Майк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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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文化/샘터

윤나라의 러시아 연해주 답사기 (3)

KBEP 2007. 7. 20. 15:05
러시아의 땅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몽골에서 말타기' 행사를 진행하며 보았던 몽골 초원과는 또 달랐다.
그토록 광대한 몽골의 대초원도 휘 둘러보면 저 멀리 높고 낮은 언덕으로
둘러쳐져 그 끝이 보이는데, 연해주 땅은 아무리 둘러봐도
하늘과 땅이 서로 맞닿아 있는 지평선뿐이었다.

특히 '콩밭'은 더 장관이었다.
동평의 김현동 대표가 답사팀을 데리고 간 '야생 콩밭'은
몽골의 넓고 넓은 초원에 익숙한 나에게조차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눈앞에 펼쳐진 게 땅이 아니라 초록 바다같다는 생각을 들게 했을 정도였다.
그 끝없는 콩밭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콩 종자를 가져와 심어놓기만 하면
비료도 농약도 필요없이 잘 자란다고 했다. 그래서 '야생 콩밭'이라고도
불리는 그 초록색 바다에 대한 놀라움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그 넓은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반도와 거의 같은 크기의 연해주 그 넓은 땅에 사는 인구는 겨우 200만을
조금 넘는다고 한다. 서울시에만 천만명인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땅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도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가 돌아본 농장 하나의 크기가 12,600hr. 자그마치 3,800만평...
아직은 사회주의 체제의 연장선에 있어서 그 땅을 개인이 소유할 수는 없지만,
1hr(3,000평)를 빌리는데 우리 돈으로 연간 1천원만 지불하면 되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49년간 '임대'해 경작할 수 있다고 한다.

고려인들의 '희망'이 여기에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집을 구입하면(주택 등 건물은 자기 소유 등기가
가능하다) 텃밭 500여평 정도가 '무상'으로 함께 주어진다. 러시아인들은
이 곳에 자신들이 먹을 감자 정도를 심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 반해,
고려인들은 그 곳에 비닐하우스 등을 만들어 최대한의 농업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연해주의 농가들 중에서 비닐하우스가
보이는 집은 거의 100% '고려인의 집'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텃밭 농사를 잘 짓다 보면
러시아인보다 몇 배의 수익이 생겨나고 당연히 많은 일손이
필요한데, 이 때 고용되는 일손은 대부분 러시아인이라고 한다.
고려인들이 농업에서 '슬라브인'을 리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잠깐이나마 '주객이 전도됐다'는 말이 스쳐갔다.
그러면서 이 땅이 과연 진정한 주인을 맞이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 연해주 답사 기간 동안
고도원님께서 매일 밤 아침지기들과의 '정리 시간'마다 던지신 말씀들을
메모해 놓았던 것을 한국에 돌아와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누구보다
깊이 연해주의 현실을 둘러보며 여느 답사 여행때보다 유독
말보다 생각이 많으셨던 고도원님의 말씀을
정리해 놓은 것을 다시 보니, 그 뜻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 메모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고도원님께 허락을 구하고 간략하게 정리해 아래에 올려본다.)

[6월22일 (답사 이틀째 밤)]

정말 잘 왔다. 어떤 면에서는 조금 늦었다.
연해주는 우리가 앞으로 가는 길에 길목이 될 것이다
- 역사의 문제, 민족의 문제, 식량의 문제, 네트워크의 길목.
연해주의 광대한 땅덩어리, 고려인의 문제는 국가도,
NGO단체도 풀 수 없는 미묘함이 있다.
- 아침편지같은 곳에서 조용히 스며들어 가면서
마음의 영토를 넓혀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본격적인 변화의 시작점 같다.
역사가 돌고돌아 고려인 재정착이 시작되면서 우리의 먹거리,
좋고 믿을 만한 음식의 농장과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
- 그런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장을 볼 수 있는 중요한 답사다.
우리의 관심이 안으로만 돌아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 눈을 밖으로 돌려야 한다, 그리고 살펴봐야 한다.
- 그게 비전이고 꿈너머꿈이다.

[6월23일 (답사 셋째날 밤)]

이곳은 거의 자연의 땅이다.
- 먼저 관심을 갖는 사람이 주인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의 땅, 깨끗한 땅, 비옥한 땅, 매우 싼땅, 자연그대로의 땅,
무한대의 땅 - 그 무한대의 가능성이 이곳에 있다.
농장 하나가 김해평야같은 넓이다.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몽골 등 다른 곳은 이미 일본, 중국, 독일이 광업권 등
모든 큰 인프라를 선점하고 있지만, 이 곳 연해주는 오로지
한국 사람만이 역사적인 아픔과 더불어 이 연해주 땅을 품고 있다.
- 우리에게 절대절호의 기회의 땅이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49년 임대가 가능하고 그 안에 짓는 건물은
자기 소유가 가능하다.
이 곳만 하더라도 농가와 건물 가격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 당연하다. 부동산의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관심은 빠를수록 좋다.
- 아침편지 가족 중에 "나라도 가서 투자해보고 싶네.
  고려인과 함께 큰 농장하고 싶네"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동북아 평화연대와 함께 하며 교육하고 농산물을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내면, 고려인에게, 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 그 중에 하나가 '콩'이다.

[6일24일 (답사 넷째날 밤)]

미래의 음식 재료는 무공해여야 한다.
- 최고의 경쟁력도 무공해다.
러시아의 비옥한 땅에서 비료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 이곳은 순 자연의 무공해 그 자체다.
제대로 된 우리콩이 심겨지고, 연변 최고의 전문가가 자연농법으로 실험하며,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식량이 무기이다. 미래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 민족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오늘 콩밭을 직접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 보지 않았는가. 지평선을 이루는 콩밭을...
100% 무농약 무공해 '반 야생콩밭'
- '콩'이 연해주를 살리는 길이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나의 개인적인 관심과 건강을 위해 콩을 찾아 많이 다녔다.
- 한국인의 기본 식품인 두부, 된장, 청국장 등 항상 문제는 늘 '콩' 이었다.
- 좀 팔린다 싶으면 중국콩으로 대체한다.
- 국산콩은 상품은 좋지만, 단가가 너무 높다.
이곳 러시아 연해주에서 대안을 찾았다.
- 연해주가 최고의 콩의 보고이다.
- 이 좋은 콩을 어떻게 고스란히 한국으로 옮겨와서 아침편지 가족,
  꽃마주민,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싼 값에 먹을 수 있게 하느냐가 숙제이다.
고려인들이 차가버섯과 결합해 만든 좋은 청국장을,
제한된 수량으로나마 우선 꽃마주민에게 선보일 날이 있을 것이다.

[6월25일 (답사 다섯째날 밤)]

청국장 찾아 천리만리를 왔다.
무엇보다 제대로 만든 청국장을 발견한 것이 기쁘다.
오래전부터 아내와 더불어 '청국장'에 대한 관심이 컸다.
10여년전부터 국내 안 돌아다닌 곳이 없다.
- 청국장 박사 홍영재 박사와의 만남과 함께 다닌 얘기
문제는 늘 콩이었다.
- 한국에서 국산콩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좋은 콩 고르기가 너무 힘들었다.
▷ 집에서 청국장을 직접 만드는 고려인 '또냐의 집' 방문 후
우리 고유의 정통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 여기에 차가버섯 결합해서 만들고 있다.
여느 공장에서 만드는 것과 다른 맛과 경쟁력이 있다.
- 자기 자신과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들이다.

[6월26일 (답사 마지막 날 밤)]

러시아가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임은 틀림없다.
- 러시아와의 관계가 민족적 관심사의 중심에 있다.
- 어떻게 우리나라와 연계해서 서로 역사적 상처를 내지 않고 시너지를 낼 것인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잘 지켜봐야 한다.
경제 현실의 불균형은 아직 주목거리다.
- 러시아인 하루 인건비가 150루블인데, 김치찌개 250루블, 냉면이 400루블...
- 우리로서 상상할 수 없는 불균형이 지금의 현실이다.
무섭게 발전하고 있지만 노동의 질에서는 요원하다.
- 우리 같으면 한 달이면 될 공사를 3개월이 되어도 절반 수준이다.
지금은 그럭저럭 굴러가지만, 대전환점이 반드시 다시 온다.
오늘 류재관대표가 우연하게 외화벌이 나온 '북조선' 사람들을 만났다.
- 하루 일당을 150루블 받는 러시아인들과 달리 그 북한 동포들은
  1,000루블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 게으른 러시아인들의 빈 자리를 빠르고, 열심히 하고, 손끝이 야무진
  북한 동포들이 채우고 있다.
- 여기에 또 하나의 길이 있다.
장차 통일 후 북한 동포들이 나와도 먹을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땅이
바로 이 연해주이다. 협력의 자리, 매끄럽게, 부드럽게 갈 수 있도록
누군가 눈길을 보내고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연해주는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직접 봐야 보이고,
보아야 길을 찾을 수 있다.


고도원님의 메모 내용을 다시금 읽어내려가면서
아직은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땅, 그러나 너무도 비옥하고
깨끗한 땅,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천연의 땅,
그 러시아 연해주의 땅들이 어쩌면 자신들에게 존재의 목적을
알게 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되었다.

자신들을 쓸모있는 땅으로 변화시켜 줄
진정한 마음의 주인을 말이다.

- 글,사진/ 아침지기 윤나라 실장


지평선 끝까지 콩이 심긴 콩밭.
아무 풀이나 마구 자라는 야생 초원처럼 보이지만 사실 콩밭이다.



건강한 콩잎.
벌레 먹은 이파리조차 건강해 보인다.



콩밭매기.
끝없이 펼쳐진 콩밭에서 답사팀이 잡초를 뽑아주고 있다.



'초록 바다' 콩밭을 배경삼아 기념촬영.
가장 오른쪽(녹색 티셔츠)은 아시노브까 센터의 자원봉사자 구태희님.



순얏센 센터에서 김현동 대표가
동평의 여러 활동에 대해 직접 프리젠테이션 하고 있다.




동평의 주된 활동내용.
고려인 농업 정착 지원 사업, 자연농업 교육, 연변 조선족과의 교류,
고려인 농가소득 증대 방안에 대해 늘 연구하고 있다.




구소련 시절 양계장으로 사용됐던 건물.
골조만 남은 사진은 구소련 붕괴후 먹고 살 일이 막막해진 주민들의
용돈벌이 수단으로 뜯겨져 나가 폐허로 변해버린 건물이다.



우스리스크 시내에 위치한 농산물 도매시장의 모습.



농산물 도매시장 건물에 적혀있는 간판.
몇년전만 해도 중국인들이 상권을 잡고 있었으나
현재는 조선족과 고려인들이 큰 상권을 많이 잡고 있다고 한다.



"'신라면'도 보이네."
한 도매상의 창고 안에 가득한 상품 사이로
창고 끝까지 쌓여있는 신라면이 눈에 뛴다.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소매시장의 모습.
대부분의 공산품과 과일은 중국에서 수입되어 온다.



노천 탄광.
땅 속 깊이 굴을 파지 않고 석탄을 줍듯 캐는 모습이 낯설다.
그 규모가 엄청나 마치 인공 그랜드캐년을 보는 듯하다.



쑥이 지천에 널려있는 순얏센 농장 인근 호수가.
이 곳 지자체에서 동평 김현동 대표에게 어떻게든 잘 사용해보길 권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 곳을 거닐며 구상에 잠긴다는 김대표의 모습이 진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