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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병원, 한의학

세계로 뻗어가는 한의학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KBEP 2022. 8. 3. 16:16

입력 : 2022-08-03 01:00:00

 

침치료란 가늘고 긴 바늘 형태의 침을 정해진 혈자리에 놓아 질환을 치료하는 의술을 말한다. 예로부터 한국, 중국 등의 전통 의학에서 널리 쓰여왔으며 최근에는 서양의학에서도 침치료를 이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같은 침치료를 해외 영화 속 소재로 마주하게 될 때면 세계 각 지역에서 한의치료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한의사로서 반가움을 느끼게 된다. 지난 20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미니언즈2’도 그런 반가움을 느꼈던 영화 중 하나다.

 

영화에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초우 침술원에서 일하는 ‘마스터 쵸’라는 인물이 환자의 등에 침을 놓는 장면이 나온다. “조금 따끔하실 거예요”라는 대사와 함께 척추를 따라 침을 놓은 뒤 머리에 수건을 덮어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재밌게도 그녀가 침을 놓은 혈자리는 협척혈과 신수혈 부근이었는데 허리 통증이나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증상으로 인해 치료를 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혈자리는 허리 주변 기혈을 소통시켜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이완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리 통증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요통 환자의 요추 수술률은 3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기에 침치료를 받은 환자일수록 수술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극 중에는 등에 꽂은 침을 움직여 환자의 팔이 반사적으로 움직이게 하거나 사람의 목에 침을 놓아 꼼짝 못 하게 마비시키는 연출도 등장한다. 물론 이는 영화적 연출로 현실과는 다르다. 다만 침을 주요 혈자리에 놓은 상태에서 환자를 움직이게 한다는 점에서 응급침술인 동작침법(MSAT)과 유사성을 보였다.

 

동작침법이란 침을 주요 혈자리에 놓은 상태에서 한의사 주도하에 환자를 능동·수동적으로 운동시키는 치료법으로 심한 통증으로 거동조차 힘든 환자에게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동작침법이 진통제보다 5배 이상의 통증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같은 결과는 통증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PAIN’에 소개된 바 있다.

 

침치료는 이 외에도 뇌졸중, 불면증 등의 질환에 활용되며 이에 대한 치료 효과 또한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처럼 침치료는 오랜 역사 속 풍부한 임상 경험에 과학적 근거까지 뒷받침되면서 세계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 접두사 ‘K’의 홍수 속에서 한의학에도 ‘K-메디’ 열풍이 불고 있다. 한의학이 또 하나의 한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한의사로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연구와 임상을 통해 침치료뿐만 아니라 추나요법, 한약 처방과 같은 다양한 한의치료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스포츠월드>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출처 : 스포츠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