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시대 - 농업의 대전환은 가능한가] 1. 풍요의 배경

• 기사입력 2024.01.12 12:48
• <들어가며>
  
  기후 위기는 추상적인 말이 아니다. 이미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우리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의 뼈아픈 결과를 체험하고 있다. 2023년 여름의 기나긴 장마, 2020년의 따뜻한 겨울은 농업의 방식에 더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다만 방식의 변화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문제는 근본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그 해결도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그런 시야에서 농업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식물은 유기물과 미네랄로 구성되어 있다. 유기물은 탄소, 산소, 수소, 질소등 공기중의 물질이며 미네랄은 인산, 칼리, 황, 마그네슘, 칼슘, 철을 비롯한 땅속의 물질이다. 물과 불의 힘을 이용하여 우연히 탄생한 세포는 유기물과 미네랄을 합성하여 분열의 과정을 거쳐 미생물, 식물, 동물 등 형태를 갖춘 생물로 발전해 갔다. 

수렵 채취의 시대에 인류는 1000만 명 수준이었다. 인간은 관개와 경운, 길들이기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들판의 식물과 동물을 일정한 영역 안에서 기르는 농사를 발명하였다. 자연 상태보다 훨씬 많은 먹거리를 확보하게 된 인류는 1억 명까지 늘어났다. 1차 농업혁명이다. 

이때의 농업기술의 핵심은 선택과 이용이다. 자연 상태의 식물이나 동물 중 영양성분이 많고 농업적으로 다루기 쉬운 식물과 동물을 선택하여 재배하고 사육하며 이 속에서 자연돌연변이로 나오는 우수한 종자를 선발하여 다음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먼 곳으로부터 물을 끌어오거나 이 물을 가두어 농업에 이용하였다. 동식물의 잔해나 배설물로부터 얻은 거름을 농업에 이용하여 수확량을 늘렸다. 

오직 인간의 부지런함만이 생산량을 늘리는 동력이었다. 

18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은 이러한 1차적 방식의 농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장 위대한 발명은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는 은행과 주식회사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본의 10배 이상의 돈을 움직일 수 있는 초유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산업혁명 이전 1년에 1~2회 정도 회전하던 자본은 수십 배의 회전율을 갖게 되었다. 

자본과 과학의 결합은 무서운 힘을 발휘하였다. 인간과 자연은 이 자본의 속도에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간다. 인간은 자신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생물학의 발전은 유전자를 변형하여 인간이 원하는 제초제 내성과 같은 특정한 조건을 갖는 종자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였다. 화학의 발전은 공기 중이나 땅속에 있는 물질들을 합성하여 비료를 만들었고 제초제와 살충제, 살균제와 같은 농약을 만들었다. 비료와 농약은 농사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폭탄이나 화학무기의 원료로도 쓰인다.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같은 세계대전 수준의 국지전을 거치면서 비료와 농약 제조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50~60년대에 일어난 생물학과 화학의 결합은 녹색혁명을 가져왔다. 낮은 키의 밀과 벼가 개발되어 대량 생산되는 질소비료와 만나 멕시코,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 인구가 많고 식량이 부족한 나라들에서의 식량 생산이 2배~8배까지 늘어났다. 더러는 식량 수입국이 수출국으로 변하기도 하였다. 

늘어난 농업생산 덕에 식량문제를 바탕으로 일어나는 전쟁도 줄어들었다. 녹색혁명의 아버지라 불리는 노먼 블로그박사는 식량문제 해결을 통해 인류에게 평화를 가져왔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1970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교역의 불균형으로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발생하는 기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인류는 절대적인 식량 기근의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인다.

유재흠 / 부안우리밀영농조합 대표 출처 : 바른지역언론연대(http://www.bjynews.com)

출처 : 바른지역언론연대(http://www.bjynews.com)

기사원문 : https://www.bj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