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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 세계를 누비다] 고품질 농산물 재배 명성 자자…베트남에 첨단기술로 일으킨 ‘한류’

KBEP 2024. 1. 11. 06:46
입력 : 2024-01-09 15:19

 

[K-농업, 세계를 누비다] (3) 세계 진출 시동 K-스마트팜…베트남 하노이에 우뚝 서다 
ICT 기반 시스템 24시간 가동 
온습도 등 딸기 생육관리 도와 
‘고급’ 이미지 덕 시장서 호응커 
지자체 등서 도입 문의 줄이어 
막대한 초기비용 절감은 숙제

베트남 하노이에 진출한 한국법인 엘레팜비나의 스마트팜에서 방문객이 딸기 수확체험을 하고 있다.

 

‘식량을 원조받던 나라에서, 농업기술을 수출하는 나라로!’

한국 농업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절로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밀가루를 무상으로 들여와 배고픔을 해결했던 대한민국이 이제 농업기술을 수출하는 나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 중심엔 스마트팜이 있다. 한국 스마트팜의 세계 진출은 온실 설계·시공 기술은 물론 재배기술·영농자재·품종까지 다른 나라에 한꺼번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베트남 하노이에 세워진 한국형 스마트팜 데모 온실 현장을 찾아 ‘케이(K)-스마트팜’의 수출 경쟁력을 짚어봤다.

 

◆베트남 진출한 K-스마트팜에서 국산 딸기가 자란다=지난해 12월말 본격적인 겨울을 맞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선 국산 딸기 품종인 ‘고슬’을 어렵지 않게 사 먹을 수 있다.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도심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지어진 한국형 스마트팜이 우뚝 서 있다. 법인명 ‘엘레팜비나’가 적힌 간판 아래 입구를 지나면 눈이 절로 감길 정도로 은은한 딸기향이 코끝을 감싼다.

“기자님 환영합니다. 보통 이맘때면 초봄 날씨를 보이는데 올해는 살짝 땀이 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답니다. 국산 품종인 ‘고슬’이 베트남 땅에서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니 신기하지 않으세요?”

신연중 법인장이 반갑게 서울에서 온 기자를 맞았다. 이곳 농장은 농식품부의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지어진 것으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버팔로 컨소시엄이 수행기관으로 참여했다. 총사업비는 23억4000만원인데 이 가운데 국비가 70%를 차지한다.

노지 농사가 흔한 베트남에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형 스마트팜이 홀로 우뚝 선 모습은 생경한 느낌마저 든다. 약 1.2㏊ 면적에 연동형 비닐하우스 14동이 어깨를 맞닿으며 늘어서 있다. 농장 안에는 재배동과 육묘동 외에도 교육장·선별장·기계실·사무실이 들어섰다.

재배동과 육묘동에는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복합환경제어 시스템이 24시간 돌아간다. 개폐가 자유로운 천창과 측창, 공조기·유동팬·배기팬·쿨링포그 같은 설비는 내부 온습도를 조절하며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아페스’의 김진성 대표는 “베트남은 한류 열풍이 여전히 거세고, 한국 농자재와 농업기술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농업계 진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농산물 생육관리뿐 아니라 손익 분석까지 해주는 농장용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도입한 스마트팜을 베트남 농업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엘레팜비나의 스마트팜 전경. 약 1.2㏊ 면적에 연동형 비닐하우스 14동이 어깨를 맞닿으며 늘어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베트남 거점 삼아 동남아시장 공략 나선다=데모 온실을 준공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하노이에서 한국형 스마트팜과 그곳에서 재배한 농산물의 명성은 이미 자자하다.

2022년 처음으로 딸기를 수확했는데 한 작기를 기준으로 농장 체험객만 3000여명이 몰렸다. 입장료는 원화 가치로 2700원, 딸기는 수확량 1㎏에 1만7000원가량으로 다소 높게 책정했는데도 호응을 얻은 것이다.

최근 스마트팜에서 수확 체험을 했다는 응웬 티밍 응우옛씨(30)는 “배·멜론·사과·샤인머스캣과 같은 한국산은 고급 선물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신선한 고품질 농산물을 사시사철 생산해낼 수 있는 한국형 스마트팜 역시 베트남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레팜비나는 올해 지방자치단체·유통업계와의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 주로 선선한 기후를 자랑하는 지역의 인민위원회가 스마트팜을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고지대인 사파·목쩌우·달랏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에서 전국 유통망을 자랑하는 한 마트 관계자는 “부지를 확보한 후 고추를 대량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엘레팜비나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상태고, 스마트팜이 들어설 적합한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엘레팜비나는 베트남을 거점 삼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시장을 넓혀간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최근 쿠바 총리, 캄보디아 농림부 장관이 다녀갈 만큼 전세계적으로 한국형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면서 “베트남 다음 목표는 고지대가 많은 캄보디아,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 쉬운 말레이시아, 투자 유치가 용이한 싱가포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준비과정 철저히 해야 현지화 투입 시간·비용 줄일 수 있어=동남아 국가에서 한국형 스마트팜 수출이 활발해지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먼저 막대한 초기 비용이다. 가령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4분의 1 수준인데 많게는 수십억원 하는 스마트팜 설치 초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직면한다.

기후도 관건이다. 동남아 국가 역시 지구온난화에 시달리고 있어 냉방 전력 소모가 상당할 수 있는 데다 특히 베트남은 지역에 따라 대기오염에 따른 스모그 현상이 심해 일조량도 기대에 못 미친다.

신 법인장은 “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농사용 전기’를 따로 공급하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 전기료는 꽤 비싼 편”이라면서 “온도를 낮춰주는 공조기는 주로 밤에 돌려 전기료를 아끼는 한편 큰 일교차를 일으켜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수출 전 현지 사전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조언도 귀 기울일 만하다. 손기욱 베트남 KOPAS(해외농업기술개발) 소장 직무대행은 “스마트팜이 기술집약적 특성이 있는 만큼 사전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적응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스마트팜 프로젝트 전문가를 양성해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하노이(베트남)=이문수 기자

 

출처 : 농민신문

기사원문 :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01085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