖기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능력 중 하나인 건 그 때문이다
.

감정은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발생하는 악한 감정들도 인간이기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을 표현하지 않으면 소통의 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깔린다. 표현되지 않은 감정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표정, 목소리, 제스처 등의 보여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쁜 감정을 가진 이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분위기나 어색한 거리감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말이다. 《감정 커뮤니케이션》의 저자인 고려대 언론학부 김광수 교수는 “포유동물들이 감정을 느끼는 뇌인 ‘번연계의 뇌’는 서로 교감하기에 인간은 타인의 감정을 무의식중에 알아차린다”며,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보면 더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같은 공간에 있는 타인의 감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감정은, 한 개체와 다른 개체를 잇는 ‘보이지 않는 끈’이라고 볼 수 있다
.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경청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데는 상대방에 대한 열린 마음과 정직한 호기심이 필요한 법인데, 나쁜 감정을 가진 화자 앞에서는 마음을 모두 열지도 못하고 호기심을 부르는 ‘호감’이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감정이 표현되지 않고 억눌려 있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스로를 표현하지 못하는지 의구심을 느끼는 것에 자유로운 이는 많지 않다. 게다가 커뮤니케이터로서 청자의 감정을 느끼고 그에 대응해 변화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놓쳐버린다
.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현재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문제에 관해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이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에 자기 자신을 탓할 이유는 크기 않다. 하지만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면, 내면 속 감정에 귀를 기울여 어떤 형태로든 이를 표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

ㅇ 비어, 막말, 욕설 등


비어(卑語)의 사전적 의미는 ‘점잖지 못하고 천한 말’, ‘대상을 낮추거나 낮잡는 말’이다. 비어를 사용하는 것은 화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또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미 일상생활에서의 비어 사용은 확산돼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의 8.1퍼센트가 비어며, 성인이 업무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3.5퍼센트, 여가시간에 사용하는 단어의 12.5퍼센트가 비어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한 ‘완곡어법’처럼, 같은 의미를 지니거나 같은 사람과 사물을 지칭하더라도 전혀 다른 이미지를 발현하는 언어가 또한 비어다. ‘군인’과 그를 지칭하는 비어, ‘군바리’를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로, 비어 또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청자 또한 일상생활에서 비어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어를 ‘불쾌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이는 ‘통속적으로 쓰이는 저속한 말’을 뜻하는 속어(俗語)보다도 더 비천한 느낌을 준다. ‘대갈통’(머리), ‘아가리’(), ‘상판때기’(얼굴) 처럼 말이다
.
사실 비어의 사용빈도가 일상생활 속에서 커진 것은 컴퓨터의 보급과 PC통신이 탄생하면서부터다. PC통신이 인터넷으로 발전했던 것처럼 비어 또한 ‘막말’로 변모되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일상 속에 자리한 것이다. 최근에는 영상 미디어를 통해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일부 방송인들의 막말 사용이 늘어남과 동시에 이를 여과 없이 송출하는 방송사들의 무 통제, 심지어 일부 국회위원과 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에서조차 막말이 난무하며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오염시키고 있다. 욕설 또한 불편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원인이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욕설은 ‘자신의 정서적인 흥분을 발산하는 것’이 그 목적이기에, 상대방의 반응을 예기하지 않게 되고, 이에 따라 화자의 품위와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청자는 위축감, 불쾌함, 나아가 모욕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

이 외에도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
각 요소마다 커뮤니케이터의 성격이나 대화의 장소 및 상황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공통점은 모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수록 그 작용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말’은 곧 그 사람의 ‘행동’이자 ‘세계관’이며 ‘인격’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리더피아*

펀경영연구소(Fun Management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