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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바이오 랩허브' 창업메카로 발돋움하려면

KBEP 2021. 5. 25. 18:45
  • 입력 : 2021.05.24 04:01:04
  • 바이오벤처 창업은 타 분야의 아이디어 창업과 달리 초기비용이 많이 든다. 박사학위를 받고 수년 동안 연구실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창업의 '시드(seed)'를 얻는다. 창업 후에도 입주공간을 찾아 실험실을 세팅하고 연구원을 채용한다. 각종 인허가를 받는 데 최소 6개월의 시간과 10억원 이상의 초기 창업자금이 소요된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신약 개발은 평균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제품개발 성공률은 0.02%에 불과하다.
  •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랩센트럴(LabCentral)'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탄생했다. 랩센트럴은 지방자치단체인 매사추세츠 주정부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는 비영리기관이다.

    민간 액셀러레이터와는 달리 지분을 요구하지 않고, 과학적 우수성을 가진 스타트업을 경쟁적 방식으로 선발한다. 이미 750만달러 이상 투자를 받았거나, 과거 12개월 동안 매출이 300만달러 이상인 기업은 선발 대상에서 제외한다. 철저히 창업 초기 기업의 조기 성장을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랩센트럴은 창업 초기에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창업 아이템을 성공시키도록 도와줘 업계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랩센트럴의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은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첨단 시설과 장비를 제공하며 기업 공통 업무는 모두 랩센트럴이 패키지로 서비스한다. 둘째, 최장 3년 내에 기술의 사업성 검증을 완료한다. 셋째, 기업 성장에 필요한 투자사, 변호사, 파트너, 멘토 등을 연결해준다. 넷째, 연구중심지에 있어 인근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다국적 제약기업, 벤처캐피털, 연구소로부터 최첨단 기술동향을 파악하고 이들과 다양한 형태의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다.


  • 우리 정부도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기술경쟁력과 사업성, 시장성을 갖춘 바이오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K바이오 랩허브를 지역 공모방식으로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규모가 3000억원 이상이다 보니 대전, 충북, 경기, 인천, 포항 등 지자체가 랩허브 유치를 위해 각 지역의 강점을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국가 바이오 창업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사항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첫째, K바이오 랩허브는 대학, 연구소, 기업의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바이오벤처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에 구축돼야 한다. 여러 지자체가 바이오 산업을 지역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유사한 바이오클러스터를 경쟁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해외의 선진 바이오클러스터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을 살려 바이오클러스터를 차별화하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대한민국이 하나의 큰 바이오클러스터처럼 작동하게 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특성을 반영한 독창적이고 전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는 형태로 구축돼야 할 것이다.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다시 말해, 강남의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외국의 문화나 제도를 도입할 때 그곳의 생태계 특성인 환경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 랩센트럴 고유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고유한 특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K바이오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뛰어난 기술과 대응력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미래 글로벌 바이오 산업 리더를 길러내는 산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출처 : 매일경제

기사원문 : https://www.mk.co.kr/news/it/view/2021/05/496129/